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콘텐츠] 숙대 앞 명소 (1) 남영동 스테이크 골목을 아시나요?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14.10.05. 20:12

수정일 2014.10.06. 02:57

조회 3,199

<서울 콘텐츠 발굴 대학 연계 프로젝트>는 서울지역대학 미디어, 광고홍보 관련 학과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지역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학기 동안 학생들과 함께 작업한 내용들을 ‘내 손안에 서울’에서 최초로 공개합니다.

대 학 명 숙명여자대학교 수 업 명 소셜미디어 세미나 지도교수 문장호 참여학생 박은하, 박진영 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한 골목 들어서면 50여년 역사를 간직한 스테이크 골목이 나온다. 국밥이나 곱창 골목이 아닌 스테이크 골목을 두고 ‘역시 여대 앞이구나.’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스테이크 하면 보통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이며 고기를 써는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골목은 꽤나 토속적인 느낌을 풍긴다. 한글 정자로 큼직하게 쓰여진 간판들 마저 서양식 스테이크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겐 신기한 광경이다.
2. 숙대 남영동 스테이크
남영동 스테이크 골목 ⓒ박은하, 박진영
3. 숙대 남영동 스테이크

토속적인 간판들 ⓒ박은하, 박진영

스테이크 골목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산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이국적인 식자재도 함께 들어왔다. 미군부대로 공급되는 식자재는 원칙상 외부 유통이 금지되었으나 군내에서 일하는 여인들의 앞치마 품에, 부대 뒷문으로, 하나 둘 담을 넘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초창기 스테이크 가게에는 스테이크가 없었다고 한다. 버터에 소세지와 베이컨을 구워 잘라주는 것이 전부였고, 여기에 스테이크와 각종 햄 종류가 추가되면서 한국식 ‘모듬 스테이크’가 탄생했다.

6. 숙대 남영스테이크

한국식 모듬 스테이크 ⓒ박은하, 박진영

버터를 녹인 불판 위에 스테이크, 소세지, 각종 햄, 버섯, 양파 등을 올린다. 그 위에 후추, 마늘가루로 간을 하고 잘 섞어주며 익힌다. 두툼한 고기 때문인지 익는 소리가 제법 우렁차다. 한국식 스테이크 답게 피클이나 바베큐 소스 대신 잘 익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8. 숙대 남영 스테이크 - 복사본

가게 내부 모습 ⓒ 박은하, 박진영

9. 숙대 남영스테이크

함께 나오는 반찬들 ⓒ박은하, 박진영

아버지의 월급 날 부모님 손을 잡고 스테이크를 먹으러 오던 꼬마들이 이제는 중년이 되어 골목을 찾는다. 40년 넘게 단골인 고객들은 “그 당시에는 부자들만 먹을 수 있던 고급 음식이지만, 지금은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됐다. 하지만 추억 때문인지 집에서 먹으면 비슷한 맛이 나지 않아 생각날 때마다 자주 찾는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10. 숙대 남영스테이크

반찬과 부대찌개 ⓒ박은하, 박진영

아쉽게도 빠르면 2년 안에 이 골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50년 넘게 골목을 지켜온 황해집 최성국(74세) 사장은 현재 상권 재개발이 거의 확정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용산 미군부대 역시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부대에서 납품을 받아온 가게들은 더 이상 이전의 전통을 지킬 수 없게 될 것이다.

일상의 골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서울의 골목길을 탐방하며 스테이크 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숙명여대 #남영동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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