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가고 싶은 곳, 신나는 애프터센터~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3.09.06. 00:00

수정일 2013.09.06. 00:00

조회 2,978

[서울톡톡] 서울시는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등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활용하여 광고를 지원하는 <희망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 희망광고 대상 기업 및 단체가 최종 선정되었으며, <서울톡톡>이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수첩을 들었다. 희망광고기업 여덟 번째 이야기, 김영옥 시민기자와 함께 '청소년 문화의 집 <신나는 애프터센터>'를 만나보자.

[서울톡톡] 지난 토요일, 은평구 역촌동 주택가 골목에 멋스럽게 자리한 은평구립 <청소년 문화의집 - 신나는 애프터센터>에는 오전부터 청소년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방음시설이 잘 갖춰진 지하1층 밴드실에서는 여학생들이 모여 밴드 연습을 하고 있었고, 바로 옆 댄스 연습실에서는 커다란 거울 앞에 열 명 남짓한 남학생들이 모여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창작한 안무를 연습 중이었다.

밴드연습실과 댄스연습실 바로 앞엔 아늑한 2개의 룸 안에 노래방 기계가 각각 설치되어 있었는데, 청소년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오후 시간에는 한참을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였다. 세 개의 동아리실이 있는 2층 생각나눔방에서는 청소년 서너 명이 진지한 모습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자그마한 2층 로비엔 친구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는 청소년들도 눈에 띄었다.

"약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어요.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었으니까요. 올해 3월, 청소년을 위한 구립 공공시설인 <신나는 애프터센터>가 개관하면서 이청소년들의 방과 후와 놀토의 모습들이 좀 바뀌었어요. 이젠 갈 곳이 생긴 셈입니다"

<신나는 애프터센터>에서 만난 강양숙 총괄부장은 이곳이 역촌동뿐 아니라 은평구 청소년들 모두에게 얼마나 필요했던 곳이었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지역에 마땅한 청소년들의 공간이 없다는 각성, 그들을 위한 공간이 절실했다

<신나는 애프터센터>가 개관하기 전 은평구엔 구립 청소년문화의 집이 없었다. 학교도 청소년들도 많은 이 지역에 아이들이 마음 놓고 쉬거나 놀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각성은 '은평 지역 안의 청소년들에게 무엇이 부족한가' 라는 물음을 갖게 했고, 결국 <신나는 애프터사업>으로 태어나게 됐다.

은평구에서 역촌동 주택가 한 곳에 부지를 매입하고 청소년 10명, 어른 12명으로 구성된 개관준비위원회가 공간의 최적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어느 한 공간도 청소년들을 위한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센터 내 '소망의 벽'을 조성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담은 소망 타일을 제작해, 센터 계단 벽을 따라 아래층에서부터 위층까지 붙여가며 센터 명물을 만들어냈다. 청소년들이 20~30년이 흐른 후 어른이 되어 자신의 자녀들을 데리고 왔을 때 특별한 추억을 떠 올릴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라 한다.

2층 동아리방 이름도 청소년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청소년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생각나눔방, 예약만 하면 누구나 무엇을 하든 사용할 수 있는 꿈나눔방, 폐목재를 이용한 리싸이클링 의자와 책상이 인상적인 마음나눔방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상담실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지하 1층엔 밴드연습실과 댄스연습실, 미술실, 노래방이 있는데 청소년자치동아리라면 예약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멘토 강사 지원도 가능하다. 동아리는 연합 회의를 통해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공동행사도 준비한다. 청소년들이 결성한 동아리라면 누구나 센터 동아리로 신청할 수 있다. 3층엔 지역아동센터가 입주해 있고, 4층엔 너른터 다목절홀, 5층엔 하늘정원과 옥상텃밭이 있었다.

아이들의 꿈을 지원하는 곳, 청놀 - 청소년들과 주민들의 문화 랜드마크가 되다

<신나는 애프터센터>의 운영은 10여 년 간 은평구 내에서 주민자치활동을 펼쳐온 (사)열린사회시민연합이 맡아 청소년들의 여가, 문화,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해 지역적 자원과 사업들을 연계할 뿐 아니라 주민들 간의 소통과 통합의 기능들을 모색하고 수행하고 있다.

기존 청소년 시설들이 방과 후 학습과 문화 강좌 수강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모든 활동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영상으로 놀기, 미술로 날개달기, 우리동네 보물탐험대, 어린이초록공방 등 문화로 놀자 프로그램과 타로를 통한 마음나누기, 리더십 프로그램, 청소년 건강실천단 등 몸 마음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오전 시간에는 옥상텃밭교실, 시니어 스마트폰 강좌, 한글문해교실, 수채화 강좌 등 다양한 주민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공간이 청소년들의 마음을 제대로 담아서일까 청소년들은 이곳은 청소년놀이터, '청놀'이라 부른다. 부모들과 이웃 주민들은 동네 안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청소년들이 놀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센터가 없었을 때는 동네놀이터에 청소년들 대여섯 명만 모여 있어도 파출소에 신고가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공공의 지원 아래 <신나는 애프터센터>는 안전한 쉼터가 된 것이다.

센터 1층에 마을 인문학도서관이 있는 이곳, 반갑지 아니한가

<신나는 애프터센터>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1층 로비에서부터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임을 느낀다. 청소년들만 모일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다. 노신사가 몇 시간째 앉아 책을 읽는 광경, 동네 할머니가 돋보기를 끼고 인문학 서고에서 책을 고르는 모습, 지적 호기심이 많아 보이는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의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을 하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든 모습들과 자연스레 마주치게 되기 때문이다. 세대 간 만남의 장, 지식과 지혜를 나누는 마을사랑방의 모습 그대로인 것이다.

"청소년센터지만 청소년들이 없는 시간에 동네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책을 매개로 동네 사람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죠. 동네 어른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센터를 방문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연스럽게 산교육도 될 것 같았어요. 2,300여 권의 인문학 책을 보유하고 있는 이곳만의 장점이죠."

지난 여름, 청소년 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청소년이 책과 친해지는 1박 2일 도서관 캠프를 진행한 바 있다. 앞으로 <사람 책을 만나다-리빙 라이브러리>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 9월과 11월에는 인문학 특강이, 11월에는 청소년이 중심이 되는 축제 및 컨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신나는애프터센터>는 큰 행사를 준비할 때 먼저 기획단부터 모집한다. 지역의 청소년과 어른들로 구성된 기획단이 머리를 맞대고 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홍보한다. 함께 만들면 더디고 어렵지만, 그래야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의미가 살아있는 행사가 된다고 했다. 현재 11월에 열릴 청소년 축제를 위한 파티기획단을 모집하고 있다.

센터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에 개관하여 평일에는 저녁 9시, 주말에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문의 : 신나는 애프터센터 02-353-7910, www.epyout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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