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함께 뉴스를 만든 3인의 시민기자

시민기자

발행일 2015.07.02. 16:45

수정일 2015.07.02. 17:31

조회 1,107

시민기자 3인의 인터뷰

기성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매일 매일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날 것 같은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서울 곳곳을 누비며 흘린 시민기자의 땀방울은 그 어떤 보석보다도 빛납니다. 매체명이 바뀌고, 세월이 흘렀어도 서울시 온라인 뉴스가 멈추지 않고 12년 넘게 달려올 수 있던 힘은 바로 든든한 시민기자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뉴스레터 3000호를 기념하여, 2003년 첫 창간 때부터 저희와 함께해 온 시민기자 세 분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① ‘작은 일상’도 ‘감동의 기록’으로 만드는 마법의 손 | 이승철 시민기자

이승철 시민기자

2003년 ‘하이서울뉴스’가 창간된 이래 ‘서울톡톡’을 거쳐 ‘내 손안에 서울‘로 변신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언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창간 초기에 1기 시민기자로 참여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우연이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시민기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침 3년전 월간 문예지를 통해 시단에 등단하고, 그 몇 년 전에는 서울시 수필공모전에 특선으로 입상하여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뜨거울 때였다. 공무원으로 재직 시절 신문기자로의 전직을 꿈꿔봤던 것도 은연 중 계기가 됐다. 그렇게 시작한 시민기자 활동은 2년만에 2005 우수시민기자 선정이라는 영예도 얻게 했다.

12년 동안 많은 기사를 쓰고 취재하며, 안타까운 사연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11년 말 서울시 희망온돌 사업의 일환으로 강북구 송중동에 사는 79세 폐지 줍는 할머니(☞ 79세 폐지 할머니 “도둑질만 빼놓고 다 해봤지만…”)를 취재할 때였다. 검은 얼굴에 작고 비쩍 마른 할머니의 사는 모습은 참으로 눈물겨웠다. 영하 15도의 강추위에 얼어터진 보일러를 수리도 하지 못해, 꽁꽁 얼어붙은 방바닥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주워 온 폐품들로 세간살이를 채운 방은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 아니었다. 서울시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취재한다고 밝히자, 자신보다 더 어렵게 사는 노인들도 많다며 한사코 사양하던 할머니가 떠오른다. 이처럼 오랜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고 모처럼 느슨하고 여유롭게 살다가 다시 뜨거운 정열을 쏟게 만든 일이 바로 취재와 기사쓰기였다.

지난 해 서울톡톡을 내 손안에 서울로 개편하고 시민기자 제도를 숫자에 제한 없이 개방한 이후 시민기자 회원이 2천명을 넘어섰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경험이 없는 신임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고 올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서울시와 시정에 대한 참여 의욕과 깊은 애정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무엇을 쓸 것인가 하는 기사거리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손안에 서울이라는 인터넷 뉴스의 정체성을 확실히 알고 그에 적합한 기사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내 손안에 서울을 읽을 때마다 자세히 살피고 깊이 생각하면 금방 감이 잡힐 것이다.

내 손안에 서울이 창간 된지 어느덧 12년이 되었고, 뉴스레터 3,000호가 발간된다니 참으로 반갑고 감개가 무량하다. 앞으로도 천만 서울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고 읽는 정보매체로 30,000호를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전진하기를 기대한다. 관리하고 편집하는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내 손안에 서울 파이팅!

 

② 알짜 교통정보를 쏙쏙~! 믿고 보는 교통칼럼니스트 | 한우진 시민기자

한우진 시민기자

서울의 발달된 대중교통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만족도와 이해도는 낮은 상태였다. 누구보다도 지하철과 버스를 좋아한다고 자부하는 필자에게 대중교통이 시민들의 불만의 대상인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대중교통의 편리함과 장점을 시민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리고 싶었다. 더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자세히 알게 되고, 더 많이 이용한다면 대중교통이 발전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2003년경 하이서울뉴스가 출범하며 시민기자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었고, 운 좋게 초기부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2004년에는 서울시 대중교통이 개편되어서 마침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좋은 기회였다.

