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경제 쉽지 않다는데...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발행일 2015.01.05. 10:28

수정일 2015.11.17. 19:41

조회 291

항구

경제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79

2015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에는 서민 살림에 빛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지 없다. 그런데 올해도 한국경제가 그리 밝을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 필자가 사석에서 경제 관료로부터 들은 얘기는 내수경제가 내년에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창 잘 나갔던 IT와 자동차마저 성장곡선을 타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을 뜯어보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2015년에도 이익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듯 보인다.

그리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큰 흐름이 인구감소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일본 전문가인 전영수 박사는 최근 <인구 충격의 미래 한국>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고 인구감소가 불러올 10가지 우울한 트렌드를 예견했다. 사뭇 충격적이기까지 한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인구감소로 실업 늘고 미래는 더 불안해질 수 있어

우선, 힘세진 여자가 미래사회를 바꾸는 주역이 된다는 것이다(1. 여성시대). 남아 대신 여아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근육을 포기한 남자는 외롭게 밥을 먹을 수 밖에 없다(2. 남성거세). 중성화에 익숙해진 청년인구는 오직 살아내고자 고독을 선택한다(3. 생활독신). 일자리 축소로 돈 없고 꿈 없는 감축성장이 오며 가난은 숙명이 된다(4. 실업빈곤). 오늘도 모를 판에 내일의 위험은 더더욱 냉혹하게 다가올 확률이 높다(5. 미래불안).

저성장의 피 말리는 생존경쟁이 일상다반사로 펼쳐지며 소비시장은 없는 살림을 축내는 착취적인 시장구조로 재편된다(6. 비용압박). 돈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경험으로 청년세대는 방관자적 입장을 선택하게 한다(7. 인생득도). 인구감소의 주역이자 희생양인 후속세대의 불행은 무차별적이다. 부자노인은 도시로 몰려들고, 빈곤노인은 도시추방을 선고받고(8. 도시집중), 정치는 표를 손에 쥔 노인인구가 좌지우지한다(노인표류). 살기 위해선 일의 숙명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삶이 펼쳐진다(10. 평생근로). 전영수 박사가 한국이 따라가는 일본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이런 분석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시는지...

알뜰한 저축과 합리적인 투자로 미래 위한 자산 쌓아야

예상대로 이런 암울한 미래가 펼쳐진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가능한 빨리 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당장 소비 생활에서 기쁨을 찾지 말고 돈을 모으는 재미를 배우고 저축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투자해 미래에 사용할 자산을 차근차근 모아야 한다.

한편, 경제가 어려워지면 삶이 불행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만할 필요는 없다. 전영수 박사의 책과 비슷한 시기에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라는 책이 또 출간됐다. 역시 일본 얘기인데, 1990년대 이후 일본 경제는 어려워졌고 비정규직과 일해도 가난한 워킹푸어가 늘었다고 했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격차(格差)사회인데 일본 젊은이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고도성장기였던 1960~1970년대 20대 젊은이의 생활만족도는 50~60%인데, 2010년 조사에선 65~75%로 올랐다. 미래를 낙관해서라기 보다는 현재를 즐길 줄 아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재무적으로는 미래를 대비하되 현재의 작은 일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즐기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다.

한국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말했지만 희망의 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영국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경제규모는 16년 뒤 독일 바로 아래인 세계 8위 수준에 오른다. 한국이 꾸준한 경제성장을 이뤄 국내총생산(GDP) 규모 측면에서 이 같은 유력 경제국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경제연구소가 한국경제가 발전할 것이라 말하듯, 해외에선 한국을 우리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재테크 #명순영 #전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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