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사정관 준비는 어떻게?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윤종환

발행일 2013.04.17. 00:00

수정일 2013.04.17. 00:00

조회 3,596

[서울톡톡]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보다는 대학을 나온 학생이, 그리고 조금 더 좋은 대학을 나온 학생이 사회에서 많은 기회를 얻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부는 쉽지 않다.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내가 하는 공부가 이게 맞나' 싶다면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윤종환 리포터가 발로 뛰며 그들의 합격담을 취재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대입 전형의 선진화를 위해 내신 성적과 수능점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었던 학생의 잠재능력과 소질, 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여 각 대학의 인재상이나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폐지논란도 있지만, 성적보다 숨겨진 재능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면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바쁜 일상 때문에 입시 정보나 수기를 접하지 못한 학부모·학생을 위해 합격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그 첫 번째로 2013 수시 일반전형으로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산림과학부에 입학한 김다혜 양을 만났다. 다혜 양은 자신이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학교 행사와 교육과정에 충실히 임한 자세, 침착하게 응한 면접을 들었다. 공부도 그렇지만 동아리 활동에 큰 비중을 두었고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에 엄청난 열정을 쏟은 것이 입시의 관문을 뚫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혜 양에게서 들어보았다.

Q. 합격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신이 합격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면접에서 가장 큰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면접에서 많은 학생이 긴장한 상태로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거나 선생님과 모의 면접을 거치는 등 충분한 연습을 거쳐 침착하고 자신 있게 면접 시험장에 들어갔죠. 중간에 막히는 부분이 있었더라도 '생각할 시간을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공손하게 말씀드리고 제 생각을 소신껏 발표하고 나온 것이 가장 큰 합격의 비결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경험을 살려 지원 동기를 썼습니다. 저는 1학년 때부터 서울대학교에 진학하고 싶어 많은 정보를 찾아보았고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주관하는 캠프에 참가했죠. 사실 이 행사에 참가하기 전까지는 산림과학부라는 학과가 있는지도 몰랐어요. 하지만 캠프 때 연구실을 관람하던 중 '바이오매스(Biomass)'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무나 식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든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어요. 그때부터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대체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두게 되었죠. 이후로 산림과학부에 꼭 가고 싶은 마음에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교과 외적인 자료도 찾아보며 지식을 쌓았어요. 꾸준히 말이에요. 

"환경에 대해 관심이 깊어 관련 교내 대회에 적극 참여하였습니다. 오존층 파괴가 매우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자외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더 깊은 탐구를 하고자 '자외선이 식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과학환경탐구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자외선의 몰랐던 특징들을 알 수 있었고, 탐구 설계를 구체적이고 정확한 방법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집중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력한 결과, 은상이란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봄으로써 끈기와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 - 자기소개서 中

Q. 이 학과는 어떤 요소들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우리 학과가 다른 학과보다는 생소한 편이잖아요. 그래서 학부에 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지적 호기심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경우도 이 대학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문헌이나 인터넷 자료 등을 찾아 준비한 것이 큰 점수를 얻은 것 같아요.

Q. 그럼 학창 시절엔 어떤 활동들을 많이 했는지

교외 활동보다는 교내 활동에 열심히 참가하는 것이 '저는 충실한 학생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좋은 결과를 내든 못 내든 학교 웬만한 모든 행사에 참가했죠. 이과였는데 수학, 과학 경시대회는 물론 문과 친구들이 많이 응시하는 국어 경시대회도 참가하여 제 역량을 평가했어요. 단순히 한 가지만 배워야겠다는 마음보다는 모든 것으로부터 조금씩 배워나가자는 자세가 공부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아리는 3개를 들었는데 학교 영어홈페이지를 제작하는 동아리와 두 개의 수학동아리에 들었습니다. 영어 홈페이지 제작 동아리를 통해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영어공부를 하고 토론하는 장을 마련하여 외국어 공부에 힘썼습니다. 수학 동아리는 두 개를 들어 서로 비교해가며 수리 능력과 사고력을 기르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을 지역 사회의 교육봉사와 연계하여 사회에 재능을 기부했습니다. 아마 자기소개서에서도 이 내용을 잘 활용한 것이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Q. 면접 분위기는 어떠했고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교수님들께서는 아는 것도 까먹지 않을 수 있게 자연스럽고 친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잘 대답할 수 있었죠. 제가 응시한 면접에서는 생물 관련 문제가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세포 분열의 과정을 설명하는 문제, 두 번째는 안구의 시신경 세포에 관련한 문제였어요. 사실 전공 역량을 평가하는 문제이니만큼 고등학교 심화 과정이 출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도 대답을 잘 마무리하긴 했지만, 그것이 맞는 답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평소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라면 충분히 대답할 수 있을 만한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것이에요. 평가 시간은 60분이었는데 길다고 느껴지는 이 시간을 유연하게 잘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책 한 권을 추천하신다면?

저는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정말 재미있게 또 마음 따뜻하게 읽었거든요. 이 책은 지치고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간과한 것은 무엇이고 삶 속에서 잊고 산 가치는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책인 것 같아요. 아직도 책의 내용이 머리에 맴돌곤 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이나 고등학생 친구들 모두 한 번쯤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Q.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목표가 있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출발선 상에 선다는 것을 의미해요. 꼭 공부만이 아니라 취미나 특기든 간에 하나의 목표를 두고 그것을 쫓아 자기계발에 힘쓸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 학기를 맞아 너무 긴장하지도 들뜨지도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긴 겨울방학 기간에 잃은 페이스를 되찾아 조절하고 자기 주도적 학습에 신경을 쏟는 것이 학기 초에 해야할 일이에요.

특히 수학에 중점을 두어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물론 개인차가 따르겠지만, 수학은 평소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여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죠. 그리고 꿈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여유가 있으니, 대학에는 무슨 학과가 있는지, 나는 미래에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정하고 공부를 하면 의욕이 샘솟기 마련입니다. 꼭 점수에 맞춰 학과를 정하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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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서울대학교 #합격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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