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매점도 생협이 함께한다

시민리포터 이현정

Visit2,345 Date2013.04.04 00:00


[서울톡톡] “몇 백 원으로도 빵과 과자를 구입할 수 있는데, 동네 슈퍼에서도 팔지 않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들이었어요. 조미료 맛에 딱 봐도 불량식품 느낌이었죠. 도저히 아이들에게 먹일 수가 없겠더라고요.”


부모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는 우리 아이들 학교 매점이야기다. 뭐 달리 방법이 없기에 그저 내 아이만은 사먹지 않길 바라던 중·고등학교 매점의 현실이다. 그런데 이런 곳을 보다 안전한 친환경 간식을 판매하는 매점으로 바꾼 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구로시민생협 조합원들로, 그 이면에는 지역 사회에 기여하려는 생협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익보다는 아이들 건강이 우선, 학교매점도 생협이 함께


구로동에 위치한 영림중학교에는 특별한 매점이 있다. 국내 최초로 친환경 간식을 판매하는 학교 매점이다. 운영도 판매도 모두 학부모들이 함께 한다. 식품첨가물은 없는지 불량 원료를 사용하지는 않았는지 꼼꼼하게 따지고, 까다로운 엄마의 눈으로 선택한 안전한 과자와 음료수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여야겠다는 엄마들의 소박한 생각에서 시작된 변화이다. 하지만, 공개입찰로 결정되는 매점 운영을 실제 학부모들이 따내기는 쉽지 않았다. 친환경 간식으로 가격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더 나은 이익을 위해 정체불명의 저가 간식까지 판매하는 이들과의 입찰 경쟁은 애당초 불리한 것이었다. 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하는 학교가 ‘친환경제품이 80%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며 매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별한 중간 마진없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생협 물품으로 장사를 한다? 다소 무모하다 싶은 학부모들의 도전은 손해를 감수하고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생협(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빵과 과자, 음료수 몇가지를 공급하고 있어요. 두레생협연합에서 물류비 등을 보존해주어서 원가로 납품할 수 있었죠.”


영림중학교 매점에 친환경 간식류를 공급하고 있는 구로시민생협 이사장 이미령 씨의 설명이다. 금전적 이익보다는 아이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생협 조합원과 생협다운 선택이다.



지역과 함께 크는 협동조합


구로시민생협의 조합원들은 모두 인근 지역 주민들이다. 조합원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지역 내 크고 작은 문제는 항상 생협의 주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영림중학교 학부모인 조합원들이 학교 매점을 바꾸기 위해 뛰어다닐 때, 조합이 함께 할 수 있었던 건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동의를 얻은 정책을 통해 조합이 속한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국제협동조합 연맹은 ‘협동조합의 7원칙’ 중 하나로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꼽고 있다. 조합원들의 생활공간인 지역사회는 협동조합의 활동공간이다. 지역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야 조합원들도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조합 활동도 원활히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안에서 인정받고 신뢰받은 협동조합이라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협동조합은 이익을 추구하는 영리기업과 달리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고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구로시민생협도 그동안 다양한 지역 활동을 해왔다.


“여기 생협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모두 구로동에 살아요. 10년 이상 같이 살며 활동을 해왔죠. 요즘 얘기하는 지역공동체만들기, 이미 오래전부터 저희가 해오던 일이지요.”


친환경적 주자장 건설 등 지역 현안에 대한 활동은 물론이고, 지역 행정을 감시 · 견제하는 활동 등 여러 지역 활동들에도 참여해왔다. 또한, 구로근린공원 앞 느티나무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들과 뜻있는 지역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카페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책읽은 엄마 모임이나 인문학, 우리 문화, 영어 등 다양한 모임들이 열리고 있다. 게다가 커피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지역주민 뿐 아니라 근처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많이들 찾고 있다.


매년 가을에는 동화책 읽는 모임에서 공연도 한다. 지난 10년동안 꾸준히 해 온 공연은 지역 내에선 꽤 인기있다. 구로 아트벨리 예술극장 1,2층이 꽉 찰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지역 내 여러 단체들과 함께 준비한 구로마을축제에서도 선을 보였다.



구로시민생협? 두레생협연합회?


구로시민생협은 두레생협연합회 소속 회원생협이다. 두레생협연합회를 통해 다른 지역 생협들과 함께 다양한 친환경 생활재를 함께 개발하고 관리하고 있다. 생활재 선정과 관리는 물론이고, 생활재 안내지 공동제작, 집품 관리 등을 통합하여 물류의 효율화를 실현한 것. 물류센터를 통합 운영하며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고, 자체 소비가 확보된 만큼 생활재 개선 및 새로운 생활재 개발도 가능하게 되었다.


“토마토케찹 등 가공품들도 지금은 당연히 생협 물품으로 받아볼 수 있지만, 처음엔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었죠. 지역의 작은 단위 조합에선 개발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되고, 막상 개발한다해도 소비할 조합원 수도 적고. 그런데 이렇게 연합회를 꾸리며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생활재 개발도 가능하게 되었지요.’


이렇듯 각 지역 생협들은 연합회를 만들어 사업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에서 지금까지 다룬 생협, 행복중심생협, 한살림, 아이쿱, 두레생협은 모두 연합회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을 꾀하고, 지역 생협에서는 지역을 기반으로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협동조합은 이렇듯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연합회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협동조합 연합회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양한 협동조합을 소개하며 보다 실질적인 운영 사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상 두레생협을 통해 협동조합의 사회적 기여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친환경 물품을 직거래를 통해 공급하는 소비자 협동조합에 대해 알아보았다. 모두 운영 방식은 비슷한 듯 싶지만, 생협마다 나름의 가치관으로 운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물품 선정이나 사업방식에 고스란히 녹아 나타나고 있다. 생협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이 점을 유심히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생협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리포터의 경우, 두 곳 이상의 생협을 이용하고 있다. 생산자 조합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친환경 농산물 공급이 보다 원활한 생협 한 곳과, 가공식품이나 공정무역 제품 등 다양한 품목을 구비하고 있는 생협 한 곳, 이렇게 두 세 곳의 생협을 항상 이용하고 있다. 물론 배달이 적절한 시간에 오는지, 매장이 근처에 있는 지 여부도 따져서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두 곳 이상의 생협을 이용해야 시중 마트를 이용하지 않고도 부족함없이 생활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선택은 생협에 대한 신뢰와, 협동조합이 소비자에게도 생산자에게도 훨씬 유용한 우리 사회의 대안 경제라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안전한 친환경 물품을 직거래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생협,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조합원이 되어보면 어떨까?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될 듯 싶다.


다음 편부터는 공동육아 어린이집 협동조합과 의료생협 등 다양한 협동조합의 사례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운다>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 두레생협엽합은?
각 지역의 회원생협 (소비자 생활협동조합)들이 모여 만든 연합회이다. 안전한 먹거리와 친환경 생활재를 공급하고, 투명하고 믿은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입 및 이용은 회원 생협에서 이루어진다. 회원 생협에 가입하면 두레생협의 전국 어느 매장에서도 조합원 자격으로 생활재 구입이 가능하다. 두레생협엽합회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지역 회원생협을 찾을 수 있고, 회원가입도 할 수 있다. (http://www.dure.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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