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콘텐츠] 숙대 앞 명소 (1) 남영동 스테이크 골목을 아시나요?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4.10.05. 20:12
스테이크 골목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산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이국적인 식자재도 함께 들어왔다. 미군부대로 공급되는 식자재는 원칙상 외부 유통이 금지되었으나 군내에서 일하는 여인들의 앞치마 품에, 부대 뒷문으로, 하나 둘 담을 넘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 스테이크 가게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고 한다. 버터에 소세지와 베이컨을 구워 잘라주는 것이 전부였고, 여기에 스테이크와 각종 햄 종류가 추가되면서 한국식 ‘모듬 스테이크’가 탄생했다.
버터를 녹인 불판 위에 스테이크, 소세지, 각종 햄, 버섯, 양파 등을 올린다. 그 위에 후추, 마늘가루로 간을 하고 잘 섞어주며 익힌다. 두툼한 고기 때문인지 익는 소리가 제법 우렁차다. 한국식 스테이크 답게 피클이나 바베큐 소스 대신 잘 익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아버지의 월급 날 부모님 손을 잡고 스테이크를 먹으러 오던 꼬마들이 이제는 중년이 되어 골목을 찾는다. 40년 넘게 단골인 고객들은 “그 당시에는 부자들만 먹을 수 있던 고급 음식이지만, 지금은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됐다. 하지만 추억 때문인지 집에서 먹으면 비슷한 맛이 나지 않아 생각날 때마다 자주 찾는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아쉽게도 빠르면 2년 안에 이 골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50년 넘게 골목을 지켜온 황해집 최성국(74세) 사장은 현재 상권 재개발이 거의 확정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용산 미군부대 역시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부대에서 납품을 받아온 가게들은 더 이상 이전의 전통을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일상의 골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서울의 골목길을 탐방하며 스테이크 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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