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고쳐주고 일자리까지 늘리는 곳
발행일 2015.07.24. 16:40
일반 기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기업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사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역을 살리고, 이웃을 돌아봅니다. 바로,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사회적경제기업입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선정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기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민기자가 직접 찾아가 가까이서 보고 들은 그들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
사회적경제 우수기업탐방(16) 아름다운 건축으로 더불어 사는 마을 만들기 ‘나눔하우징’
나눔하우징은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서비스와 그들이 자활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0년에 설립됐다. 노후화 된 주택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사업과 친환경적인 실내 건축사업, 실내조경과 원예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택을 확보할 수 없는 주거불안정 계층에게 안정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비영리주택 건립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나눔하우징의 토대가 된 곳은 1990년대 말부터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주거복지 관련 일을 해 왔던 (사)나눔과 미래였다. 이곳에서 운영한 노숙인자활공동체 ‘아침을 여는 집’에서 자활교육을 받았던 노숙인들과 (사)나눔과미래 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지역의 주거 취약계층의 집수리사업(주택개량사업)을 진행해 왔던 것이 모태가 됐다.
노숙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주거문제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과 활동 거듭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한 집수리 활동을 노숙인과 같은 취약계층이 한다면 그들이 자활할 수 있는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됐습니다. 그게 2010년의 일입니다.” 기술본부 호선기 과장이 말했다.
나눔하우징은 2010년 설립 이후 노숙인과 임대주택 입주민 등을 채용해 집수리사업을 시작했다. 일용직 경험을 통해 도배장판과 주택보수 등 집수리 능력이 있는 이들과 함께 성북구 정릉과 낙산 주변의 고지대에서 집수리사업을 진행했다. 평균 1백만 원의 예산으로 주택개보수사업이 진행됐다. 작은 규모의 반지하방이나 원룸 정도 크기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독거노인들이 그 대상이었다.
지금껏 집수리사업이 완성된 곳은 4천여 가구가 넘었고, 5명으로 시작한 직원은 현재 23명에 이른다. 이 중 노숙인 출신,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직원은 60%를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노후화된 주거시설을 보수하는 일은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며 고된 노동 강도를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오랜 기간 단련된 사람들도 집수리활동은 노동 강도가 세서 고연령층이나 여성에겐 다소 무리가 있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도 생겼다. 따라서 건설 현장보다 노동 강도는 낮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고, 고용 창출이 지속적으로 가능한 새로운 일자리 모델이 필요했다. 또한 수주에 의존해야만 하는 건설시장에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의 확보도 이뤄져야 했다.
“나눔포트 하나 키우지 않으실래요?” 녹색식물 실내로 들어오다
“해가 거듭될수록 노하우도 쌓이고, 실내건축 공사업이 다수 진행되면서 실내건축 전문가들이 속속 합류했습니다. 건강한 공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고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의기투합했죠. 우리가 만드는 실내공간에 식물을 배치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고, 건축 현장에 적응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이 사업이 발전함에 따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어요. 실내공간에 인테리어를 접목해 녹색식물로 공간을 장식하면 좋겠다는 발상을 한 거죠.” 송영준 대표는 주택 건설이 아닌 다른 활로를 찾기 위해 고민 끝에, 녹색식물을 통한 인테리어를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딱딱한 도시의 공간 속에서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은 자연을 실내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다. 나눔하우징은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실내건축사업에 이어 쾌적한 실내 환경을 구축하는 실내조경과 원예사업을 추가로 진행하게 됐다. 2013년 말 경기도 과천 화훼비닐하우스단지에 작업장을 열고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1차, 2차 제품 개발을 통해 ‘누구나 실내에서 편안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도구’를 모토로 1년여의 시행착오 끝에 실내 조경제품 ‘나눔포트’를 런칭했다. (사)나눔과 미래에서 해외 빈곤아동지원사업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꽃을 심는 손’을 브랜드로 사용했다. 나눔포트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정하는 사회적기업 스타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눔포트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지름 10cm의 작은 관엽식물 화분을 담아 놓을 수 있도록 비스듬하게 홀더가 장착된 플라스틱 용기이다. 물 보충시기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밑부분이 투명하게 돼 있고 화분의 밑 부분에 5cm정도 심지를 끼워 놓으면 식물이 알아서 수분을 조절해서 흡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나눔포트라면 물주는 시기를 잘 맞추지 못해 식물을 못 키우던 이들도 손쉽게 식물을 키우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나눔포트는 테이블에 놓을 수도 있고, 벽에 걸 수 있도록 뒷면에 홈이 파여져 있다. 또한 나눔포트 아래와 윗부분이 블록처럼 맞물리는 구조로 돼 있어, 수직으로 2~3개 연결하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꽃을 심는 손의 나눔포트가 더 많이 세상에 퍼져 나가야 하는 이유
“지난 5월부터 인터넷쇼핑몰(www.beautifulhands.co.kr)에서 나눔포트 판매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좁은 공간이나 벽, 파티션 어디에나 설치가 가능하고, 용기 디자인도 세련되고 예뻐서 녹색식물을 한 포트 넣어서 기념일에 선물하면 제격이거든요. 실내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공기 정화와 가습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으니 교육용으로도 알맞습니다. 나눔포트에 물만 채워주면 식물이 잘 자랍니다.” 송영준 대표는 나눔포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자랑했다.
나눔하우징은 실내조경제품의 일종인 나눔포트를 전문 브랜드화 하여 판매중이다. ‘꽃을 심는 손(kkotson.kr)’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나눔포트는 누구나 실내에서 편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해서인지 누구나,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공유를 전제로 시작된 나눔포트는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에게 공생과 반려식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집수리를 끝낸 후, 말끔하게 도배를 마친 벽에 나눔포트를 한두 개 걸어 놓는 것만으로도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에게 식물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정서적 안정을 준다.
또, 실내조경과 원예사업이 활발해지면 조립하고 포장하고, 판매하는 과정에 일손이 필요하므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기획 중인 벽 전체를 나눔포트로 장식하는 벽면녹화사업엔 더 많은 인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인도 하이데바라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기숙학교 건립에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빈곤 아동들을 위한 샤인소사이어티의 샤인스쿨시스템 지원사업도 돕는다. ‘꽃을 심는 손’은 소비자와 함께 나눔의 가치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데 좋은 통로가 되고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하우징 사업부터 조경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나눔하우징은 다양한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거복지에 든든한 힘을 보태고 있는 기업, '나눔 하우징'의 앞날이 기대된다.
■ (주)나눔하우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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