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지? 너희를 위한 공간이야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3.08.21. 00:00

수정일 2013.08.21. 00:00

조회 2,339

[서울톡톡] 서울시는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등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활용하여 광고를 지원하는 <희망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 희망광고 대상 기업 및 단체가 최종 선정되었으며, <서울톡톡>이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수첩을 들었다. 희망광고기업 일곱 번째 이야기, 김영옥 시민기자와 함께 '청소년 휴카페 & 문화공간 <꿈꾸는 다락방>'을 만나보자.

"20여 년 전 제가 고등학교 때,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동네 놀이터에서 시간을 때웠던 기억이 납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이 갈 만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와서 쉴 수 있는 학교 밖 쉼터가 꼭 있었으면 했죠. 청소년들에게 그런 공간을 꼭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청소년 휴(休)카페 & 문화공간 <꿈꾸는 다락방. 이하 꿈다락> 김세희 대표(39세)는 이 같은 마음으로 2011년 4월, 은평구 역촌동 주택가 지하에 청소년을 위한 <꿈다락>을 만들었다. 지역의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찾아와서, 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 40여 평 공간, 14~ 19세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탄생

<꿈다락>은 인근 대성고 도서관을 정리할 때 나온 책장과 을지로 중고품 취급 상가에서 저렴하게 산 책상과 의자, 마을 사람들이 기꺼이 내놓은 물건들과 김대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것들로 채워졌다. 바자회를 열어 마련된 금액으로 중고 에어컨을 구입하기도 했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무료공부방, 작은 도서관 등 10여 년 넘게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을 하면서 김대표는 청소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그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모았고, 그렇게 해서 모은 보드게임이 1천여 개 가까이 됐다. 약 15년간 조금씩 모은 이 보드게임은 청소년들에게 놀거리를 제공하며 사회성과 소통의 기능은 물론 가족 프로그램 진행 시 가족 간 소통의 매개체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을 것' 이라는 이 보드게임들은 청소년들에게 무척 인기다. 이곳엔 보드게임 뿐만 아니라 100여 편의 비디오, 700여 편의 DVD, 500여 권의 도서가 비치되어 있다.

김세희 대표 혼자서 <꿈다락>을 운영하다 보니 초기엔 어려움이 컸다. 청소년들을 위해 늘 열려 있어야 하는 공간이지만 매월 정기적으로 나가는 고정비용(월세, 관리비 등)을 부담하기 위해 김대표가 외부 강의를 나갈 때는 부득이 문을 닫고 나가야 했다. 때문에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제때에 <꿈다락>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9월 <꿈다락>이 서울시 청소년 휴카페로 지정되면서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됐다. 인건비 지원을 받으면서 <꿈다락>에 늘 상주하는 교사가 생겼기 때문이다. <꿈다락>은 청소년들을 위해 늘 문을 열어 놓을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6개의 청소년 휴카페를 지정·운영해 오고 있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의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맡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학교가 요즘 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대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것들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지역 사회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지역 사회 안에서 청소년들을 좀 품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휴카페는 힘들어 하고, 쉬고 싶어 하고, 무언가를 해 보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이 모이는 휴카페라는 공간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김대표는 휴카페가 만들어진다고 모든 청소년들이 오는 것은 아니며 이 공간이 꼭 필요한 청소년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곳에서는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펼칠 수 없었던 모든 일들이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소년 공간 <꿈다락>에서는 현재 <드림 아카데미>, <내일은 밴드왕>,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우리마을 미디어 문화교실>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기획부터 참여까지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6주간의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드림 아카데미>는 청소년들이 해 보고 싶었던 것들을 중심으로 동아리를 만들고, 활동 전반에 따른 규칙을 스스로 정하고 실천하며 홍보 또한 청소년들이 맡는다. 6주 후엔 체험 발표회도 갖는다. 맛집 탐방, 배드민턴, 축구, 광고제작, 논술 동아리 등 해 보고 싶었던 다양한 활동에 청소년들은 기꺼이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6주 후엔 다른 동아리를 만들어 색다른 활동을 자유롭게 펼치기도 한다. <드림 아카데미>의 모든 활동들은 삼성꿈장학재단의 후원으로 무료며, 8월 24일부터 3기가 시작된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활동한 모습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로도 만들어 낸다.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어떠한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무기력한 아이가 밴드 프로그램에 참여해 드럼 스틱을 두드리면서 오랫동안 집중하거나 지역의 작은 공연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공연하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죠."

꿈다락엔 6개의 밴드가 있다. <내일은 밴드왕>이란 프로그램은 14세~19세 청소년들이 모여 드럼, 베이스, 기타, 키보드, 보컬 등 밴드를 이루는 다섯 악기의 레슨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받고 있다. 무료 레슨과 함께 음악적 성향에 맞춰 밴드를 결성하고, 밴드 합주 연습을 통해 청소년 밴드 대회 출전 등 밴드로서 한 발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1월엔 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라 한다.

<꿈다락>은 청소년들이 기획한 아이디어들이 체계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장소를 섭외해 연결해 주는 것은 물론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갈 수 있도록 늘 응원군이 되고 있다.

청소년들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에게도 오픈된 문화·놀이 공간 <꿈꾸는 다락방>

<꿈다락>이 만들어지자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은 <꿈다락>의 프로그램을 맡아 주기도 하고, 마을의 주요 현안에 대해 마을회의도 하고, 주민들 스스로의 교육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 달에 약 1천여 명이 <꿈다락>에 오는데, 그 중 마을주민이 200-300명 정도나 된다. 사진과 영상으로 마을을 기록하고자 하는 강좌도 생겼다. 30대 초반~ 60대 마을 주민 20명이 이 무료 강좌에 참여해 마을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초등학생과 아빠들이 참여하는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은 총 8주 동안 매주 토요일 열리는 학교 밖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가족이 함께 놀고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소통하며, 가족들이 주말을 신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서울시문화재단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부터 10가족씩 참여해 현재 3기가 운영 중이다. 보드게임을 통한 가족 친화, 가족이 함께 쓰는 천연비누 만들기, 가족이 함께 하는 1박 2일 여행, 쿠키로 가족 얼굴 만들기, 냅킨공예(서랍장) 등 가족이 함께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가족 간의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가족 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경험하게 된다. 엄마들과 달리 만날 기회가 없었던 지역의 아빠들이 자연스레 만나 소통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학교 밖 아이들이 와서 놀고 쉴 수 있는 공간, 그 이상 뭐가 필요하리...

김세희 대표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공간을 만들고, 지켜나가고 있다. 꿈을 잃었거나 좌절하고, 절망 속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싶었던 그는 청소년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늘 힘을 실어주는 조력자이기를 자처한다. 그의 명함에는 <꿈 컨설턴트 김세희>라는 직함이 새겨져 있다. 청소년들에게 많은 것들을 체험시켜 주기 위해 다양한 외부 지원 사업을 끌어와 꿈다락에서 프로그램화시키고 있다.

1년 혹은 몇 달 만에 찾아오는 청소년들을 보면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찾아가 쉴 수 있는 공간이 마을 안에 있다는 것은 청소년들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되리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꿈꾸는 다락방 : http://cafe.naver.com/kkumda / 070-7518-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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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광고기업 #꿈구는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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