‘둘리부터 함석헌까지’ 도봉구의 변신은 무죄!

시민기자 김영옥

Visit1,138 Date2015.08.06 14:59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김수영문학관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김수영문학관

문화적인 인프라가 적었던 자치구가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던 역사문화적인 장소들을 재조명해 그곳의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특히 도봉구는 문화역사 인프라를 발굴하는 사업에 힘쓰고 있는데, 최근 그 결실들을 맺고 있다.

도봉산 등산로 입구에 서 있던 시인 김수영의 시비에서 단초를 얻어 그의 삶을 살피고 도봉지역과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작업을 진행한 도봉구는 지난 2013년 도봉구 방학동에 전관 4층의 김수영문학관(관련기사☞ 도봉에 `풀`처럼 살아난 시인 김수영)을 건립한 바 있다. 김수영문학관에서는 현재 수시로 강연회와 시낭송대회 등 각종 문학 특강이 열리고,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김수영청소년문학상도 제정돼 공모가 진행 중이다.

7월 개관한 둘리뮤지엄과 기적의 도서관

도봉구의 노력으로 일군 문화시설들이 7월부터 속속 주민들에게 문을 열고 있다. 7월 24일 개관한 둘리뮤지엄을 첫 출발로, 30일 기적의 도서관까지 모두 도봉동에 개관했다.

둘리만화 캐릭터들이 문 앞에서 맞아주고 있는 둘리뮤지엄 전경

둘리만화 캐릭터들이 문 앞에서 맞아주고 있는 둘리뮤지엄 전경

둘리뮤지엄(도봉구 시루봉로1길 6, 쌍문동)은 수년전 인기를 끌었던 만화영화 아기공룡둘리의 탄생지역이 쌍문동 우이천변인 것에 착안해 건립했다. 실제로 쌍문동에 살았던 작가 김수정씨는 이곳을 배경으로 만화 아기공룡둘리를 탄생시켰다.

둘리뮤지엄 내부에는 다양한 둘리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둘리뮤지엄 내부에는 다양한 둘리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간 도봉구는 쌍문동 2-2를 주소로 둘리의 명예가족관계기록부를 발행한 바 있다. 둘리 캐릭터 그리기 공모 행사를 진행하는가 하면 김수정 작가와 둘리 이미지 무상사용에 관한 협약도 체결했다. 또한 둘리뮤지엄이 위치한 쌍문근린공원을 둘리근린공원으로 변경하고 공원 주변 산책로에 둘리조형물도 설치했다. 둘리가 발견된 장소인 우이천 옹벽에는 둘리 벽화가 총 380m 규모로 조성 중이다. 만화 벽화로는 국내 최장 거리다. 지난 6월 초, 김수정작가는 1단계(60m, 6컷)로 둘리탄생 과정을 다룬 벽화를 우이천변 담벼락에 그려 넣었다.

김수정 작가가 도봉천 옹벽에 둘리 탄생과정을 그리고 있다

김수정 작가가 도봉천 옹벽에 둘리 탄생과정을 그리고 있다

둘리뮤지엄(www.doolymuseum.or.kr)은 만화 캐릭터를 주제로 한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뮤지엄동(전시관)과 도서관동(어린이만화도서관)으로 이뤄져 있다. 뮤지엄동 지하 2층엔 주차장, 상영관, 전시관이 있고 지상 1층부터 3층까지 다양한 전시 체험관, 전시 홀, 작가의 방, 어린이 실내 놀이터가 있다. 각종 전시체험관은 관람객들이 둘리의 성장 스토리를 접하며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져 있다. 지상 1, 2층으로 이뤄진 도서관동은 아동열람실과 동화구연방 등이 있다.

서울에는 처음으로 개관한 도봉구 기적의 도서관

서울에는 처음으로 개관한 도봉구 기적의 도서관

7월 30일에 개관한 기적의 도서관(도봉구 마들로 797, 도봉동/ www.miraclelib.dobong.kr)은 3살 이하 아기들도 자유로이 입장해 책을 접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서울에서 첫 번째, 전국적으로는 열두 번째다. 지상 1층은 어린이열람실, 전시공간, 책 읽는 뜰, 책 읽어주는 방이 있고 2층엔 성인열람실, 다목적실, 강의실 등이 갖춰져 있다. 대단위 아파트를 배후로 두고 있어 주민들이 이용하기 좋고 중랑천과 산책로, 누원어린이공원과도 맞닿아 있어 산책과 사색을 겸할 수 있다. 전 층에 온돌바닥을 설치해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어도 되고, 화장실부터 책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설이 어린이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졌다. 기적의 도서관은 2003년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공중파방송 프로그램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에 들어온 후원금으로 어린이도서관을 건립하면서 시작됐다.

9월 개관 앞둔 함석헌기념관과 간송 전형필가옥

함석헌 선생의 고택(좌), 안방 내부(우)

함석헌 선생의 고택(좌), 안방 내부(우)

씨알의 소리를 창간한 우리나라의 대표 인권운동가이자 시인, 교육자, 언론인, 사상가, 역사가인 함석헌선생의 옛집이 오는 9월 3일 그를 기리는 기념관으로 개관한다. 함석헌기념관(도봉구 도봉로123길 33-6, 쌍문동)은 1989년에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7년간 살았던 집을 유족으로부터 매입해 리모델링했다. 그가 생활했던 1층은 전시실, 영상실, 안방 재현공간으로 구성되어 그를 기릴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은 주민들이 소규모 모임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독서공간인 도서열람실, 숙박체험이 가능한 게스트 룸으로 구성돼 있다. 건물 밖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유리온실과 앞뜰이 만들어졌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돼 건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만큼 주민들에게 많은 공간을 되돌려 준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간송 전형필 가옥

간송 전형필 가옥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 간송 전형필의 가옥(도봉구 시루봉로 149-18, 방학동)이 오는 9월 10일 개방된다. 상속받은 막대한 재산을 어떻게 하면 뜻 깊은 일에 사용할까를 고민한 간송 전형필. 조선과 일본 곳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밀반출될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들을 사들인 그가 있었기에 김홍도, 신윤복의 그림과 고려시대 석등, 훈민정음해례본 등이 우리 곁에 남을 수 있었다. 문화로 나라를 지킨 그의 방학동 가옥은 100년 이상 된 전통한옥으로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제521호)로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성북동 북단장 건물이 소실되고 종로4가 본가 건물이 재개발로 사라진 지금, 방학동 전형필가옥은 그가 거주했던 자취가 남은 유일한 건물로 역사적 보존 가치가 높다. 본채와 부속건물, 주변 담장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 보수했고 가옥 주변은 정비를 통해 공원화할 계획이다.

전형필가옥 내부 모습

전형필가옥 내부 모습

도봉구는 둘리뮤지엄, 기적의 도서관, 함석헌기념관, 간송 전형필 가옥 등 오랫동안 준비해 온 역사문화시설들을 7월부터 속속 개관함에 따라 2013년 문을 연 김수영문학관 등을 포함한 역사문화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근 원당샘공원, 방학동 은행나무와 연산군묘, 정의공주 묘역 등 지역 곳곳에 있는 역사문화적인 명소들과 묶어 ‘역사문화관광벨트화’ 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중이다.  또한 향후 창동에 2만석 규모의 아레나공연장과 대형 컨테이너 박스 50개를 활용한 드림박스, 사진박물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