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접근성 평가를 하는 사회적 기업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5.07.23. 14:15

수정일 2015.07.23. 16:41

조회 1,554

일반 기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기업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사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역을 살리고, 이웃을 돌아봅니다. 바로,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사회적경제기업입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선정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기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민기자가 직접 찾아가 가까이서 보고 들은 그들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사회적경제 우수기업탐방(15) 누구라도 웹 접근이 용이하도록 돕는 옵저버, 웹와치

웹 접근성을 평가하는 인증기관 `웹 와치` 사무실

웹 접근성을 평가하는 인증기관 `웹 와치` 사무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 노인 등을 포함,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웹 사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권리를 말한다.  모든 사용자가 어떤 기술 환경에서도 웹사이트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보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WWW(월드 와이드 웹)를 만든 팀 버너스 리(TimBernersLee)가 ‘웹의 평등성’이란 철학에 근거해 세운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처음으로 웹 접근성 관련 표준이 지정된 바 있고, 지난 2013년 정보화 기본법이 개정돼 일정 사용자 이상이 방문하는 사이트들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가이드라인에 따라 웹접근성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웹접근성 인증을 얻은 홈페이지에는 인증마크를 붙이고 있으며, 2014년에 1500곳이 인증을 받았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웹와치 이범재 대표

웹와치 이범재 대표

이번에 방문해 본 ‘웹와치’는 웹접근성 인증마크 발급을 위한 평가를 하는 곳이다. 웹접근성 전문가와 함께 장애인 사용자가 사이트 평가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웹와치 이범재 대표는 “웹접근성이 우수한 홈페이지를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드는 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접근성을 고려해 설계하면 얼마 안되는 비용으로도 접근성이 우수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로 장애인의 웹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홈페이지를 웹접근성이 우수하게 만드는 정부기관이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부처는 물론 서울시, 구청 등의 기관들은 홈페이지 개편 때 웹접근성을 고려한 설계를 한다. 민간에서도 은행, 보험사 등 고객 접촉이 많은 곳에서는 웹접근성 인증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사 중 최초로 KBS 뉴스가 웹접근성 인증을 받기도 했다.

신승엽씨가 컴퓨터 앞에서 웹접근성을 테스트 하고 있다

신승엽씨가 컴퓨터 앞에서 웹접근성을 테스트 하고 있다

지난 주 이사를 해 새 둥지를 튼 웹와치 사무실에는 10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웹와치에서 1년 째 일하고 있다는 신승엽씨(33세)는 대기업 홈페이지에 대한 웹접근성을 검토 중이었다. 그는 시각 장애인용 이미지 대체 텍스트가 이미지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 시각 장애인이 사용이 용이하도록 내용물 배치가 잘 돼 있는지 등을 검사하고 있었다. 그는 “검사 중 불편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면 기업 측에서 고치려 노력한다”고 했다.

현재 웹와치에는 이 대표를 포함 24명의 직원 중 13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지원부서 2~3명 제외하고 10명이 넘는 사람이 인증 심사를 하는 부서에서 일한다. 웹접근성 평가 자격을 갖춰 전문가평가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사용자 심사도 함께 한다. 전문가 자격을 갖춘 장애인이 사용자 평가까지 하고 있어 평가가 좀 더 잘 이루어질 수 있다. 

“사용자평가에서 장애인 평가는 장애인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장애인 사용자평가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제도 속에서 장애인들이 일한다는 게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주는가를 고려해 본다면 너무나 중요한 일이죠.”

낮은 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가던 이 대표는 장애인이 장애인을 위한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땐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웹접근성에 대한 사회 인식이 높아지고 신경 쓰는 기업이 많아지면, 웹접근성 시장이 커지고 장애인 고용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이처럼 장애인이 주도적으로 웹접근성 검사에 참여하면서 전문 업무를 맡는 장애인도 더 늘어나게 됐다.

웹 접근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웹 접근성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웹와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비교적 임금이 높고 복지에도 신경 쓰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험이 적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장애인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가를 함께 즐기도록 하거나 체력단련비를 지원해 능동적인 활동을 하도록 독려한다. 최근 2~3년 동안 장애인 중 이직자는 없었다. 이곳에 들어오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있지만, 나가려는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에 대략 100만 개 정도의 홈페이지 중 웹접근성 인증을 받는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까지 웹접근성 인증을 위한 개편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일반 인터넷 환경 뿐 아니라 모바일, 사물인터넷 등 새롭게 생겨나는 공간에서도 모두에게 평등한 웹 접근을 위한 설계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논리보다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고 사회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분위기가 더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 웹와치

 ○ 전화: 02-2678-0078

 ○ 홈페이지: www.webwatch.or.kr

 ○ 주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로 143(당산동1가 53-4) ABLEHUB 6층

#사회적기업 #웹접근성 #웹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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