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구연 프로그램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3.09.10. 00:00

수정일 2015.11.20. 21:04

조회 4,644

[서울톡톡]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에는 시민에게 활짝 열린 공간, '시민청'이 있다.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으며,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 관광객까지 언제나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득한 곳이다. 그러나 '투어'가 아닌 목적으로 시민청을 찾는 시민들이 있었으니, 이현정 시민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울시민들의 꿈, 희망, 도전이 있는 소박한 삶을 만나보자.

시민청 지하 1층에는 작은 책방이 있다. 서울과 관련된 역사, 문화, 지리, 정책, 여행 등 다양한 도서들이 전시 판매되는 '서울 책방'이다. 평소엔 성인들이 대부분이지만, 일요일이면 꼬마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동화에 빠진 서울책방

한창 장난치며 들썩이던 아이들이 박지영 씨(44)가 동화를 읽자 하나 둘 집중하기 시작한다. 입을 벌리고 보는 아이도 있고, 점점 앞으로 나와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아이도 있다.

"어젯밤에 매니큐어도 열심히 발랐어요. 애들 시선 모으려고요. 이렇게 행사할 때 그에 맞게 옷을 차려입으면, 반응이 더 좋아요. 신기하게도 아이들도 '선생님 이번에는 왜 바지 입었어요', '그 치마 예뻐요' 내지는 약간 부해 보이는 옷을 입으면 '선생님 오늘은 뚱뚱해보여요. 밥 많이 먹었어요?' 하며 관심을 보여요. 그렇다 보니까 아무래도 외적으로 신경을 쓰게 되더라구요. 아이들 덕분에 더 젊어지는 것 같아요."

그녀는 10년차 동화구연가답게 액세서리 하나도 신경 써서 고르는 듯했다. 동화구연가들 모두 이렇게 의상까지 갖춰 입고 하진 않지만, 필요에 따라 구매하거나 손수 만들어 입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손인형 같은 소품들도 모두 그녀가 만드는 것이라고.

"혼자서는 도저히 못해요. 여럿이 의견을 내다보면 손재주 있는 분들이 도안을 해주고 이런 식으로 만들지요. 정말 손재주 있는 분들은 그렇게 하시다가 나중에 인형극단을 차리는 경우도 있어요."

색동회 동화구연선생님과 함께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1시, 서울책방에서 동화구연을 선보이는 이들은 색동회 소속 동화구연가들이다.

"색동회는 방정환 선생님께서 어린이 운동을 하시면서 만들어진 단체고, 올해로 90년이 됩니다. 색동회에선 동화구연도 가르치고, 동화구연대회도 개최합니다. 대회에 나온 사람들이 동화구연가로 활동할 수 있는 거고요."

시민청 서울책방의 '말하는 책방, 어린이 동화구연프로그램'은 매주 동화내용도, 진행하는 동화구연가도 바뀐다.

"올 3월부터 시민청에서 하고 있거든요. 매주 다른 분들이 하세요. 일부러 여러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돌아가면서 하는 거예요."

동화구연가들은 주로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비교적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모여 있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구연 동화를 들려줄 수 있다. 반면 이곳 시민청은 엄마 품에 안겨온 아기부터 초등학생까지 실로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참가하다 보니 동화구연가 입장에선 다소 까다로운 수업이다. 게다가 사전 접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서 참가율도 들쑥날쑥하다.  

아이 따라 동화구연가의 길로

박지영 씨는 어떻게 이 길로 들어섰을까? 기업에서 교육 상담을 했던 박지영 씨가 동화에 빠진 건 아이 덕분이었다.

"아이가 다니던 문화센터 동화구연 선생님이 엄마가 더 잘할 거 같다고, 끼가 있어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구연동화 대회에 나가는 아이를 준비시키다 보니 '나한테 이런 재능이 있었구나' 깨닫게 되었지요. 그걸 계기로 아이의 동화구연 선생님이 저의 스승이 되었고 이렇게까지 오게 되었죠."

동화구연 수업을 듣던 아이를 지켜보다 동화구연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얘기다. 실제 동화구연가 중에는 박지영 씨처럼 육아를 하다 자연스레 아이와 함께 구연동화에 빠지게 된 예가 많다고 한다.

"알게 모르게 아이들한테 에너지를 진짜 많이 얻어 가는 것 같아요. 친구들을 만나면 많이 예뻐지고 젊어졌다는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게 아이들한테 얻는 에너지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 하고요. 아까도 보셨겠지만 동화를 들려주고 나서 이야기를 물어보면 정말 잘 맞춰요. 몰입해서 들었단 얘기죠. 늘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있어서 마음이 행복하다는 것도 이 일을 하는 보람입니다."

박지영 씨는 색동회에서 하는 어린이 유괴 범죄 관련 뮤지컬에도 참여하고 있다. 동화구연가로 뮤지컬 배우로, 엄마의 행복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와 함께 해서 더욱 행복하다는 박지영 씨, 그녀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다.

■ 말하는 책방 어린이 동화구연
    - 책과 더불어 즐거운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하는 동화구연 프로그램

 ○ 일시 :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1시 (2회)
 ○ 장소 : 시민청 지하 1층 서울책방 내
 ○ 프로그램 시작 15분 전부터 선착순 착석 (10~15명 내외)
  ※ 세부프로그램은 시민청 홈페이지 (www.seoulcitizenshal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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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구연 #서울책방 #시민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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