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 가기 전에 서울대공원 가자~

시민기자 박동현

발행일 2015.04.22. 10:26

수정일 2015.04.22. 14:48

조회 1,624

"서울대학에서 이런 좋은 공원을 언제 맹글었노?"

"하하, 어머님 서울대가 아니라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공원이예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어요."

"그래? 여기가 경기도 과천이라면서 왜 서울대공원이라 카노?"

"..."

대공원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과 전기코끼리열차

대공원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과 전기코끼리열차

지난 주말 서울대공원을 찾았다. 전기코끼리열차를 타고 동물원으로 향하던 중에 듣게 된, 옆에 앉은 할머니와 젊은 여성의 얘기다.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는 주변 아름다움보다 공원 이름에 대해 더 궁금했던 모양이다. 만개한 벚꽃이 봄바람에 날려 코끼리열차 안으로 날아들더니 얼굴과 옷에 착 달라붙는다. 봄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길 양쪽으로 나부끼고, 인도를 꽉 메운 인파가 밀물 썰물처럼 왔다 갔다를 반복한다.

동물원 입구 호랑이상과 화려한 봄꽃

동물원 입구 호랑이상과 화려한 봄꽃

서울대공원은 지금 축제가 한창이다. '봄바람 타고 즐기자, 동물원 봄놀이'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거의 매년 찾는 축제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그때마다 새롭기만 하다. 동물원 입구 상징으로 늘 그 자리에서 관람객을 반갑게 맞는 호랑이. 눈을 매섭게 뜨고 흰 이빨을 드러내고 있지만 관람객의 방문기념 포토존으로 최고 인기다. 축제기간인 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동물원에 입장하려면 10여 분의 기다림은 족히 감수해야 한다.

먼저 찾은 곳은 동물원 인형극장. 남미관 마추픽추 상 앞에 2백여 명의 관람객이 모여 이야기상자가 들려주는 인형극에 매료돼 혼을 놓은 듯 했다. 동물원에서 펼쳐지는 인형극인 만큼 동물에 관한 교훈적 얘기로 진행된다. 특히 4월의 동물 라마가 들려주는 신나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 프로그램이다. 인형극이 끝난 후에는 가족, 친구와 함께 인형 역할극 및 포토타임에 참여할 수 있다.

김완형의 노래를 관람하는 시민들

김완형의 노래를 관람하는 시민들

다시 발길을 벚꽃음악회장으로 옮긴다. 앞서 타조와 얼룩말 등 몇몇 동물이 먼저와 울타리 사이로 무대를 기웃거린다. 무대 뒤편으로 멀리 산에는 벚꽃이 만연하다.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를 선사하는 싱어송라이터 뮤지션 김완형씨가 자신의 히트곡인 '솔로'를 열창했다. 김씨가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봄이면 씨앗뿌려~'하며 남진의 '님과 함께'를 열창하자 연세 든 어른들은 박수를 치며 따라했다.

음악회가 끝날 무렵 바로 옆 광장에서는 동물코스튬 플레이가 시작됐다. 서울동물원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옷을 입은 플레이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봄놀이를 즐기는 시간이다. 아시아코끼리, 꽃사슴, 반달곰, 호랑이 등의 옷을 입은 플레이어가 어린이들을 안아주고, 악수하며 동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줬다. 인근 부스에서는 페이스페인팅으로 어린이들의 얼굴에 동물그림을 예쁘게 그려주기도 했다.

이상림 사육사의 마술쇼

이상림 사육사의 마술쇼

이번 봄 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마술쇼'라 할 수 있다. 동물원 사육사로서 봄바람마술쇼를 펼친 이상림씨의 마술이 진행될 때마다 어린이들의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 이 씨는 마술하는 파충류, 특히 뱀 사육사로 잘 알려진 사육사다. 신비와 호기심에 빠진 어린이들에게 마술 사이사이 들려주는 동물이야기도 구수하다. 마술 중에 가족을 무대로 초대해 함께 마술공연을 펼치면서 참관율을 높이고 재미를 더한다. 동양관 앞 잔디밭에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볕 때문에 목 타는 어린이들을 위해 음료도 준비해 나눠주는 센스가 돋보인다.

버블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들

버블 체험을 하고 있는 가족들

뭔가에 홀린듯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곳은 벚꽃버블장이다. 겹으로 꽃이 피어 더욱 풍성한 겹벚나무 아래에서 비눗방울과 함께 봄의 낭만을 만끽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버블쇼 전문 매직헌터가 버블을 잘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자세히 알려준다. 그러나 입으로 비눗방울을 불기에만 급급한 체험자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욕심내지 않고 일러 준대로 한 체험자들은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들어내 공중으로 두둥실 날렸다.

이들 프로그램은 동물원 입장객이면 누구나 참여하고 관람할 수 있다. 봄축제는 26일까지 펼쳐진다. 동물원 입장료는 어른(만19세~만64세)3,000원, 청소년(만13세~만18세) 2,000원, 어린이(만6세 이상~만12세) 1,000원이다.(문의전화 02-500-7335)

봄 축제 프로그램 외에도 공원을 둘러싼 주위 아름다운 산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심보다 늦어 이제야 한창 만개한 노란 개나리, 분홍 진달래가 초록 숲속에 형형색색 물감으로 찍어 바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봄바람 봄놀이 축제기간을 놓치면 일년내내 후회할 것 같다. 돗자리 하나 챙겨 들고 가족끼리, 또 사랑하는 연인끼리, 직장 동료들과 함께 아니면 혼자라도 꼭 찾아보았으면 한다.

■ 서울대공원 봄바람 봄놀이 축제 프로그램(4.11~4.26)

 ○ 벚꽃음악회(각30분) [14:00, 15:00, 16:00, 17:00 / 동물원 정문 광장]

 ○ 동물코스튬 플레이(각50분) [13:00, 14:30, 16:30 / 동물원 정문광장]

 ○ 동물원 인형극(각30분) [13:00, 15:00 / 남미관 맞추피추상 앞]

 ○ 이상림 사육사의 봄바람 마술쇼(50분) [15:00~15:50 / 동양관 앞 잔디밭]

 ○ 벚꽃버블(각30분) [13::00, 14:00, 16:00 / 동물원 정문광장]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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