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떠나는 서울여행 (25) 바다가 내입으로 호로록~

시민기자 김종성

Visit1,496 Date2014.12.05 13:27

노량진수산시장ⓒambition2

노량진수산시장

노량진수산시장은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이다. 경매장과, 판매장, 2층의 여러 식당가로 이루어진 한국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이다. 상인과 경매인 등 종사 인원만 3,400여 명이다.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이 민생행보를 한다며 꼭 들리는 단골 장소이기도 하다. 1927년 서울역 부근 의주로에서 경성수산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2002년부터 수산업협동조합이 시장을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국에서 모인 각종 수산물이 이곳에 모여 경매 방식으로 전국 각 시장으로 운송된다. 경매는 패류, 선어, 활어로 나뉘어 새벽 1시 ~ 5시까지 한다. 또한 경매뿐만 아니라 일반 도매·소매도 하고 있다. 특히 경매율이 90%가 넘어 일본과 중국 시장 및 수산 관련 기관뿐 아니라 대학교에서도 경매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바다내음이 가득하다. 짭쪼름한 소금 냄새가 풍겨오는 게 어디 바닷가 포구에 온 듯 착각이 들게 한다. 그 냄새를 따라 가면 줄지어 주인을 기다리는 풍성한 수산물 천국이 나온다. 싱싱한 횟감을 고르려는 손님들 사이로 박스를 힘겹게 나르거나 걸쭉한 목소리로 손님과 흥정을 하는 상인들이 싱싱한 활어처럼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도심 속 이채롭고 정겨운 재래시장이기도 하지만 치열한 삶의 터전임이 느껴진다.

모듬회

노량진 수산시장은 서울에서 가장 큰 ‘생선가게’이자 ‘횟집’이기도 하다. 보통 경매가 이뤄지는 새벽 1~5시 사이가 도매상인을 위한 시간이라면,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그리고 늦은 밤까지는 싱싱한 횟감을 찾아 나선 손님들로 북적인다. 직접 고른 생선으로 바로 현장에서 회나 매운탕, 찜을 해먹는 즐거움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으니 찾는 이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 홍해삼, 말전복, 세발낙지 등 바다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평소엔 보기 힘든 해산물도 실컷 구경하고, 푸짐한 해산물 먹거리를 놓고 시끌벅적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시장은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돼 언제든 찾아도 헛걸음할 일이 없다.

대도시에 있는 수산시장으로 유명한 일본 도쿄의 츠키지 수산시장이 훨씬 더 크지만 살아있는 ‘활어’ 위판과 판매량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만만치 않은 규모를 자랑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석 요리사들이 이곳을 둘러보고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받고 가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노량진 수산시장의 대표 상품이 생선회라는 점은 이견이 없을 듯 싶다. 손님이 보는 앞에서 직접 고른 생선을 잡아 회로 썰어 주는 것을 바닷가가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수산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광어, 우럭부터 농어, 민어, 방어, 전어, 도미 등 철따라 다양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젓갈

이렇게 구입한 회나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포장을 해서 가져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수산시장 내 2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 것이다. 가져온 생선으로 매운탕 혹은 지리를 준비해주고, 사온 해산물을 손질해서 내주거나 구이, 찜 등을 해주기도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식당에서 먹을 때는 일명 ‘초장값’이라 하여 1명당 2~3천원의 비용을 낸다. 식당에서 따로 파는 다양한 음식 메뉴를 선택할 수도 있다.

식당들에서는 회, 매운탕 외에 생선전은 물론 낙지볶음 등등 해산물을 사가서 요청하면 다 해준다. 매운탕도 기본 매운탕 말고, 생선 종류에 따라서 지리로 부탁해도 좋고. 라면을 넣어 해물라면을 보글보글 끓여먹는 맛도 특별하다.

활어가 아닌 숙성을 한 선어를 즐기고 싶을 때는 수산시장 누리집에 나오는 식당 가운데 하나를 골라 미리 전화를 하여 도착 예정시간과 생선 종류와 양 등을 정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층에 있는 식당은 랍스터, 킹크랩, 대게 등을 전문 음식점에서 먹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쪄서 먹을 수도 있어 좋다.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동호회 친구들과 같이 간 기자는 이맘때의 제철 생선 방어를 먹었다. 머리는 구워먹고 살은 회를 떠먹는 생선으로 매운탕엔 부적합하다. 수산시장 식당가에서는 3천 원만 주면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머리구이를 먹을 수 있다. 다양한 생선회를 먹고 싶다면 4만 원부터 시작하는 모듬회를 추천한다. 평소 먹기 힘든 고급 제철회가 종합선물세트로 나온다.

참고로 생선회는 바로 떴을 때보다 몇 시간 숙성시킨 것이 더 맛 좋다는 사실은 회를 더 쫄깃하고 맛있게 먹기 위한 요긴한 팁이다. 요즘 맛과 식감이 좋은 제철 해산물로는 생굴, 꽃게, 갑오징어 등이 있다. 대부분의 해산물 요리가 음료수(혹은 술)까지 다해서 인당 2~3만 원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노량진 수산시장이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진 시장이라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수산시장 옆에 새로 공사 중인 건물이 자리를 잡으면 노량진 수산시장도 도쿄의 츠키지 수산시장처럼 도시 속의 이채로운 관광명소가 될 듯하다.

수산시장 해삼

노량진 수산시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한 현대화 작업을 하고 있다. 수산물 가공처리장과 제빙실 등 냄새가 심하게 나는 시설을 옮기기 위해 지하 2층, 지상 6층의 새 건물을 짓고 있다. 일본 원전사고 후 방사능 측정검사기계를 들여와 매일 방사선 검사를 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호객행위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활어회 코너쪽 특히 입구에서는 여전했다. 부산 자갈치 시장 상인 아지매들의 “보이소, 오이소, 사이소” 하는 외침은 애교 수준이다. 활어회 코너 시장통을 지나면 상인들이 줄지어 서서 “아저씨 찾는 거 있어요? 말만 하세요, 싸게 해줄게” “안사도 되니깐 구경만 하고 가요” 등등 “호객 행위는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라고 한쪽 벽에 써 있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다. 현대화된 시설만큼 그에 걸맞는 고객맞이가 필요해 보인다.

ㅇ 교통편 : 1호선 전철 노량진역 바로 앞
ㅇ 노량진 수산시장 : www.susansijang.co.kr
김종성 시민기자김종성 시민기자는 스스로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이라 자처하며, ‘여행자의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과 사진에서는 매일 보는 낯익은 풍경도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설게 느껴진다. 서울을 꽤나 알고 있는 사람들, 서울을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이 칼럼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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