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세계여행] ② 이슬람 중앙성원이 있는 '우사단길'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4.11.21. 11:08

수정일 2014.11.21. 17:21

조회 2,133

우사단길 중심에 자리한 이슬람 중앙성원

우사단길 중심에 자리한 이슬람 중앙성원

이태원 앤티크 가구거리 벼룩시장에서 유럽 감성을 물씬 느꼈던 지난 여행. 조금 더 생경한 이태원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져 저는 또 한 번의 주말여행을 떠났답니다.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보광초등학교 주변 길로 향하자 이슬람 마트, 이슬람 음식점, 이슬람 서점 등 '이슬람'으로 가득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어요. 우연히 한 골목으로 들어서니 기묘한 풍경이 펼쳐졌죠. 6,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오래된 건물들 사이 히잡과 터번을 쓴 무슬림들, 흑인 꼬마들이 이 곳 토박이 노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색다른 풍경이 말예요.

이슬람 중앙성원으로 올라가는 길, 식료품을 파는 이슬람 마트, 서점, 세계 각 국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슬람 중앙성원으로 올라가는 길, 식료품을 파는 이슬람 마트, 서점, 세계 각 국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도 된 기분으로 들어선 이곳은 '우사단길'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요. 우사단길의 중심에 있는 커다란 돔과 아라베스크 양식으로 꾸며진 이슬람 중앙성원은 언제나 예배를 드려야 하는 무슬림들을 위한 선물로 지어졌어요. 우리나라에 들어온 무슬림들은 이 성원을 중심으로 모여 살고 있죠. 돼지를 불결하게 여기는 무슬림들의 문화 때문에 이슬람 성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돼지국밥집이 문을 닫았다는 웃지 못 할 사연이 있을 만큼, 이곳은 한국에 온 무슬림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답니다.

이슬람 중앙성원에 올라서면 한강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이슬람 중앙성원에 올라서면 한강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그런데 이 조용하던 무슬림의 공간에, 최근 또 다른 색의 바람이 불고 있어요. 이슬람 중앙성원부터 도깨비시장까지 이어진 우사단10길, 이슬람과 6,70년대의 향취가 어우러진 이 특별한 공간에 매료된 젊은 예술가와 소상공인들이 새로이 둥지를 틀었기 때문입니다. 우사단길을 사랑한 예술가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특색 있는 물건을 파는 독특한 가게들과 공방, 작업장 등이 마을의 온기를 해치지 않고 스며들었죠.

이슬람 중앙성원 입구의 안팎. 입구 바로 앞부터 수퍼마켓, 베이커리 등 우사단길 가게들이 늘어서 있어 재미있게 느껴진다.

이슬람 중앙성원 입구의 안팎. 입구 바로 앞부터 수퍼마켓, 베이커리 등 우사단길 가게들이 늘어서 있어 재미있게 느껴진다.

때마침 우사단길에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계단장'이 한창이었습니다. 계단장은 우사단길의 카페를 사랑방 삼아 모이던 예술가와 소상공인들의 공동체 '우사단단'에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여는 프리마켓이에요.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터는 악세사리나 쿠키, 잼, 패브릭 소품, 그림이나 장난감 등 직접 손으로 만든 젊은 감성의 유니크한 제품들로 가득했죠. 처음 시작할 때는 셀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소박했던 계단장.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태원의 명물이 되었답니다.

해질 무렵, 우사단길에서 다채로움으로 가득한 이태원을 내려다보았어요. 유럽과 이슬람, 청춘들을 눈에 가득 담았지만 아직도 반나절이 남아있다니 놀라웠죠. 하지만 더 놀랄 일은 따로 있었어요. 우아하고 얌전했던 이태원이 노을 속에서 아주 도발적인 변신을 준비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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