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미있는 서울지하철 역명

시민기자 한우진

Visit2,282 Date2015.07.30 17:00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41) 300개 넘는 지하철 역명들, 이름 속에 개성 있다

지하철역은 지하철 이용의 시작과 끝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모든 지하철역은 이를 중심으로 하는 역세권을 형성하며, 하나의 경제 생활 단위를 이룬다는 점에서 시민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이런 이유로 지하철역 이름도 매우 중요하다.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지하철 내에는 9개의 노선과 300여개의 역들이 있으며, 타 기관에서 운영하는 전철역까지 포함하면 360개(환승역으로 중복되는 경우도 포함)가 넘는다. 이렇게 많은 역들은 저마다 고유의 이름을 갖고 있고, 각자의 개성도 지니고 있다. 이번 호는 서울지하철의 역명에 유래와 종류에 대해 알아보자.

구청이름을 지하철 역명으로 가진 곳은 많지 않아

구청이름을 역명으로 갖는 행운을 누린 `양천구청`역

구청이름을 역명으로 갖는 행운을 누린 `양천구청`역

서울시에는 25개 자치구가 있는데, 모든 구청들이 해당 구청 이름을 역명으로 갖는 행운을 누리지는 못했다. 서울지하철에서 구청이름으로 된 역명 현황은 아래와 같다. 지하철 역명은 우리가 많이 쓰는 ‘본역명’과 괄호로 표기하는 ‘부역명’으로 나뉜다.  표를 통해 해당 구청과 인접한 지하철역명을 살펴보자.

구청이름을 역명으로 가진 자치구 현황

25개 자치구와 인접 지하철 역명 현황

강서구청처럼 해당 구청 청사에 뚜렷하게 가까운 역이 없거나, 가까운 역이 있긴 하지만 무게감이 큰 다른 시설물들이 많은 종로구청의 경우는 해당 구청명을 지하철역명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노원구청은 지하철역에 인접하긴 하나, 어차피 역명이 해당 구의 이름인 ‘노원’을 사용하고 있어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기도 한다.  

새로운 역명의 탄생: 신(新)자가 붙은 역명

최근 신(新)자가 붙은 역명이 많아지는 데엔 이유가 있다

최근 신(新)자가 붙은 역명이 많아지는 데엔 이유가 있다

최근 서울지하철에서는 ‘새로울 신’(新)자가 붙은 역명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존 역에서 멀지 않으면서, 기존 역명의 좋은 이미지를 계승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신(新)자가 들어간 역명 표

신(新)자가 들어간 역명 표

특히 반포는 하나의 이름으로 3개의 역명을 만드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와는 약간 다르지만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삼성중앙역의 사례도 있다. 단순히 새로운 삼성역이 아니라, 삼성동의 중심부임을 강조한 역명이다.

한편, 2호선 신도림역은 도림역이 없었는데도 新자가 붙은 사례다. 대신 나중에 2호선 도림천역이 만들어졌다. 또한 1호선 신이문역은 이문역 때문에 新자가 붙었는데, 당시 이문역은 전철역이 아닌 철도역이었다.

역명 끝에 동(洞)을 붙인 곳의 사연은

역명 끝에 동이 붙은 지하철역은 일단 동 이름이 한 글자인 경우이다. 1, 4호선 창동역, 5호선 길동역, 5호선 목동역 등이 그 예인데, 한 글자 역명은 부자연스럽다보니 동(洞)자를 붙여 두 글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서울지하철에는 한 글자 역명은 전혀 없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신설동역이 신설역으로 정해지지 않은 이유도 흥미롭다

신설동역이 신설역으로 정해지지 않은 이유도 흥미롭다

이밖에 1, 2호선 신설동역은 신설(新設)이라는 보통명사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1호선 오류동역과 분당선 개포동역은 같은 이름의 일반철도역과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5호선 둔촌동역이나 상일동역처럼 왜 洞자를 붙였는지 지금에 와서는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역들도 있다.

새로운 역명을 만드는 방법과 부분집합이 되는 역명

만일 어떤 역이 두 동네의 경계선에 자리 잡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에 쓰던 방식은 동네 이름의 한 글자씩을 떼어서 새로운 지명을 만드는 것이다. 석관동과 월계동에서 한 글자씩을 떼어 1, 6호선 석계역이 만들어졌다. 2호선 신답역은 신설동과 답십리에서 한글자씩을 떼었고, 2호선 용답역의 유래인 용답동도 용두동과 답십리에서 조합한 지명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막상 이런 중립적인 역명을 만들고 났더니 한쪽 지명의 역명이 또다시 생겨난 것이다. 석계역이 생기고 나서 1호선 월계역이 추가로 신설되었다. 결국 월계역 이름은 석계역 이름의 부분집합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용답역 이후에 2호선 용두역도 신설되었다. 이와는 사정이 좀 다르지만 2호선 선릉역과 9호선 선정릉역도 있다. 둘다 인접한 왕릉인 선정릉(선릉+정릉)에서 이름을 딴 것인데, 9호선역은 선정릉을 다 쓰고, 2호선 역은 선릉만 쓰고 있다. 선릉역이 선정릉역 역명의 부분집합인 셈이다.

