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들길도 좋지만 ‘강길 둘레길’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5.04.17. 10:53

수정일 2015.04.17. 17:16

조회 1,375

강서둘레길 제3코스에서 볼 수 있는 아라뱃길 한강갑문

강서둘레길 제3코스에서 볼 수 있는 아라뱃길 한강갑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의 시(詩) '풀꽃'이다. 서울 도심에 있지만 지천으로 널린 풀꽃, 이 풀꽃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둘레길이 있다. 방화대교 남단에서부터 행주대교를 지나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토끼굴로 이어지는 강서둘레길 제3코스(4.56km)가 그렇다. 자연의 맛 그대로 살아있는 습지 동·식물, 드넓은 강변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을 쐴 수 있는 '강(江) 길'이다. 이제 평범한 둘레길은 식상하다.

강서둘레길 안내도(한강변이 제3코스이다)

강서둘레길 안내도(한강변이 제3코스이다)

제 3코스 '강길'은 습지생태공원지역과 넓은 벌판지역 등 크게 2구역으로 나뉜다. '강길'의 시작점인 방화대교 남단에서부터 37만㎡의 자연습지생태공원이 펼쳐진다. 물가에는 실버들·수양버들이 샛노란 잎과 꽃을 피우고, 물속에서는 잉어 떼가 봄나들이를 다닌다. 진흙 뻘로 기어나온 '자라'는 길게 목을 뽑고 봄볕 아래서 선탠(suntan)에 열중이다. 맹꽁이는 여름채비에 한창이고, 철새 조망대를 찾은 어르신들은 봄날의 망중한을 즐긴다. 쉼터용 의자와 나무 데크(Deck), 호젓한 산책로가 조화를 이룬 습지탐방로, 미로 같은 두 갈래 길은 가족나들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습지공원에서 잉어떼가 봄나들이를 하고 있다.

습지공원에서 잉어떼가 봄나들이를 하고 있다.

강서습지생태공원지역을 지나 행주대교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한강하구의 드넓은 공유수면이 나타난다. 특별히 만든 꽃밭이나 인공식재는 없지만 풋풋함이 그득한 자연 그대로의 광활한 벌판은 가슴을 뻥 뚫는다. 할미꽃, 패랭이꽃, 씀바귀, 냉이 그리고 척박한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이름 모르는 '들풀'이 지천이다. 수건을 둘러쓰고 봄나물 캐는 아낙네 모습을 보면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의 풍경 같다. 특히 강을 따라서 불어오는 시원한 봄바람은 이 둘레길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둘레길에서 보이는 방화대교와 실버들 모습

둘레길에서 보이는 방화대교와 실버들 모습

또한 방화대교에서 행주대교에 이르는 2km의 올림픽도로 방죽에는 개나리, 진달래가 만개해 있다. 그 아래로 나있는 자전거 길에서는 라이딩족(Riding族)이 아라뱃길을 향해 미끄러지듯 내달린다. 둘레길 오른편의 한강은 흰 비단을 깔아놓은 듯 은빛으로 반짝인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면 봄꽃이 만개한 개화산 자락과 아름다운 아치형의 방화대교가 한 눈에 들어오고, 강 건너편에는 행주산성이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을 내려다보며 우뚝 솟아있다

둘레길, 자전거길과 올림픽대로 뚝방의 개나리길

둘레길, 자전거길과 올림픽대로 뚝방의 개나리길

이 코스로 오려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왜냐하면 방화대교 남단 아래에 넉넉한 공용주차장이 있으니 말이다. 또 주차장 옆에는 어린이용, 커플용, 일반용 등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빌려주는 '자전거대여소'가 있어서 둘레길 산책과 더불어 라이딩(Riding)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화장실과 매점 등 편의시설과 '한강공원 강서안내센터(02-3780-0621~3)에서 필요한 안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방화대교 남단 아래의 자전거 대여소 자전거들

방화대교 남단 아래의 자전거 대여소 자전거들

약간의 간식거리만 준비한다면 서울도심을 벗어나지 않고서도 색다른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드넓은 둘레길, 바로 강서둘레길 제 3코스이다. 폭신폭신 밟히는 '흙길'에서는 봄내음이 묻어나고, 한강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봄바람은 탐방객의 기분을 업(Up) 시켜준다. 황량한 듯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속이 꽉 찬 둘레길, 봄철에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강(江) 길'이다. 특히 따사로운 봄 햇살이 그리울 때 걸으면 더 없이 좋은 둘레길이다.

#강서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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