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통한 힐링, 개념과 함께 하세요!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14.10.08. 15:05

수정일 2014.10.15. 15:52

조회 1,157

캠핑

캠핑장은 밤이 깊어갈수록 소리가 크게 들리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가 더욱 필요하다

[내 손안에 서울] 지난 황금연휴에 지인과 식구들을 대동하고 섬진강변으로 캠핑여행을 떠났다. 눈부신 가을빛과 운치 있는 추색(秋色)이 완연한 섬진강은 참 아름다웠다. 캠핑 둘째 날, 땅거미가 지고 컴컴한 저녁이 되자 캠핑장이 낮과는 다른 분위기로 돌변해 당황스러운 일을 겪게 되었다. 자동차 전조등을 켜놓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채, 거하게 차린 음식에 술을 마시며 고성방가를 하는 사람들로 캠핑장이 시끌시끌했다. 이를 참다못한 몇몇 캠퍼들이 주변 사람들도 있는데 좀 자제해 달라며 항의를 했다. 그랬더니 술에 취한 어느 캠퍼가 '내 돈 내고 놀지도 못하냐'며 화를 냈고 보다 못한 옆 사이트 사람들까지 끼어들면서 큰 싸움이 날 뻔했다. 결국 한밤중에 캠핑장 관리 사무소 직원까지 급히 나오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웃 캠퍼들과 언쟁을 벌이던 민폐 캠퍼들은 결국 "친구들과 파티를 하다 흥이 나서 주변을 다소 시끄럽게 한 것 같다"며 사과를 하게 되었다. 타인을 조금만 생각했더라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캠핑장 관리소장은 요즘 캠핑이 전국적인 유행이 되면서 일명 '캠핑장 진상'이 꼭 있는데 정말 혀를 차게 하는 행위들을 한다고 했다. 캠핑장 민폐의 대표적인 사례는 소음과 관련된 것이다. 내가 겪은 이번 경우처럼 음악을 굉장히 크게 틀어놓는다든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떠드는 경우다. 도심에 갇혀 살다가 자연으로 나들이 나온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캠핑장의 경우 집처럼 건물이 아닌 천막 텐트가 서로 가까이에 이웃하고 있어 저녁에 부부가 두런두런 나누는 말소리도 다 들려올 정도다. 더구나 밤이 깊어갈수록 고요해지기 때문에 주변 소리들은 더 크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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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캠핑은 자연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어떤 캠핑장은 밤 10시 이후에 술 마시는 것을 아예 금지하거나 단체 캠핑은 예약을 받지 않는 곳도 있단다. 캠핑장을 예약하려고 홈페이지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어떤 캠핑장은 첫 화면 공지사항에 "밤 10시 이후의 음주 소란행위가 있을 시 강제로 퇴장시킬 수 있다"고 명기해 놓은 걸 보기도 했다. 내가 연휴 때 머물렀던 섬진강 하동의 캠핑장도 작년에 일부 캠퍼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과 자연 훼손 때문에 잠정폐쇄되었다가 얼마 전에야 재개장한 곳이다. 지난여름 자전거 캠핑여행을 떠났을 땐, 캠핑장에서 빔 프로젝터와 스피커를 이용해 텐트 안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문제는 거기서 새나오는 영화소리와 강한 빛이었다. 자연을 벗 삼아 캠핑을 즐기려는 이웃들에게는 소음일 수밖에 없어 보였다. 당사자에게는 야외에서 보는 훌륭한 극장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빛과 소음 공해로 인해 짜증과 불쾌함만 일으키는 것이다. 이 밖에 아이들이 노는 캠핑장 아무데서나 담배 피우기, 한밤중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조명 대신하기, 어린이 팔뚝만한 작은 나무에 해먹 설치하기, 목줄 없이 애완동물 데리고 오기 등 비상식적인 일이 캠핑장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진다. 전국에 수백개가의 캠핑장이 생겨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여가활동이 되고 있는 캠핑의 그늘이라고나 할까. 이런 사회 현상을 뒤돌아보며 나도 가입했던 뜻있는 캠핑 카페에서는 '흔적 남기지 않기 (LVT ; leave no trace)' 운동을 벌이며 자연을 보호하고 진정한 휴식으로서의 캠핑을 위한 자정노력도 하고 있었다. 환경 보존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통해 머물렀던 곳에 최대한 자취를 남기지 말자는 내용이 공감되었다. 캠핑의 목적은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는 것이다. 굳이 자연 속에서 술 마시고 떠들고 놀고 싶다면 시설 좋고 넓은 펜션도 많다. 민폐 사례가 많다보니 지켜야할 캠핑장 에티켓이 많은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캠핑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 스스로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상식과 개념'을 캠핑장비와 함께 챙기면 되겠다. 참고로 캠핑을 종종 하다 보니 옆 사이트에 자리를 잡은 이웃 캠퍼들과 기분 좋게 눈인사 정도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았다. 짧은 캠핑 기간 동안 서로의 든든한 지킴이가 돼줄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지고, 내 아이가 야외에서 천방지축 뛰어다니다가 예상치 못한 위험에 직면했을 때 나 외에 가장 가까이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돼주며, 특히 아이들이 밤늦은 시간 깨어나 보채거나 울어도 짜증보다는 걱정을 해줄 수 있는 든든한 이웃 캠퍼 사이가 될 수 있어서다.

#캠핑 #캠핑장 #캠핑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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