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력을 최고로 대우하는 협동조합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5.07.22. 13:27

수정일 2015.07.22. 18:05

조회 1,346

일반 기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기업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사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역을 살리고, 이웃을 돌아봅니다. 바로,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사회적경제기업입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선정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기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민기자가 직접 찾아가 가까이서 보고 들은 그들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사회적경제 우수기업탐방(14) 베테랑 기술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건물 옥상에서 닥트공사를 하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기술자들

건물 옥상에서 닥트공사를 하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기술자들

“직원들이 기분 좋게 출근하는 아침이 아름다운 일터입니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을 방문했을 때 김희범 이사장의 회사 소개는 조금 독특했다. 보통 회사를 말할 때 기능과 실적 등을 먼저 나타내기 마련인데 이 회사는 구성원들 개개인의 인격 존중과 직원 행복을 먼저 꼽았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꿈과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임을 덧붙였다. 의례적인 소개려니 처음엔 생각했는데 들어본 즉 협동조합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와 자부심 등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냉각탑 공사 현장(좌), 냉각탑 내부 세척(우)

냉각탑 공사 현장(좌), 냉각탑 내부 세척(우)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냉각탑, 환기 시설(닥트), 보일러 등의 설비와 방수·방열 시스템 등을 유지·보수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각 분야에 따른 국가가공인하는 산업기사 자격을 갖춘 최고 엔지니어들이 조합원으로 포진해 있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이미 전문성과 규모화를 통해 정확하고 정직한 견적서 및 제안서, 정품 정량시공 등 깔끔한 공사마무리로 정평이 나 있다. 공사를 마친 뒤에는 계약대로 시공을 했는지를 동영상으로 기록한 ‘공사 보고서’도 제출한다. 하자를 책임 보증하는 ‘하자보증 증권’도 발행해 완벽한 시공과 사후관리로 고객 신뢰도 또한 높이고 있다.

“종래에 유지보수에 종사하는 기술자들이 차별과 힘든 노동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례들이 있습니다만 저희 일터에서는 그분들이 핵심입니다. 그 기술인력을 최대한 높이 평가하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우를 하려고 합니다.” 사무실 탁자에 나란히 놓인 반짝반짝 빛나는 직원들의 안전모가 그 말을 뒷받침 하고 있었다. 복잡다단한 기계설비를 장치하는 위험한 업종인 만큼 기술인력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모는 조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물로 비쳐졌다.

“저희는 견적서와 제안서를 아주 자세하게 씁니다.”

배관설비 공사 중인 직원들, 거품 없이 늘 성심을 다해 공사를 마무리한다

배관설비 공사 중인 직원들, 거품 없이 늘 성심을 다해 공사를 마무리한다

2013년 협동조합 설립 당시만 해도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어디에 명함 한 장 내놓을 수 없었던 무명의 업체였다. 하지만 무명이었기에 김 이사장은 더욱 전열을 가다듬어 거품을 걷어내고 항목별 비용을 정직하고 꼼꼼히 담은 견적서로 여러 차례의 도전 끝에 결국 공사업체로 선정됐다고 전한다. 그렇게 성심을 다해 이뤄낸 공사 중에는 태안화력발전소와 제주국제공항을 비롯해 삼성SDS멀티캠퍼스, 청와대 사랑채. 세종문화회관, 현대, 쌍용 등 굵직한 공사들도 많아 차츰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김 이사장은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의 영업 전략은 한마디로 ‘신뢰’라고 말했다.

베테랑 직원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관리·운영하는 직원협동조합

김희범 이사장(가운데)과 임직원들

김희범 이사장(가운데)과 임직원들

이곳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산업기사 자격증을 소지한 기술부 조합원 8명과 직원 3명 등 총1 1명으로 구성된 직원협동조합 이라는 것이다. 10년 이상의 엄선된 120개 협력업체 종사자들은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준조합원에 해당된다. 능력과 노하우를 겸비한 유지보수 해당 분야 최고의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협력공사를 하게 됨으로서 양질의 일자리 제공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출자금 1억 2천만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한 지 두어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화제가 됐던 이면에는 구성원들의 행복한 삶에 가치를 두는 조합의 경영철학을 엿 볼 수 있다. 2014년 서울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직원들은 민주적인 조합 운영과 지역 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자부심으로 유지보수에 열정을 쏟고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유지보수업체가 영세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그럼에도 과도한 이윤추구로 가격이 높고 사용자인 고객들을 위한 A/S 등의 서비스 마련조차도 충분치 않아 유지보수 공사와 관련한 체계적 기준과 표준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기술인력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모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의 빼놓을 수 없는 상징물이다

기술인력의 안전을 지키는 안전모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의 빼놓을 수 없는 상징물이다

20년 가까이 유제품 회사에서 오랫동안 영업관리 마케팅 일을 해오던 김 이사장이 유지보수라는 전혀 다른 기술분야로 급선회 한 것은 어찌 보면 이와 무관치 않다. 자신의 마케팅 능력과 노하우를 유지보수 업계의 뛰어난 기술인력과 접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설립 이전의 일이다. 유지보수 회사에서 성심을 다해 일한 결과 직원 수가 늘고 새 공장을 세워 가동하는 등 회사는 날로 성장세를 이뤘다. 그런데도 사장은 직원 수당을 줄이고 급기야 겨울철 에너지 절감을 한다며 직원들에 무급휴가를 통보했다. 적자가 아닌 상황이라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더 열심히 일하겠으니 고려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지만 결과는 해고였다. 우여곡절 끝 쓰린 경험이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이라는 기업의 설립의 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우수한 품질의 공사, 보수의 기술력으로 사회 공익을 위한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우수한 품질의 공사, 보수의 기술력으로 사회 공익을 위한 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사회공익 기여에도 뜻을 두고 있는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생명의전화사회복지관, 안나의집 어르신 사랑방,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원가공사를 해주어 소외계층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이사장은 사회적기업 포럼 강연과 위캔명예지역아동센터장으로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신뢰와 열정으로 고객에게는 감동을 주고 직원들과는 상호 협동으로 모두가 행복한 협동조합을 이룩해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0년이 지나서도 조합원 모두가 아침이 아름다운 회사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

■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

 ○ 주소 서울 강서구 공항동 1336

 ○ 전화 1899-4956

 ○ 홈페이지 www.koream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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