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테지 겨울축제'가 전하는 재미와 감동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15.01.12. 15:56

수정일 2015.01.13. 16:37

조회 1,023

어머님이 남겨주신 오래되고 낡은 외투를 입고 다니는 '아카키'. 열심히 일하고 아껴서 힘들게 외투를 사게 되지만, 길에서 강도에게 새 외투를 빼앗기고 다시 추위에 떨게 된다. 하지만 '아카키'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물리치는 '외투' 이야기.

눈 덮인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슬프지만 따뜻한 이야기가 혜화동의 작은 소극장 안에서 펼쳐졌다. 러시아의 소설가 고골의 작품 '외투'를 각색한 가족극이다. 원작의 슬픈 결말과는 다른 행복한 끝을 아이들은 보게 된다. 옥종근 작가가 1년간 수공예로 제작한 미니어처 무대와 새롭게 선보이는 3D 입체영상기법 등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 컷 자극하였다.

가족극 '외투'는 '제11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의 공식초청작 중 하나이다. 국내 최대 어린이청소년 공연예술축제인 '제11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는 지금까지 10만여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참여하여 '온 가족을 위한 좋은 공연 길라잡이'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시테지(ASSITEJ)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의 프랑스어 약자로 아동청소년극의 발전 및 교육과 국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1965년 유럽에서 결성된 비정부, 비영리 국제기구이다. 아시테지 세계본부는 현재 전 세계 76개국의 아동청소년공연단체 및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한국본부는 1982년 설립되었다.

가족극 `외투`가 공연된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 예술극장]

가족극 `외투`가 공연된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 예술극장]

현재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152개의 아동청소년 연극 전문극단, 극작가, 평론가, 기획자, 연구자 등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와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를 개최한다. 국내에 척박한 아동청소년을 위한 공연문화의 환경을 조성하고 어린이와 가족 관객들에게 건강한 공연을 상연하는 등 국내 아동청소년연극인들의 활동을 장려하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 아동청소년연극인들에게 자극과 용기를 주고자 '아시테지 연극상'과 '서울어린이연극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고, '국제협력 프로젝트'와 '아시아대회' 등 해외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아시아 아동극의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1월 8일 축제의 첫날 가족극 '외투'가 공연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는 좌석의 90% 이상이 차있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의 관객이 대부분이었고 러닝시간 50분 동안 아이들은 집중해서 무대를 봤다. 아이들은 이해하기에는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지루해하지 않고 지켜봤다. 원작을 이미 읽었던 나는 각색을 통해 다른 결말을 이끌었지만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공연이 끝이 나고 한 켠에 있던 미니어처 무대는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공연 중에 보았던 배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이었다. 다시 무대에 오른 배우들과 기념촬영도 하고 공연장 밖에 설치되어 있는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었다.

`외투`의 공간을 보여주는 미니어처

`외투`의 공간을 보여주는 미니어처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의 또 다른 공연장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 역시 배우들과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우리가 하늘이고 땅이고 바다이고 세상이다. 함께 악기를 부르고 무대를 꾸미고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된다. 어디까지가 무대인지 구분도 없이 함께 즐기는 체험놀이연극 '할망3'. 추천체험극 중 하나인 '할망3'는 큰물이 진 후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는 과정을 다룬 홍수 신화와 제주도의 설문대할망, 마고할미 신화를 모티브로 한 천지창조를 다룬 작품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극장 안으로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하는 배우들은 어린아이들에겐 이것저것 질문도 하면서 흥미를 이끌었다. 무대이면서 관람석이기도 한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은 금세 배우들과 관객들로 꽉 들어찼다.

마로니에 다목적홀 축제 현장

마로니에 다목적홀 축제 현장

방석을 깔고 앉은 자리 주위로 배우들이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머리 위로는 알록달록한 천이 넘실거린다. 한순간 극장 안은 바다가 되고 아이들은 바다 속을 헤엄치고 물고기를 잡는다. 말발굽소리, 새소리, 비 오는 소리, 개구리 소리가 나는 악기들을 불며 무너진 세상을 함께 만들어간다. 대사와 함께 수화의 동작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손을 끌고 나가 공연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아름다운 국악기의 선율이 흘러나오고 배우들의 경쾌한 퍼포먼스와 관객과 함께 이끌어나가는 공연은 어린 아이들부터 함께 온 부모님,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모두 만족할 만한 무대였다. 공연장 밖에서는 할망가면 만들기도 이어져 아이들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할망 가면 만들기 체험

할망 가면 만들기 체험

2015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일정표

2015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 일정표

'제11회 서울 아시테지 겨울축제'는 2015년 1월 8일(목)부터 17일(토)까지 총 10일 간 개최된다. 올해 최고의 우수 아동청소년연극을 선발하는 '서울어린이연극상' 본선에 오른 세 작품과 함께 그간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아온 공식초청작 여섯 작품, 관객이 직접 참가하는 체험공연 두 작품이 관객을 맞이하게 된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마로니에공원 다목적홀 등 총 4곳의 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신비로운 오래된 신화로부터 세계적인 작가의 명작동화까지, 온 가족의 상상력을 풍성하게 채워 줄 이야기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서로 간에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방학 #대학로 #연극 #아시테지겨울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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