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이미지 안 찍는 게 최선이다

하재근(문화평론가)

Visit1,124 Date2015.02.24 14:30

컴퓨터ⓒ뉴시스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컬처 톡’ 85

2014년 한 해 동안 인터넷에서 자신이 나오는 성행위 동영상을 삭제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돼 삭제된 경우가 1,404건에 달한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발표했다. 자신의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설사 안다고 해도 쉬쉬하면서 조용히 지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자의 수는 삭제 건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음란 이미지가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몰카에 당한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가 모텔 등에 몰카를 설치해놓고 그 영상을 판매하는 것이다. 일본에 원정 성매매를 하려 간 여성들이 영업하는 곳에서 누군가가 몰카로 촬영해 동영상을 유포하기도 했었다. 이렇게 몰카에 당하는 경우는 불가항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다른 사례들은 조심만 한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자기가 자신의 영상을 찍어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다. 외국에 팔면 국내엔 알려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엔 국경이 없다. 외국 사이트에 있던 영상도 얼마든지 국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그러니까 외국이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말아야 한다.

자기 스마트폰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놓고 스마트폰을 잃어버려 유포되는 경우도 있다. 또, 요즘엔 스마트폰 사진이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와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자마자 자동적으로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 되는 것이다. 미국에선 그 서버가 해킹당해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누드 사진들이 유출된 사건이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이나 사진을 찍었다가 삭제한 후, 데이터가 다 사라진 줄 알고 스마트폰을 중고폰으로 팔아넘겼다가 업자가 데이터를 복원해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

요즘엔 모든 컴퓨터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 컴퓨터에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인터넷 해킹을 통해 누군가가 그 카메라를 원격 작동하는 경우가 생긴다. 화상채팅 때문에 컴퓨터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람들도 있고, 노트북을 샀더니 기본적으로 카메라가 장착된 경우도 있다. 이런 카메라를 해킹해서 영상을 찍는 것이다.

최근엔 채팅도 심각한 문제다. 채팅하던 중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가 그게 나중에 문제로 돌아온다. 모르는 여자와 채팅하다 그 여자의 요구로 자기 몸을 보여줬는데 그게 동영상으로 캡쳐 돼서 협박당한 사건도 있었다. 여자인 줄 알았던 상대는 사실 남자였고 동영상 캡쳐를 위해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이었다.

요즘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는 애인이나 배우자의 복수다. 헤어진 짝이 복수심에 불타서 상대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사건이다. 공개까지 가거나 아니면 공개하겠다며 협박해 상대를 옭아매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종합하면 맨 처음에 거론한 몰카 피해자 말고는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이었다. 원칙적으로 아예 문제 사진이나 동영상을 안 찍으면 된다. 호기심, 판매, 애인의 감언이설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촬영해선 안 된다. 그리고 채팅 중엔 옷을 벗지 말아야 하며, 모르는 사람과의 채팅 시에 상대를 믿어선 안 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에 카메라를 설치할 경우 주의를 기울여서, 사용하지 않을 땐 카메라 렌즈를 덮어놓는 등의 관리를 해야 한다.

이렇게 원천적으로 예방하지 않으면, 상황이 벌어지고 난 후엔 수습이 어렵다. 공개된 동영상은 보통 ’00녀’라는 타이틀로 동영상 사이트에 유포된다. 이때부턴 그야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을 공유하는데다가, 국경을 넘어서까지 영상이 퍼져가기 때문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길은 일단 경찰에 신고하고, 디지털 세탁소에 의뢰해서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지워도 이미 인터넷에 퍼진 것을 모두 청소하긴 힘들다. 애초에 정신을 바싹 차리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한 때의 호기로 스마트폰 촬영을 하거나 음란 영상 채팅을 하는 등의 문화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세상이 점점 무서워진다.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