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2020 신기후체제 합의, 도시가 앞장선다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5.06.02. 13:26

수정일 2015.06.02. 13:37

조회 511

박원순 서울시장 기고문

월드포스트에 게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기고문

온실가스 배출이 야기하는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은 전세계적 관심사입니다. 이를 위해 1997년 12월, 세계 180여개국 수장들이 힘겹게 체결한 <교토의정서>는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습니다. 구체적 실천을 담보할 도시를 배제한 채 국가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이제 공은 도시에게 돌아왔습니다. 전 세계 도시가 두 팔 걷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구체적 목표에 뒤따르는 구체적 실천의 해법을 찾아야 할 때 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영문 기고문("How Cities Are Key to Curbing Climate Change")을 허핑턴포스트의 국제판인 '더 월드 포스트'(The World Post)에 게재했습니다. 영문 기고문의 한글 번역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전 세계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 이 좁은 도시 안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다. 도시 내 건물, 차량은 끊임없이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고, 그 양은 전체 온실가스에 7~80%에 달한다. 그럼에도 그동안 도시는 주체가 아닌 관찰자였다. 중요한 논의는 구체적 실천을 담보할 도시를 배제한 채 국가 중심으로 이뤄졌다.

더 이상 국가적 선언만으론 온실가스 배출이 야기하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997년 12월, 세계 180여개국 수장들이 힘겹게 체결한 <교토의정서>가 아무런 성과 없이 종결됐던 것도 냉엄한 국익의 굴레 속에서 구체적 실천 목표의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도시에게 돌아왔다. 전 세계 도시가 두 팔 걷고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구체적 목표에 뒤 따르는 구체적 실천의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지난 달 240여 도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지구의 미래의 대안을 논의한 서울 이클레이 세계총회가 시대의 중요한 첫 걸음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 이클레이 세계 총회는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기존 교토체제와 POST 2020 신기후체제를 잇는 중간가교가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서울시는 이번 서울총회의 성과가 2020 신기후체제의 원만한 타결을 위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는 각오로 1년 넘게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후앙 클로스 유엔해비타트 사무총장, 장신성 세계자연보전연맹 총재, 욜란다 카카밧세 세계자연기금 회장, 요르겐 랜더스 노르웨이 비즈니스스쿨 교수 등 국제적 저명인사를 비롯해 88개국 240개 도시(해외 204개) 190개 해외기관에서 3천여 명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진행될 수 있었다.

서울 총회에선 지속가능발전을 향한 도시의 이정표가 되는 서울선언문이 100명의 세계도시 시장들이 지지하는 가운데 채택되었다. 도시별 상황에 맞는 기후변화대응 실천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또한, ICLEI, C40, UCLG 등 도시 네트워크간 연대 강화 및, ‘시장협약’의 이행 및 확대를 위한 도시의 온실가스감축 목표 및 이행방안, 기후변화대응계획 수립 및 역량개발 지원 등 도시가 구체적으로 취해야할 액션을 담은 ‘서울액션플랜’을 발표했다.

2005년 기준으로 2020년까지 25%, 2030년까지 40%를 감축하겠다는 서울시민의 의지를 나타낸 ‘서울의 약속’을 76만 서울시민과 함께 발표하고 세계도시 시장들이 서울시민과 함께 “Stop CO2, Save Eearth!”외치며 서울의 중심거리를 행진한 일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총회가 가진 가장 큰 의미는 도시가 POST 2020 신기후체제 합의에 앞장서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총회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시장포럼’에선 지난해 뉴욕 기후변화정상회의 때 선포된 시장협약(Compact of mayors)의 구체적 이행방안을 논의하고 및 참여확대를 결의할 수 있었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파리, 몬트리올 등 35개 도시가 시장협약에 가입했다. 이로써 전 지구적 당면과제인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도시가 실천의 선두의 서게 됐다. 이것은 이번 총회에서 이클레이회장으로 첫발을 내딛는 나의 첫 번째 사명의 완수이다.

이클레이회장으로서 나는 3년 임기동안 내부적으로는 이사회, 세계집행위원회, 중국회원 도시 확대 등을 통하여 내부결속과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며, UN총회나 UN기후변화당사국총회(UNFCCC), 정부간회의, 고위급 국제회의 등에 참석해 시장협약을 확산시키고 UN과 소통채널을 구축하는 등 도시의 위상을 높이는데 노력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도시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이해, 설득하는 일이다. 저는 이클레이 회장 자격으로 파리 당사국총회 중 국가단위 고위급 회의에 참여해 서울선언문, 서울액션플랜, 서울의 약속 등 2015 이클레이 서울총회의 주요성과를 발표하고 도시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당사국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 이후 신기후체제에는 ICLEI, UCLG, C40 도시그룹의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갈 것이다.

‘시민 없는 도시 없고, 도시 없는 국가는 없다.’
국가는 지방정부 및 도시의 노력과 의사를 듣고 소통하는 체계를 수용하여야 한다. 또한, UNFCCC 등 국제기구도 이제 도시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도, 해결의 주체가 되는 것도 도시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 에너지와 환경을 위한 길에 도시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힘을 모을 때 새로운 미래의 길을 열 수 있다. 서울의 리더십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도시네트워크로 나타날 것이다. 이 도시네트워크는 도시의 문제 나아가 지구온난화 등 전 지구적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온실가스 #이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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