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울린 가짜 백수오 감별법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5.06.26. 10:05

수정일 2015.06.26. 14:28

조회 1,264

백수오

백수오가 배합되는 한 건강기능식품이 여성들의 갱년기 증후군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많은 국민들이 백수오를 복용했다. 그런데 정작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라는 유사 제품이 사용돼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 식의약품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고 불안하게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기회에 백수오는 무엇이고, 이엽우피소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백수오(白首烏)와 이엽우피소(耳葉牛皮消), 어떻게 다른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모두 박주가리과(Asclepiadaceae)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백수오(Cynanchum wilfordii Hensl)는 큰조롱, 은조롱, 새박뿌리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로 양지바른 산기슭이나 풀밭 또는 바닷가 경사지에서 자란다. 이에 비해 이엽우피소(Cynanchum auriculatum Royle ex Wight)는 우리나라에 없던 식물로 1990년대 중국으로부터 도입된 외래 귀화식물이다. 중국에서는 우피소(牛皮消) 또는 잎이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이엽우피소(耳葉牛皮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백수오와는 같은 속(屬) 식물이기 때문에 그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백수오의 덩이뿌리는 하수오(何首烏)라는 이름으로 동의보감에 실려 있다. 이는 오래전부터 한약재로 사용돼왔으며, 간(肝)과 신(腎)을 보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소화기능을 돕는 효능이 있다. 내분비 기능이 부족해서 허리와 무릎이 아픈 사람이나 성기능 감퇴, 불면증,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 소화기능이 약하여 식욕부진이 있거나 소화불량이 있을 때도 사용한다. 특히 사상의학을 창안하신 이제마 선생은 백하수오(白何首烏)라는 이름으로 소화기능이 약한 소음인에게 많이 사용했다. 따라서 백수오는 사상의학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약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동속식물이고 형태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백수오와 비슷한 효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사실 동의보감을 비롯한 기존 한의학 서적에 사용된 근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도입된지 불과 20여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아직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아직은 이엽우피소의 효능이 백수오와 같다고 할 수도 없고, 다르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더 검토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공정서에서는 약재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엽우피소가 1990년대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후, 재배 농가들은 이엽우피소가 백수오와 형태가 유사하고 백수오보다 생산성이 월등히 높자 백수오 대신에 이엽우피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정부 당국에서는 이엽우피소가 백수오와는 다르므로 약재와 식품으로 사용할 수가 없다고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하게 홍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엽우피소를 재배하기 시작한 재배농가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높은 이 식물을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약재 형태는 육안으로 쉽게 감별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이엽우피소가 백수오보다 더 많이 재배되고 유통될 수밖에 없었다.

이엽우피소에는 인지질과 강심배당체 등 강력한 생리활성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약리실험 결과를 살펴보면, 이엽우피소에는 항산화작용과 항암작용, 면역조절기능, 강심 작용이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모발 생장을 촉진하는 반면 유산의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것을 종합해보면 이엽우피소는 한의사 등 전문가의 처방 아래 사용하여야 할 약재로서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밥이나 빵처럼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엽우피소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복용하지 않는 게 좋고, 백수오의 경우도 생리활성이 강한 성분이 많기 때문에 전문 한의사와 상담하여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감별 방법

식물 상태에서 비교해보면, 백수오는 잎의 겉면이 매끄럽고 잎이나 줄기를 찢으면 흰 유액이 나온다. 이엽우피소는 잎의 겉면이 거칠고 줄기에서는 흰 유액이 나오지만 잎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다. 뿌리를 잘랐을 때 역시 이엽우피소에서는 흰 유액이 나오지만, 백수오에서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일 때는 감별이 가능하다. 그러나 건조된 약재 상태에서는 아래 표와 같이 설명할 수 있지만 이 둘이 섞이게 되면 사실상 육안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다.

식물 및 생품 상태

식물 및 생품 상태

건조된 뿌리 상태

건조된 뿌리 상태

출처 : 서울식품안전뉴스(글_이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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