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돈이 없다고요? 한 시간 시급만 기부하면…

시민기자 이상무

발행일 2013.08.01. 00:00

수정일 2015.12.18. 15:18

조회 2,337

[서울톡톡] 서울시는 경제적 여건으로 광고를 하기 어려운 비영리단체나 사회적기업 등을 위해 시가 보유한 홍보매체를 활용하여 광고를 지원하는 <희망광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 희망광고 대상 기업 및 단체가 최종 선정되었으며, <서울톡톡>이 이들의 희망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취재수첩을 들었다. 희망광고기업 두 번째 이야기, 이상무 시민기자와 함께 대학생 모금 프로젝트 '한 시간의 기적'을 만나보자.

'한 시간의 기적'은 동국대 학생들이 모여 시작된 프로젝트다. '대학생도 기부할 수 없을까?', '모든 사람들이 기부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시초가 됐다. 2012년 1월 동국대 '참사랑 봉사단'에서 봉사활동을 같이 하던 학생 5명이 주축이 됐다. 2013년 1월 동국대를 비롯해 연세대, 광운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가톨릭대 학생이 속해있는 2기 멤버를 선발하여 모두 13명이 활동하고 있다. 저소득층 중·고등학생들에게 교재를 마련해주고 멘토링을 해주는 기부 프로그램을 기획한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4년 김용찬(26)팀장을 만났다.

Q. '한 시간의 기적'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평소에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려운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몸으로 뛰고 도울 수 있는 봉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기획하게 됐습니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 한 시간 시급이 5천 원 정도이니까, 그 돈을 모아서 한 학기 공부에 필요한 교재비 10만 원을 후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시간의 기적'이란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커피 한 잔 가격이 5천 원이지만 막상 기부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적은 돈인 만큼 쉽게 기부할 수 있는 경로만 만들어주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 주시죠

전북 익산시에서 태어나 서울 금천구 가리봉동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어릴 때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었지만 가정형편은 넉넉하지 못했습니다. 또 주변에도 나같이 어려운 학생들을 많이 보며 자랐습니다. 대학교에 가서 한글학교 동아리에서 외국인 학생들, 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부터 해외봉사활동, 국민은행 희망공부방에서의 봉사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Q. 모금함을 들고 기부를 해달라고 할 때 주위의 반응은?

생각과 다르게 냉담했습니다. 공신력 있는 단체도 어려운 게 모금인데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단체에서 모금활동을 한다니까 신뢰가 안 갔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300명에게 사업설명을 했는데 한 명만 기부를 해줬습니다. 그만큼 믿음과 신뢰를 찾는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주로 온라인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오프라인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웹툰 작가들이 재능 기부로 홍보만화를 그려 주시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SNS에서 홍보를 하여 기금이 많이 모금되었습니다.

Q. 부모님의 반응은?

30여 년 가리봉동시장에서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아 처음에는 말씀 안 드리고 시작했습니다. 3학년 취업준비 때였기 때문에 못하게 하셨을 겁니다. 1년 내 행동과 결과로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6개월 뒤 언론에 뉴스가 나가면서 자연히 알게 되었을 때 오히려 기특하게 여기셨습니다.

Q. 모금 활동하면서 후회 한 적은?

지난 6월 인사동거리에서 10만 원을 목표로 8명이 5시간 동안 모금활동을 하였으나 1만 6천 원 밖에 안 걷힌 적도 있었습니다. 나눔 문화에 익숙지 않았습니다. 5백 원, 1천 원씩 기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느 일본인은 1만 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로부터 기부를 받으려고 했으나 2달 하니까 끝이 났습니다. 어려움을 알고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후회는 안 합니다.

Q. '한 시간 기적'이 추구하는 비전은?

거리모금, 종교적인 모금 등 기부의 참여가 제한적인 것을 벗어나 모두가 스스로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부 문화를 형성하고 싶습니다. 또 저소득층 중·고등학생들을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Q.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어떻게 모금 활동을 하십니까?

첫 번째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밝히고 투명성을 강조하겠습니다. 두 번째 후원금은 활동비로 사용하지 않고, 세 번째 종교 이념 사상을 초월하고, 네 번째 '한 시간의 기적'으로 저희 모두 개인적으로 물질적인 것을 바라지 않고, 다섯 번째 대학생들이 오로지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라는 것을 매력으로 내세우고자 합니다.

Q. 기부금액이 정말로 학생들에게 쓰이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협력 기관인 '아름다운 동행' 단체를 통해 지원 대상학생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기부가 접수됨과 동시에 문자와 메일을 보내고 매주 페이스 북(www.facebook.com/miracleofanhour)과 홈페이지(miracleofanhour.com)에 주별 모금액을 올립니다. 기부금이 사용되면 영수증과 사진을 게시합니다.

Q. '한 시간의 기적' 프로젝트 기부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교내 홍보 및 해피빈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홍보를 통해 기부를 받고 있습니다. 자동 이체 형식으로 기부가 가능하고 오천 원부터 3개월, 6개월, 1년 일시후원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체 날짜 역시 14일, 20일, 27일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Q. 지금까지 몇 명이 몇 시간의 기부를 했나?

7월 30일 현재 312명 1,583시간을 기부 받아 30명에게 10만 원씩 교재를 지원하였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8백만 원 정도 됩니다. 8월 중에는 중랑구 다솔지역아동센터, 도봉구 씨앗지역아동센터, 관악구 조원지역아동센터의 아동 12명에게 120만 원의 교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Q. 서울시민 희망광고 공개모집에 선발되었는데 어떻게 활용할 계획입니까?

서울시민 희망광고는 서울시민에게 희망을 주거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주제로 하여 소상공인, 비영리단체 등 시민을 대상으로 시 홍보매체에 무료로 광고 지원을 해주는 공모전이었습니다. 저희 '한 시간의 기적'도 서울시로 부터 광고 콘텐츠 이미지 및 광고물 제작, 부착 관리 등 홍보비용 부담이 전혀 들지 않는 각종 홍보지원을 받아 모든 광고 내에 QR코드를 삽입하여 한 시간의 기적 광고 페이지에 접속하여 기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Q. '한 시간의 기적'을 앞으로 어떻게 키워 나갈 계획입니까?

당분간 '한 시간의 기적'을 동아리 형태로 계속 운영한 후, 올해 10월경 비영리 단체로 설립해서 1·2기가 운영진이 되어 운영하려고 합니다. 사회에 진출한 운영진이 회비 등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하면서 '한 시간의 기적'에서 활동하는 대학생들이 지금보다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바탕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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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광고기업 #한 시간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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