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에 볼썽사나운 테마주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Visit327 Date2015.06.15 16:05

주식

경제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103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일상 풍경을 대거 바꿔 놓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손을 씻게 되는 습관은 오히려 좋은 변화라고 하겠다. 그러나 거리에 사람이 줄어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지하철 안에서 가벼운 기침이라도 나오면 승객들이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35도에 육박하는 더운 여름, 답답한 마스크를 차고다니는 일상 역시 과히 유쾌하지 않다.

백신 개발한다는 소문 퍼지자 주가 폭등했지만 결국 제자리

메르스는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자 한창 주가를 올렸던 화장품주는 폭락하는 등 전체적인 주가 상승세가 꺾였다.

이런 국가적인 비상사태에 증시에서 볼썽사나운 것이 메르스 테마주의 기승이다.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업체가 메르스 치료 기술을 개발 중이다”라는 출처불명의 소문이 메신저를 타고 퍼지자, 관련 종목들이 급등락을 오갔다. 일부 종목은 확진환자 발생 이후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일부 대주주는 메르스 테마주로 급등하자 자신의 보유 주식을 팔아치워 거액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에 취약한 개인들은 ‘상투’를 잡아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은 메르스 관련 괴소문이 퍼진 지 보름이 지난 6월 8일에서야 대책을 세우고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이미 메르스 테마주의 부작용이 한바탕 휩쓸고 간 후였다.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적기에 대처하겠다”는 다짐은 정작 중요한 시점에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테마주 투자는 위험…철저한 분석 필요

여기서 다시 한 번 배워야할 교훈은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고 정보에 좌지우지되는 테마주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어떤 테마가 떠올랐을 때 실질적으로 기업이 이익을 늘릴 수 있다면 그 테마는 건전한 것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이라는 테마가 떠오르고 주가가 상승할 때에도 의구심 어린 시선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이 실제로 늘어나고 이들이 소비를 늘리기 시작하자 화장품이라는 테마는 실적에 힘입어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백신 테마주의 경우 백신이나 치료제 자체가 없기 때문에 실적과는 상관없는 뜬구름 테마였던 것이다.

마스크, 손소독제와 같은 예방 관련주는 단기간 실적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매출이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가 폭등을 설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마스크 관련주인 웰크론은 수혜사업부문인 극세사의 연매출은 400억 원 안팎으로 공장가동률은 88%다. 추가적인 설비투자가 없다면 아무리 물건이 많이 팔려도 매출이 500억 원을 넘을 수 없다. 메르스 국내 발병 전 1,000억 원이 안되던 시가총액이 메르스 발병 후 2,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치솟았다면 뭔가 과도한 것이다. 결국 웰크론 주가는 메르스 발병 전으로 되돌아왔다.

테마가 떠오를 때 재무구조도 살펴야 한다. 케이피엠테크라는 회사는 총자산 437억원 가운데 367억 원이 부채다. 영업손익도 적자다. 마스크 사업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1%도 안 된다. 바이오진단키트 사업은 아직 개발단계로 상업성이 없다. 바이오진단키트에 대한 기대 때문에 메르스 발생 이후 주가가 60% 이상 올랐지만, 이는 허상이다.

대부분의 개미들이 테마주에 접근할 때 기업 실적이 좋은지, 형성된 테마로 알마나 돈을 버는지 등 세심하게 분석하지 않는다. 그저 “~카더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통에 ‘묻지마 투자’를 하거나, 근거 없는 상상력을 발휘해 주식을 매수해 손해를 보곤 한다. 이런 안타까운 일을 겪지 않으려면 단기간에 형성된 테마주는 아예 들여다보지 않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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