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우선주차 협동조합에 맡겨봐!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4.05.02. 00:00

수정일 2014.05.02. 00:00

조회 2,013

[서울톡톡] 마을공동체다, 마을기업이다해서 서울의 마을이 들썩이고 있지만, 실제 주민들의 참여율은 저조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이런 비판의 목소리에도 아랑곳없이,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힘으로 꾸려가는 마을공동체‧마을기업‧협동조합이 있다. 은평구 역촌동 주민들이 모여 만든 '역마을협동조합', 시민단체 전문활동가의 도움 없이 주민들만의 힘으로 꾸려온 협동조합이자, 마을살리기에 보탬이 되는 사업을 찾아 하는 마을기업이다.

역마을 협동조합

역촌동 마을 주민들, 협동조합을 만들다

역마을협동조합은 역촌동의 옛 지명인 역말‧역마을에서 따온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역촌동 주민들이 모여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하는 협동조합이다. 지난해 3월 마을주민 262명이 10만 원씩 십시일반 출자해 설립하였다. 현재 조합원 수는 420명, 1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렇듯 역마을협동조합은 시작부터 꾸준히 많은 지역주민이 참여해왔다.

"98% 이상 조합원들이 모두 동네 분들, 다 나이 드신 분들이세요. 평균 50~60대, 70대도 많습니다. 조합에 가입해서 무슨 덕을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지역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알음알음 모인 분들이십니다."

전춘배 역마을협동조합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정기총회

역촌동은 주민자치회가 지역주민들의 참여로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여온 곳이다. 이러한 지역 기반은 협동조합 설립에 있어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의 자립을 돕고, 우리 마을 관리는 우리 손으로 하자는 협동조합의 설립 의지도 주민들을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이 같은 역촌동 마을의 역마을협동조합 설립과 운영과정은 전국적으로도 모범사례로 꼽히며,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제12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 마을 관리는 우리 손으로

역마을 협동조합 사무실이자, 거주자우선주차관리 사무실

역마을협동조합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역촌동 소재 '거주자우선주차 639구획'에 대한 업무를 맡아 관리하고 있다. 재위탁사업공모에 선정되어, 은평구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해온 것이다. 이용하는 주민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민원사항을 가까운 협동조합에서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들 얘기한다.

또한 지난해에는 가평‧영월 등 자매마을과 연계하여 직거래 공동구매사업도 진행하였다. 옥수수, 포도, 감자, 고로쇠 등 자매 지역 우수 생산물을 직거래 방식으로 저렴하게 공급하였는데, 주민들의 호응도 높았다.

이밖에 역마을협동조합에서는 역촌동 자치회와 함께 안심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전행정부가 추진하는 '안심마을시범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어, 역촌동 25번지 일대의 안전 위해 요소들을 점검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6월 이후 벽화 그리기 등의 개선 사업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자원재활용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헌 옷이나 폐지를 모아 조합으로 연락하면, 직접 수거해와 조합원 봉사자들이 분리해 재활용처리장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연계하여 은평구 청소행정과와 함께 재활용정거장 사업을 오는 7월부터 시범 운영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재활용품을 배출하는 사업으로, 재활용정거장을 협동조합에서 관리‧운영하게 된다.

조합활동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소외계층 자립을 돕는 협동조합

이 같은 마을 관리 사업은 지역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된다. 현재 협동조합에서는 거주자 우선 주차 관리 사업으로 7명, 지역 내 공원 청소 및 관리 사업으로 2명의 지역 주민 일자리를 마련하였다.

특히, 지역 취약계층, 노인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하게 될 예정이다. 역촌동은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으로 낙후된 지역도 적지 않고, 저소득층 특히 노인 취약계층이 많다. 협동조합에서는 이들 어르신을 고용해 좀 더 안정적인 재활용사업을 진행하려 한다. 재활용수거뿐 아니라 재활용정거장 관리도 모두 이들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진행하게 될 예정이다. 취약계층 노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 관리도 함께하는, 그야말로 역촌동 마을에 꼭 맞는 마을 사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마을협동조합은 월 1회 임원회의를 통해 추진사업이나 중요 의결사항을 검토‧승인하고 있다. 또한 협동조합 소모임인 산악회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다달이 전국의 명산을 찾아 오르는 행사에는 조합원 및 지역 주민 150~16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역마을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경제 영역의 기업들이 진행하는 지역 사업은 자치구 등이 직접 진행하는 복지사업 등에 비해 지속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을 제대로 분석하고, 여러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사업에 반영하려는 자세가 더욱 중요할 듯싶다. 역마을협동조합의 첫걸음이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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