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완서 작가의 딸, 그녀의 서울예찬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오현지

발행일 2013.04.18. 00:00

수정일 2013.04.18. 00:00

조회 6,266

[온라인뉴스 서울톡톡] 故 박완서 작가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우리 곁에 없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서 좋은 문학작품과 여운으로 남았다. 박완서 작가의 빈 자리가 느껴진다면 호원숙 작가와의 만남을 추천한다. 박완서 작가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호원숙 작가가 사랑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도 하나의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느껴진다는 호원숙 작가를 만나봤다. 

호원숙 작가가 생각하는 서울은 어떤 곳일까. "서울의 강과 산은 아름답고도 정기가 있습니다. 서울시민들은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이죠. 개성 있는 분들이 모여서 만드는 문화는 역동적입니다."

어머니의 흔적이 녹아있는 서울

호원숙 작가의 어머니, 故 박완서 작가는 서울시민에게 친숙한 문학가이다. 그녀의 작품 대부분은 서울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현저동 산동네를, <나목>에서는 6.25 전쟁 중 명동과 충무로 거리를, <그 남자네 집>에서는 돈암동 안감내천 주변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세 작품 모두 서울의 근세사를 살펴볼 수 있다.

호원숙 작가도 어머니의 작품처럼 서울과 인연이 깊다. "나는 낙산 자락의 한옥에서 태어난 순서울내기입니다. 서울의 골목골목 구석구석에 추억이 많고 사랑이 많지요. 서울의 도심 중 빼어난 곳은 고궁이 아닐까요. 고궁의 가을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특히 경복궁-삼청동-성북동-대학로로 이어지는 동선은 빼어나죠."

호원숙 작가는 옛것의 매력과 반대로 '도시다운' 서울의 모습도 좋아한다고. 강남이나 송파 쪽의 도시적인 세련됨, 아름다움도 뛰어나다고 극찬한다.

그래도 꽤 살 만한 도시, 서울

호원숙 작가는 서울의 환경에 대해 '모든 것이 갖추어진 부족함이 없는 도시'라고 평가한다. 서울시민은 언제나 공원, 박물관, 도서관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것도 대부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입장료가 있더라도 비싸지 않다.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습니다. 공공의 자산을 충분히 이용한다는 것은 서울시민의 삶의 질이 결코 나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호원숙 작가는 서울의 교통체계에 주목했다. "교통 체계와 요금은 세계적인 어느 도시보다도 훌륭하죠. 서울시민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의 삶이 어렵더라도 서울이라는 도시는 환경이 정말 뛰어난 곳이니까요. 공공의 자산을 개인의 자산처럼 아끼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의 문학인, 호원숙 작가의 삶

호원숙 작가는 어머니를 닮아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문에 고정칼럼을 연재하고 있고 경운박물관 10주년 기념전시에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또 어머니의 길을 같이 따라가고자 박완서 작가 문학연대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글밥을 먹으며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호원숙 작가도 우리네처럼 똑같이 지치거나 고단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일을 열심히 하며 밝게 살아가고 있다. 낙천적인 호원숙 작가가 서울톡톡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단다. "받은 혜택에 감사하며 살면 행복한 서울시민이 될 겁니다. 때론 세상에 품은 불만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이 받고 누린 혜택에 감사하는 삶도 가치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故 박완서 작가의 푸근한 작품세계처럼 호원숙 작가도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 너무 익숙해서 편리한 생활에서 얻은 혜택은 잊어버린 채 아웅다웅하며 감정소모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호원숙 작가의 생각처럼 서울시민의 삶이 이 정도면 그래도 꽤 괜찮지 않은가. 그래서 우린 행복한 서울시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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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호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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