지하철 역 이름이 가장 긴 곳은?

일반적으로 서울지하철 역명 끝에는 동(洞)을 붙이지 않지만, 몇몇 역들이 `동`자를 붙이고 있어서 흥미를 자아낸다.

일반적으로 서울지하철 역명 끝에는 동(洞)을 붙이지 않지만, 몇몇 역들이 `동`자를 붙이고 있어서 흥미를 자아낸다.

앞서서 한 글자 역명은 없다고 했는데, 그럼 서울지하철에서 가장 긴 역명은 무엇일까? 본역명만 따진다면 2, 4,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이 9글자로 가장 긴 이름을 자랑한다. 그 다음으로 긴 역명은 8글자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다.

역명만 같고 지역은 다른 ‘동명이역’

이름만 같고 지역은 다른 역도 있다. 5호선 양평역과 경의중앙선 양평역은 둘다 전철역이지만 서울시 영등포구와 경기도 양평군이라는 먼 곳에 떨어져 있다. 다행히 이렇게 멀다보니 혼동이 심하지는 않아서 각자의 역명을 그대로 쓰고 있다.

또한 동명이역으로는 2호선 신촌역과 경의선 신촌역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각각 마포구와 서대문구로 주소는 다르지만 걸어서 1km 정도로 가까운데다 둘다 같은 대학가를 끼고 있어서 혼동이 조금 심한 편이다. 보통 신촌기차역으로 부르면서 구분하는데, 경의선 신촌역에는 낮 시간에 열차가 1시간에 한 대꼴로 뜸하게 다니는 관계로 존재감이 적어서 이를 통해 구분하고 있다.

순우리말 역명을 따져봤더니

서울지하철에는 몇몇 순우리말 역들이 있는데, 이를 따져보면 기존 역명과 비슷해진다는 게 흥미롭다. 예를 들어 6호선 새절역은 말뜻 그대로 ‘새로운 절’이라는 뜻이다. 이는 역이 위치한 은평구 신사동(新寺洞)에서 유래된 것인데, 문제는 3호선에 이미 신사역이 있었다는 것이다. 강남구 신사동도 한자를 똑같이 쓴다. 그래서 3호선은 한자로, 6호선은 순우리말로 역명을 구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6호선 돌곶이역도 지명인 석관동(石串洞)에서 온 것이다. 결국 앞서서 소개한 석계역은 역명의 유래가 되었던 월계와 석관 모두 따로 역이 존재하는 셈이다.

사거리와 네거리 사이에서

보통 교차로를 삼거리, 사거리처럼 숫자에 거리를 붙여 부른다. 이러한 교차로 이름에서 딴 역명도 서울에 3개가 있는데 4호선 미아사거리, 2호선 신정네거리,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이 그것이다.

특히 미아사거리는 예전에 고가도로가 있던 시절에만 해도 미아삼거리로 흔히 불렸던 관계로 역명도 미아삼거리역이었지만,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주변도로가 확장되는 등 사거리의 모습을 뚜렷하게 갖게 되자, 교차로 이름도 바뀌고 역명도 바뀌었다. 특히 같은 4갈래 교차로이면서 미아사거리와 신정네거리로 다르게 부르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마곡지구에 생기는 역들의 이름

마지막으로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로 불리는 마곡지구에 들어서는 지하철 역명을 알아보자. 일단 5호선 마곡역은 마곡지구 남단에 위치해 있다. 건설은 1996년 개통당시에 완료되었으나, 개발이 미뤄져 수요가 없다보니 본격적인 사용은 2008년부터 시작했다. 그 후, 마곡지구 중심부에는 9호선 마곡나루역이 설치되었다. 이 역 역시 먼저 지어놓고 5년 후인 2014년부터 시작했다.

또, 마곡지구에는 공항철도 마곡역도 존재한다.  공항철도 역시 마곡지구를 사선으로 관통하며 중심부에 역이 설치될 예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것은 흔히 공항철도 마곡역이라고 불리는 이 역은 5호선 마곡역이 아닌 9호선 마곡나루역과 환승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공사중의 역명과 확정 역명이 다르다보니 발생하는 오해이다.

공항철도 마곡역이 개통되면 그 역명은 9호선을 따라 마곡나루역이 될 수 있다. 아니면 경의선 전철 수색역 개통 당시 주변 역들의 역명을 종합 조정한 것처럼(성산, 월드컵경기장, 디지털미디어시티 등), 마곡지구내 전철역 역명이 한꺼번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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