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9) 지하철보다 빠른 ‘지름길 버스들’

시민기자 한우진

Visit3,148 Date2015.01.05 16:57

서울의 자랑거리인 서울지하철은 외국인들이 꼽은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안내가 잘 되어 있고, 서울 곳곳에 뻗어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서울지하철을 이용할 때 돌아가는 코스가 불편할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이용할 수 있는 게 버스다. 지하철보다 노선설정이 자유로운 버스는 마치 지하철의 지름길 같은 역할을 한다. 이번 회에는 돌아가는 지하철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지름길 버스’들을 소개한다.

면목동과 명일동을 최단 거리로: 지선버스 2312번

강동구와 중랑구는 한강을 마주보고 건너에 있는데다가 그 사이를 아차산이 막고 있어 이동이 매우 힘들었다. 지하철로 가려면 5호선과 7호선을 이용해야 하는데, 광진구를 경유해야 하고 군자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군자역은 환승거리도 짧은 편이 아니라서 이동이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작년 11월 21일 구리암사대교와 용마터널이 개통되면서 강동구~중랑구간 도로 이동 거리가 매우 짧아졌다. 하지만 이 혜택을 자가용 이용자만 보라는 법은 없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이곳을 지나는 지선버스(초록) 2312번을 발 빠르게 개통시켰다.(12월 23일) 이 버스를 지하철의 지름길로 활용할 수 있다. 7호선 사가정역에서 5호선 명일역까지는 군자역 환승시간을 포함해 약 25~27분이지만, 사가정역에서 2312번 버스를 타면 명일역까지 15분이면 된다.

2312번 노선 안내도 ⓒ강동구청

2312번 노선 안내도


명일-사가정 지하철 경로 ⓒ서울시

명일-사가정 지하철 경로

아쉬운 것은 2312번의 배차시간이 14분으로 긴 편이라는 점인데, 5호선 강동역 동쪽 구간도 분기운행으로 인해 낮 시간 운전시격이 12분까지 벌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그 차이가 큰 것은 아니다.

이렇듯 지하철은 5호선과 7호선을 이용하여 1회 환승에 광진구 우회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름길 버스’인 2312번을 이용하면 중랑구와 강동구 사이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아울러 향후 서울시 경전철 면목선(청량리~신내)이 개통하면, 장안교 사거리에서 2312번의 연계도 기대된다.

강남구를 지름길로 빠르게: 지선버스 4419번

강남구는 동서남북으로 잘 구획된 도로로 유명하다. 이러한 도로를 따라서도 지하철이 놓여 있는데 문제는 동서선(東西線)에 비해 남북선(南北線)이 적다는 것이다. 즉 동서선인 7호선-9호선(예정)-2호선-3호선이 강남구의 동서를 조밀하게 가로지르고 있는데 비해, 남북선인 3호선은 서초구의 고속터미널로 우회하고 있고, 신분당선은 올라가다가 강남역에서 끊겨있다. 그나마 분당선이 강남구의 남북을 관통하는 유일한 전철이다.

이 때문에 3호선을 타고 강북에서 강남으로 내려오면 고속터미널이나 교대까지 우회를 한 후 비로소 강남구로 들어올 수 있는 불편함이 있다. 이 같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 역시 지름길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바로 압구정역에서 지선버스 4419번을 타는 것.

강남구내 지하철 경로와 4419번 경로의 비교 (서울시 지도에 한우진이 표시)

강남구내 지하철 경로와 4419번 경로의 비교 (서울시 지도에 한우진이 표시)

강북에서 압구정역으로 내려온 3호선은 서쪽으로 틀어 고속터미널쪽으로 가는데, 압구정역에서 환승 가능한 4419번은 반대 방향인 동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청담역(7호선), 봉은사역(9호선(예정), 삼성역(2호선), 학여울역(3호선)으로 진행한다. 이를 소순환선으로 생각해보면, 압구정역~학여울역 간 서쪽 반원을 3호선이 맡고 동쪽 반원은 4419번이 맡고 있는 셈이다.

결국 4419번을 타면 고속터미널로 돌지 않고도 반대편 강남구의 남북을 빠르게 갈 수 있다. 또한 COEX나 SETEC같은 상업시설이 몰려있는 영동대로를 관통하는 것도 편리한 점이다. 아울러 첨언하자면 4419번은 현재 서울시에서 위례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추진 중인 ‘위례신사선’과 노선이 비슷하다. 위례신도시 입주가 계속되는 지금 4419번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위례신사선 지하철을 더 빨리 추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악산을 관통한다: 간선버스 153번

서울시의 지하철은 기본적으로 외곽에서 서울 도심을 향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외곽에서 외곽을 이동할 때 불편한 경우가 생긴다. 특히 지형지물이 가로막고 있을 때는 더 그렇다. 대표적인 곳이 서대문구와 성북구 사이다.

3호선이 서대문구를 지나고 4호선이 성북구를 지나지만, 서대문구에서 성북구를 가려면 남쪽으로 크게 내려와 3~4호선 환승역인 충무로까지 우회를 해야 한다. 바로 가는 지하철이 없는데다가 북악산까지 막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럴 때는 지하철 대신 바로 질러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게 해답이다. 특히 버스는 북악터널을 이용하므로 양쪽을 최단거리로 이어준다.

예를 들어 홍제역에서 길음역을 갈 때 지하철 대신 간선버스 153번을 타면 된다. 역 바로 앞에 정류장이 있진 않지만, 양쪽을 30분 내로 이어준다. 지하철은 32분으로 좀 더 걸리는데다가, 환승과 지상-지하 이동을 고려하면 버스도 좋은 선택이다. 실제로 홍제~길음 구간은 오래전에 서울시가 경전철을 건설할 것을 구상하기도 한 구간이다. 비록 경전철이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양쪽 간 교통편의 개선을 위한 서울시의 의지는 버스노선을 통해 남아있는 셈이다.

홍제역 근방과 길음역 근방 사이는 153번 버스로 28분이 걸린다 ⓒ서울시

홍제역 근방과 길음역 근방 사이는 153번 버스로 28분이 걸린다

버스와 지하철은 양쪽 모두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두 노선이 경쟁을 한다면 그것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 중복 노선은 줄이고, 지하철을 보완하는 버스노선을 늘리는 게 세금을 알뜰하게 쓰는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지하철이 돌아가는 구간에서 운행되는 ‘지름길 버스’는 큰 의미가 있다.

버스가 지하철보다 느린 것은 사실이지만, 버스는 지상에서 다니고 승객의 출발지와 목적지도 지상에 있는 것을 생각하면 버스의 시간 단축 효과는 상당하다. 앞으로도 서울시의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상호보완하면서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한 공공교통망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 서울시 버스 및 지하철 정보는 서울교통정보센터(http://topis.seoul.go.kr) 참조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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