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건강과 행복을 꿰는 사람들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4.05.13. 00:00

수정일 2014.05.13. 00:00

조회 3,330

목화송이 협동조합의 건강면생리대

[서울톡톡]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이 만든 상품을 두고 간혹 품질이 우려스럽다는 얘기를 한다. 디자인이나 마무리가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깐깐한 소비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알토란 같은 협동조합도 있다. 건강과 환경을 위한 바느질 소품을 정성스레 만드는 '목화송이 협동조합'. 생협 주부들 사이 입소문으로 시작해 튼실한 협동조합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목화송이'를 찾아가 보았다.

건강과 환경을 위한 엄마의 바느질

건강면생리대, 컵주머니, 에코백, 장바구니(시계 방향으로)

부드러운 면의 감촉에선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내 이웃의 건강까지 살피는 넉넉함도 담겨있다. 나아가 환경까지 생각하는 올곧은 마음도 전해진다. 앞치마, 에코백, 장바구니, 건강면생리대, 무형광면행주, 컵주머니…. 소소한 물품들이지만, 결코 흔하지 않다. 따스하면서도 멋스러운 제품들은 '목화송이'의 친환경 바느질 제품들이다.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목화송이'는 마을기업이자 협동조합이다. 10여 명의 여성들이 친환경 바느질 제품을 생산하는 작은 기업이다. 장애인, 고연령, 경력단절 여성과 같은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모두가 행복한 여성일터를 만들어가고 있다.

바느질하는 주부

목화송이는 2005년 '(해로운 화학성분이 들어있는 일회용 생리대를 대신할) 대안 생리대' 만들기 모임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모임을 통해 피부와 건강에 좋은 면생리대의 우수성을 직접 경험한 주부들이 자녀를 위한 바느질을 시작한 것이다. 주변 이웃과도 함께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점차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2006년에는 손 맵시 좋은 조합원 3명이 어울려 워커즈 콜렉티브(일 공동체)를 꾸렸다. 그저 몸에도 환경에도 좋은 건강면생리대를 알리고 보급하겠다는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힘들고 어렵지만 꿋꿋하게 아줌마의 힘으로

하지만 평범한 주부였던 이들에게 사업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았다. 좋은 제품을 제때 제대로 만들겠다는 마음만으로 넘기기엔 현실은 늘 냉혹했다. 식약청의 허가를 받고, 법과 제도에 맞춰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일 또한, 이들에겐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워커즈, 마을기업,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체를 전환하는 과정도 무척 낯선 일이었다. 특히, 함께 해온 조합원과의 문제는 새로운 갈등을 낳기도 했다. 사업체를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면 함께 웃어넘기며 요령껏 해결할 수도 있었겠지만, 모든 것이 처음인 이들에겐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었다.

공덕역 늘장의 목화송이 매장

목화송이는 지난해 협동조합으로 거듭났다. 방학로 변 2층에 번듯한 작업장도 갖추고, 식구도 늘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장애우나 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 채용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생협이나 다누리 매장 등에 정기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공덕역 늘장에 작은 컨테이너 매장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젠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마을기업·협동조합이 되었지만, 이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그저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온 결과이다.

실제 많은 사회적 경제 영역의 작은 기업들은 비슷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그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착한 기업을 꾸려가겠다는 이들의 소박한 마음을 비웃듯, 현실은 냉정하고 때론 비겁하고, 치열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회적 기업들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취약계층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대안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작은 사회적 기업들이 묵묵히 제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보다 따뜻한 시선이 필요할 듯싶다.

■ 목화송이 협동조합
건강면생리대(일반, 팬티라이너, 똑딱이, 대형, 오버나이트, 속패드, 반제품), 장바구니, 에코가방, 무형광면행주, 면수저집, 앞치마, 생활 조끼, 컵주머니, 다용도 방수파우치, 폐현수막돗자리 등 친환경 바느질 소품을 제작·판매한다. 목화송이의 건강면생리대는 식약청 허가를 받은 제품으로 화학 처리를 하지 않고 비닐도 사용하지 않아 충분히 삶아 쓸 수 있다. 또한, 바이어스 처리하지 않아 배기는 곳 없이 사용감도 좋다. 장바구니는 하나의 재단으로 끝내 자투리 천이 생기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디자인 특허를 받은 목화송이 인기 상품이다. 앞치마와 에코백도 시중 제품과 차별화를 둬 벼룩시장 등에서 인기가 있다. 가격 또한 시중가보다 저렴하다. 특히 목화송이의 모든 제품은 박음질이 꼼꼼하고 깔끔해 한 번 사용한 이들의 재구입률이 높다.
주문 및 문의 : 070-7124-9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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