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로맨스, 남산에겐 환경파괴범

시민기자 문경아

Visit570 Date2015.04.15 13:25

남산타워에 거대하게 세워진 사랑의 자물쇠 트리

남산타워에 거대하게 세워진 사랑의 자물쇠 트리

연인이라면 한번쯤 걸어본다는 사랑의 자물쇠. 서울 명소 중 하나인 남산타워에도 사랑의 자물쇠를 거는 곳이 있다. 하지만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아름다운 광경 뒤에는 몸살을 앓고 있는 남산의 모습이 숨어 있다고 한다. 최근 봄꽃구경으로 많은 연인들이 찾는 남산타워. 도대체 남산타워 앞 사랑의 자물쇠에는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녹슨 자물쇠, 결국 토양 오염의 주범

자물쇠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비를 맞고 시간이 지나다보니 자연히 녹이 슨다. 더구나 야외에 있어 눈, 비를 자주 맞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있는 남산타워 사랑의 자물쇠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자물쇠를 걸어 놓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눈, 비로 인해 산화되어 녹이 슬고, 녹물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 모두 닳은 자물쇠가 산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결국, 산의 오염으로 이어지게 된다. 봄꽃이 아름답게 피어야 할 남산에 이러한 무거운 쇳덩어리가 툭툭 떨어질 때마다 남산은 신음소리를 내며 앓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눈과 비에 의해 자물쇠는 녹슬어간다

시간이 지나면 눈과 비에 의해 자물쇠는 녹슬어간다

열쇠함 만들어 놨지만, 어떤 이에겐 무용지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자물쇠로 단단히 잠근 열쇠,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겠다며 ‘다시는 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는 저 멀리 산으로 던지는 모습을 TV나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던진 열쇠 역시 산에서 녹슬고 토양 오염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남산타워 운영소에서는 열쇠함을 마련했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열쇠함에 열쇠넣기운동에 동참했고, 예전보다는 산에 열쇠를 던지는 행위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소수의 사람들은 산에 열쇠를 던지고 있었다. 특히, 남산으로 관광을 온 외국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TV나 영화 속에서 열쇠는 던지는 장면을 보고 환상이 있어서 그런지 이러한 행위를 종종 한다고 한다.

남산타워 카페에서 일하는 알바생 김주환씨는 사랑의 자물쇠를 거는 사람들을 많이 보는 사람 중 하나다.

“가끔 보면 열쇠를 던지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막 소리를 지르면서까지. 열쇠함을 만들어 놓은 취지가 있는데 무시하는 건지 뭔지… 열쇠를 던지는 짜릿한 기분 같은 것은 환경을 위한다면 잠시 접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자물쇠 열쇠를 모으는 열쇠함

자물쇠 열쇠를 모으는 열쇠함

‘사랑이 다시 사랑으로 번진다’ 남산타워에 설치된 열쇠함에 쓰여 있는 말이다. 환경에 대한 사랑이 많은 연인들과 사람들을 위한 큰 사랑으로 번지기를 고대한다.

프랑스도 사랑의 자물쇠로 몸살

사랑의 자물쇠로 인한 문제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 다리 주변에 걸어놓은 사랑의 자물쇠 때문에 세느강 지역에서는 자물쇠 부착 금지 청원까지 일고 있다고 한다. 대략 70만개에 달하는 자물쇠는 시민들에게 ‘녹슬어 보기 싫은 철 구조물’이라는 취급을 받고 있다. 더구나 자물쇠가 강 위에 설치되어있어, 혹여나 강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떨어질 수도 있어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사랑의 자물쇠는 이제 그만(No Love Locks)’이란 캠페인 청원서에 이미 프랑스인들이 1,700명이나 서명을 할 정도이다. ‘철거하자’는 의견과 ‘사랑의 추억은 소중하니까 유지하자’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는 사랑의 자물쇠를 거는 것을 대신할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과 ‘사랑’. 프랑스 시민들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것일까?

남산이 더 이상 아프지 않도록, 환경을 생각해야

남산을 찾은 커플에게 사랑의자물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남산을 찾은 커플에게 사랑의자물쇠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남산을 찾은 한 커플에게 사랑의 자물쇠가 남산에 주는 영향에 대해 묻자 “자물쇠 때문에 오염이 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아직도 사회적 각성이 부족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늘어나는 자물쇠와 열쇠들 그리고 열쇠함이 생겨났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산으로 열쇠는 던지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만 생각할 때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토양 환경을 먼저 뒤돌아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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