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사는 즐거움?

시민기자 김다빈

발행일 2013.12.04. 00:00

수정일 2013.12.04. 00:00

조회 1,838

기업과 상품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투자, 바로 '광고'다. 그러나 영세한 기업에서 광고비용까지 집행하며 운영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터. 서울시는 이렇게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등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무료로 개방하여 광고를 지원하는 <희망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대표 온라인 뉴스 <서울톡톡>도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수첩을 들었다.

[서울톡톡] 서울시 아파트 전세금은 최근 큰 폭으로 상승했다. 더욱이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대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수 천 만 원에 달하는 보증금은 숨을 턱 막히게 한다. 소셜벤처기업 '프로젝트 옥(PJT OK)'은 오래되거나 비어있는 집을 빌려 보수한 뒤, 집 걱정으로 신음하고 있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재임대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셰어하우스(share house) '우주(WOOZOO)'는 '프로젝트 옥(PJT OK)'의 첫 번째 사업이다.

쇼셜벤처기업 `프로젝트 옥(PJT OK)`의 셰어하우스 브랜드 `우주(WOOZOO)`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대안, 우주에 있다?

셰어하우스는 이미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보편화된 주거문화로 한 집에 여러 사람이 모여 사는 집을 말한다. 한 지붕 아래 같이 밥도 먹고 사소한 대화도 나누면서 고립된 개개인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삶의 가치와 즐거움을 공유한다는 것이 셰어하우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선 아직 낯선 주거형태이지만 WOOZOO는 주거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WOOZOO는 국내 최초의 콘셉트 하우스입니다. 보통 서울에서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또 관심사가 맞으면 빨리 친해지잖아요. (웃음) 입주자분들께서 빠른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집마다 컨셉을 설정했습니다. (…) 처음에 창업준비를 할 때 힘든 일도 많았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서 예비 창업가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1호점은 예비창업가를 위한 집으로 정했습니다. 2호점은 미술가를 위한 집, 3호점은 사회 초년생을 위한 집 (…) 이렇게 다양한 콘셉트 아래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입주자분들이 살고 계십니다."

윤선호 홍보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올해 2월 종로구 권농동에 1호점을 설립한 WOOZOO는 사회초년생, 대학생, 지방출신 재학생 등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현재는 서울 각지에 8개의 지점이 생겨났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과 '커피와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이 조만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듯 WOOZOO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WOOZOO만의 차별화된 콘셉트 때문은 아닐까. WOOZOO는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커뮤니티를 유지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새로운 지점이 오픈 할 때마다 모든 '우주인'(WOOZOO의 입주자를 지칭하는 단어)이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오픈하우스 파티', 일본인 입주자가 자발적으로 일어를 가르치면서 시작하게 된 '우주 인터네셔널', 다 같이 떠나는 엠티 등의 활발한 공동생활이 WOOZOO의 노력을 입증한다. 특히 입주 전 공동생활을 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우주타임'이나 입주자간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점마다 주거 규칙 가이드라인을 배치시키는 등의 사례를 보면 입주자를 위한 WOOZOO만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왼쪽) 종로구 권농동에 위치한 WOOZOO E 1호점, WOOZOO FOR ENTREPRENEUR(예비창업가를 위한 집), (오른쪽) WOOZOO 윤선호 홍보 담당자

유독 청년들이 공공주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이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고시원이나 열악한 월셋방으로 내몰린 주거취약계층이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최저주거기준에 따르면 1인당 최저 주거 면적은 4.2평이지만, 혼자 사는 156명의 대학생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4명(53%)이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거나 근접한 면적에서 살고 있다. 또한 다른 누군가의 집에서 하숙생활을 하는 청년들은 자신의 공간에 대한 주인의식도 결여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윤선호 홍보 담당자는 셰어하우스가 이러한 문제점들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단언하였다.

"대부분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생각해요. 보통 원룸 구할 때 보증금이 500에 월세 40~50이거든요. 그런 경제적인 부담과 더불어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문제도 있어요. WOOZOO 같은 경우, 셰어하우스의 공용공간 덕분에 평균 주거면적이 넓어지고, 그 안에서의 커뮤니티와 다양한 제휴 서비스도 제공이 되죠. 월세는 33만 원부터 시작하고요, 보증금은 월세 2개월분의 가격으로 받습니다. 이건 학생들에게 입주 초기 비용이 아주 적어 부담이 없는 가격이죠. 그러한 면에서 볼 때 경제적인 부담이 완화되고, 함께 유쾌한 생활을 하면서 삶의 질도 향상 될 수 있어요."

우주에서 알게 된 함께 사는 즐거움

한때 우주인이었던 윤선호 홍보 담당자는 WOOZOO를 알기 전 혼자 살 때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는 게 가장 외롭고 힘든 점이었다고 한다. 그는 WOOZOO를 통해 함께 사는 즐거움과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이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알게 된 우주인들은 추후 WOOZOO를 떠나서도 연락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윤선호 홍보 담당자는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WOOZOO의 목표는 임대인 위주의 주거문화를 입주자, 즉 임차인 위주의 주거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윤선호 홍보 담당자는 원룸이나 고시원이 하나의 주거 형태로 자리를 잡은 것처럼 셰어하우스도 보편화된 주거 형태로 자리를 잡아 주거 문제의 대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하루 빨리 셰어하우스가 나홀로족과 주거취약계층 문제에 대안이 되고, 많은 사람이 공유를 통한 우정과 연대를 통한 즐거움을 전염시키길 바라며 앞으로 WOOZOO의 활동을 기대해본다.

WOOZOO 1호점 내부 모습

홈페이지 : www.woozoo.kr
페이스북 : www.facebook.com/project.woozoo
블  로 그 : blog.naver.com/project_ok
문의전화 : 070-7572-7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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