매우 오래전 기사이긴 하지만, 2004년 상반기에 연재했던 서울지하철 상식 시리즈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기사는 편집부로부터 요청을 받아서 연재를 시작한 게 아니라, 본인이 먼저 연재 기획을 하고 편집부에 제안서를 보낸 후 승인을 받아 시작한 기사다. 1회성 기사와 달리 전체적인 연재 흐름을 구상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제목만 제안하면 채택되기 힘들 것 같아, 연재기사의 거의 대부분을 미리 작성해서 준비한 후 편집부에 보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시민기자 2천명 시대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사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름이 걸리는 것인 만큼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인터넷 언론 시대의 도래로 누구나 기사를 쓸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위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자신의 기사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남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는 것을 글을 쓰기 전에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새내기 기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시민기자와 편집부와의 관계는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좋지 않은 관계’라는 것이다. 시민기자의 기사는 절대로 혼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기사를 다듬고 보완해주는 편집부가 있기에 빛을 발하는 것. 따라서 편집부를 멀리하지 말고, 자신의 기사에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시민기자로서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편집부와 가까워지는 것도 곤란하다. 자기 생각에 아무리 잘 쓴 기사라도 편집부가 보기엔 부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기사는 정말로 부족한 것이다. 편집부를 완전히 자기편이라고 생각하고 기사 불채택에 서운해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사무적인 관계를 가져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이서울뉴스, 서울톡톡을 거쳐 어느덧 내 손안의 서울이 총 3,000호를 맞이한데 축하를 드린다. 서울시 뉴스레터는 공무원의 시각이 아닌 시민의 시각으로 서울을 바라본 이야기들을 전해준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민기자들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서울시의 숨겨진 곳들을 발굴해 줄 때마다 보물을 찾은 것처럼 나도 기쁘다.  이러한 즐거움이 계속되길 바란다.

 

③ “낯선 서울을 공부하다보니, 서울시 시민기자가 됐습니다” | 시민기자 박동현

시민기자 박동현

직장 따라 상경했던 때가 벌써 25년 전이다. 서울에서 첫 보금자리를 푼 곳은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근처 하숙집. 평일은 직장가고, 모처럼 쉬는 주말에는 하숙집 옥상 텃밭이 놀이터였다.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6개월을 살았다. 안되겠다 싶어 지하철을 타고 종점까지 가보고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도 신나게 달렸다. 좋아하는 산도 오르고 구청이나 주민센터 게시판도 기웃거렸다. 그랬더니 낯설기만 하던 서울에 관심이 갖고 애정이 가는 것이 아닌가. 중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 때까지 일기를 꼬박 썼던 터라 서울을 담고 글을 계속 써보고 싶었던 게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됐다.

직장을 다니는 탓에 주로 토요일 현장을 방문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처럼 여름에는 낮이 길어질 때에는 직장 퇴근 후에도 취재를 가는 일이 많다. 2011년 7월 한창 더울 때 직장 퇴근 후 짬을 내 난지도 캠핑장을 취재하러 갈 때이다.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한강을 따라 바쁜 마음으로 현장을 가는 데, 길을 헤매느라 해가 서산에 걸려 곧 넘어갈 듯 했다. 플래시 기능도 없는 카메라인데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있을까 내심 걱정됐다. 땀을 비오듯 흘리며 구두를 신은 채 달렸다. 마침 현장에 도착하니 방송사에서 야간 캠프장 시민들의 캠프를 촬영하고 있는 중이었다. 더 힘을 얻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배고픈 것도 꾹 참고 열심히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강릉 사람이 ‘강추’한 피서지 )

기사 소재는 생활 주변에서 찾는다. 본인의 관심인 것 같다. 소재와 시책이 맞아 떨어진다면 금상첨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평일 현장 취재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출퇴근 시 기사거리를 눈여겨 봐 뒀다가 관련 정보를 짬짬이 모으고 사진도 한두 장씩 찍어두면 어렵지 않게 기사를 쓸 수 있다. 며칠 전 기사로 실린  목동시장(☞목동 아파트 숲 사이, 정겨운 재래시장이?)은 직장에서 2~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점심 식사 후 가끔 찾는 곳이다. 어느 날 아침 출근 길 시장 내 짐을 가득 실은 트럭에서 상인들이 물건을 내리는 모습이 보여 순간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점심시간 시장을 둘러보면서 고객센터를 들어가 보고 상가에 잠시 들러 상인들과 나눈 얘기를 메모했다.

시청이나 구청 홈페이지 보도자료, 각 부서에서 하는 일, 하다못해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구 소식지 정도는 눈여겨 익혀두면 기사 쓰는 데 도움이 된다. 기사쓰기가 아니라도 시민이라면 유익한 생활정보는 알아두는 게 좋지 않을까. 주민센터, 구청 등을 방문하면 진열대 홍보지는 꼭 챙긴다.

뉴스레터 3,0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도 서울시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으면 한다. 더 많은 시민들이 서울 시민의 필독서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에 관심을 갖고 구독했으면 한다. 모두들 어렵다는 데 내 손안에 서울이 시민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큰 힘이 돼 줬으면 한다. 여름엔 시원한 아이스크림처럼, 겨울엔 따뜻한 온돌로 시민과 늘 함께 하길 당부드린다.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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