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서 두 다리 뻗고 자는 것도 어려워서야...

시민기자 고은빈

발행일 2013.09.17. 00:00

수정일 2013.09.17. 00:00

조회 1,917

[서울톡톡] 지구는 둥글지만 정책은 네모나다.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마다 그 혜택의 빛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늘 있어왔기 때문이다. <시민 말씀대로>는 바로 그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됐다. 365일 시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기다렸고, 별 기대 없이 털어놓은 시민 한 두 사람의 고충일지라도 귀 기울였다. 그 결과, 시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10개의 정책이 현재 진행형이다. 과연 그 진행 모습은 어떨까? 서울톡톡은 시민기자의 눈으로 그 중 4개의 정책에 관해 직접 진단해보았다.

아무리 남녀가 평등해졌다지만 안전 측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여성이 불리한 입장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체조건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성은 밖에서도, 심지어 집안에서도 범죄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야심한 시각, 택시를 타도 불안함을 느끼지 않을 남성들과는 달리 여성은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거나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화를 건다. 혼자 사는 여자라면 한번쯤은 문 열린 가택에 침입해 일어나는 성범죄 소식에 잠을 쉽사리 이루지 못하고 현관에 남자 운동화나 구두를 가져다놓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민의 불안을 접수한 서울시는 그동안 여성들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여성안심택배서비스, 안심귀가스카우트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행했다. 그 중 하나가 월 9,900원에 보안 전문 업체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서울시 홈 방범 서비스'다.

허락 없이는 개미 한 마리 들어올 수 없다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모르는 사람에게 문 열어주기가 무섭다. 가택침입이 절도, 폭행, 살인, 성범죄 등 범죄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출입문이 닫혀 있으면 가스 배관을 타고서라도 들어가는 대담한 범죄자들도 많아진 요즘 중요한 것은 범죄자들의 침입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그냥 받기에는 너무 비싸다. 그래서 서울시가 나섰다. 원래 월 6만 4,000원의 고가의 서비스를 9,900원만 내면 이용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만 18세 이상 서울시 거주 여성 1인 가구와 2인 이상 여성가구, 여성세대주인 한부모가족 중 전세임차보증금 9천 9백만 원 이하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서울시 여성가족분야 홈페이지(woman.seoul.go.kr)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이 사업은 올해 총 3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이미 많은 여성들이 혜택을 받았다.

겉보기엔 작은 기기 몇 개가 구성의 전부이지만 기능만큼은 알차다. 무선주장치의 리모컨에는 비상버튼이 있는데, 위기상황 시 버튼을 3초간 누르기만 하면 신호가 접수되어 긴급출동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버튼을 누를 때는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침입자가 눈치를 챌 수 없다. 자석감지기는 창문, 출입구 쪽에 설치할 수 있는데 외부에서 침입이 이루어질 경우 소리가 난다. 카드리더기로는 외출 시에는 '세트모드', 집에 귀가한 이후에는 '재택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데 재택모드여도 침입이 감지되면 해당 집으로 연락이 간다. 만약 외출을 했는데 세트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세트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다.

ADT 캡스 김민주 차장은 "원래 서비스는 부가세를 포함하여 비싼 편이지만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서울시와 함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청을 하면 적합 여부를 판단한 뒤 출동대원이 집에 방문해 기기를 설치하는데 설치와 더불어 보안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서비스는 3년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원한다면 비용추가를 통해 더 많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설치만 했는데도 든든해

아직까지 긴급출동이 이루어진 적은 없지만 많은 여성들이 홈 방범 서비스를 이용 중에 있다. 제일 큰 신청사유는 '최근 증가하는 여성범죄로 인해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범죄 예방차원'이었다. 김민주 차장은 "설치되는 곳마다 업체 마크가 붙는데 범죄자들이 이를 인식해 범죄가 예방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만족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여대생은 "학교 때문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혼자 밤을 지내기가 늘 무서웠는데 서비스 이용 후 무선인터넷 신호가 약하게만 잡혀도 바로 업체에서 확인전화가 오는 걸 경험하면서 마음이 든든해졌다"고 전했다.

국가의 기본적인 기능으로 꼽히는 것은 '치안'이다. 그러나 그 말이 의심될 정도로 요즘 대한민국은 모두에게 너무나 위험하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로서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모자라다. 보안 업체의 차장님조차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 약자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람에게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한 서울의 노력이 계속되길 바란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