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1) GTX 계획, 어디까지 왔을까?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4.10.14. 13:33

수정일 2020.12.28. 17:26

조회 12,974

GTX 노선도 (노선과 역 위치는 변경 가능함) ⓒ국토교통부

GTX 노선도 (노선과 역 위치는 변경 가능함)

요즘 수도권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철도계획이 GTX다. 총 3개 노선으로 구성된 GTX는 지난 2009년 경기도가 정부에 건의한 철도다. GTX는 보통 지하철보다 더 깊은 지하 40~50m에서 달리며, 그 덕분에 노선을 직선화할 수 있다. 또한 정거장 개수를 최소화하여 속도가 매우 빠르다. GTX의 약자는 Great Train Express인데, 경기도에서 맨 처음 제안한 관계로 알파벳 첫 글자 G가 경기도를 생각나게 하는 점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라고 부르고 있다. GTX는 기본적으로 광역철도로서 서울과 경기도의 각 도시를 빠르게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GTX-A선은 서울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형태로서, 고양-서울시-성남, 용인, 오산으로 이어진다. 서울시내에는 연신내, 서울역, 삼성, 수서에 GTX역이 있는데, 모두 중요한 환승역들이라 서울지하철과의 연계효과가 뛰어나다. 연신내역은 3-6호선 환승역이고, 서울역은 1-4호선과 공항철도 환승역이며, 경부선 철도 시발역이기도 하다. 또한 삼성역에는 2호선이 지나가며 9호선도 인접해있다. 수서역은 현행 3호선, 분당선에 추가하여 수도권고속철도의 종착역이 들어선다. 한편 GTX가 서울시내 급행철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삼성역에서 서울역을 가려면 40분 정도 걸리지만, GTX를 이용하면 바로 다음 역이다. 무정차로 가는데다 열차의 속도가 빨라 시간단축 효과가 크다. 삼성역 한전부지가 민간에 팔리고, 서울시가 이곳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므로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아울러 서울시에서는 기존 GTX 계획에 만족하지 않고, 철도의 효과를 극대화하며 기존 철도망을 보완하는 제안들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남부급행철도'이다.
서울시가 제안한 남부급행철도와 KTX동북부 연장 ⓒ서울시

서울시가 제안한 남부급행철도와 KTX동북부 연장

남부급행철도는 GTX-B선을 변경한 것이다. 현재 서울 서부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대표적인 철도는 1호선(경인선)이다. 경인선 전철은 워낙 수요가 많아 20세기 후반에 복복선이 되었을 정도다. 1호선을 타고 강북 도심으로 들어오려면 그냥 타고 있으면 되고, 강남으로 들어가려면 신도림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그래서 신도림은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가장 혼잡한 지하철역이다. 그런데 GTX-B선은 기본적으로 1호선과 비슷한 선형을 갖는다. 인천 송도에서 출발하여 부평, 부천시를 지나고, 여의도와 용산을 거쳐 서울역과 청량리에 이른다. 1호선의 중요성을 감안했겠지만 노선 중복의 한계가 있다. 강남 방면은 여전히 환승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작년 7월 '서울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통해, GTX-B선의 방향을 강북 대신 강남으로 바꾼 '남부급행철도'를 제안했다. 그러면 서부에서 서울시에 들어올 때 강북과 강남 모두 환승 없이 진입할 수 있는 노선이 확보된다. 또한 국내 최고 수준의 혼잡노선인 2호선 강남구간(신도림~잠실)에 추가 노선이 생김으로서 혼잡 분산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서울시에서는 GTX-C선을 A선과 연결시키고, GTX 선로에 고속철도도 운행시켜 원래 수서역 종착이던 고속철도를 동북부까지 연장시킬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시의 고속철도역을 강북, 도심, 강남으로 균형적으로 배치시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KTX 동북부 연장은 향후 남북통일에 대비하여 경원선과 대륙철도로 이어지는 포석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GTX란 단지 경기도만의 철도가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 인천을 아우르는 수도권 전체의 중요한 급행철도가 될 수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GTX-A선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며, 타당성이 낮게 나게 나온 GTX-B와 C노선은 변경을 고려하고 있어서 서울시가 제안한 남부급행철도나 KTX 동북부 연장이 이러한 변경 계획에 포함될 희망도 큰 상태다. 사실 GTX는 기존의 지하철망이 빠른 속도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안으로 나온 계획이다. GTX를 지을 비용으로 차라리 기존 지하철망을 개량하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고치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게 싸다'는 말처럼, 기존 철도망을 개량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다.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 지하철 운행을 일시 중지해야 할 수도 있고, 물리적으로 공사가 불가능한 곳이 있을 수도 있다. 결국 이왕 추진하기로 한 GTX라면 그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들과 정부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GTX 노선변경에 대한 큰 그림만 제안한 상태이지만, 앞으로는 보다 세부적으로 서울시 안에서 GTX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GTX의 심도가 매우 깊다는 점을 고려하면 편리하고 빠른 환승대책이 필수적이다. 역과 역 사이 터널은 깊더라도 역 자체는 얕게 만들 필요도 있다. 자칫하면 GTX의 빠른 속도라는 장점이, 승강장까지 내려가는데 시간이 길게 걸리면서 사라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하철 운영에 많은 노하우를 갖춘 서울시 산하 지하철 공기업들이 GTX 운영에 참여하는 것에도 적극 나서야 하겠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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