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조합원, 살림에 가치를 담다

시민리포터 이현정

Visit2,100 Date2013.03.12 00:00


[서울톡톡] “기다리던 육아모임이 생겨서 넘 기뻐요. 애기들을 위한 먹거리나 숲 유치원 이런데도 관심이 많은데 도움도 받고 함께 얘기도 나누고 싶어 이렇게 참여하게 되었어요.”


지난 2월 말 행복중심 서울생협 모임방에서는 육아소모임이 진행 중이었다. 엄마 품에 안겨 들어선 아기에서부터 6살 언니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들과 엄마들이 모여 있었다.


“첫 아이다 보니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경험 있는 선배맘들의 노하우도 듣고 싶어요.”


“저희 애는 고등학생이에요. 여러분들은 제가 부러우시겠지만, 전 여러분들이 부럽습니다. 전 지금도 애 안고 시장보고 그러고 싶어요.”


육아모임에는 젊은 엄마를 지원하기 위해 함께하는 ‘선배맘’들도 눈에 띈다. 초보엄마들의 육아를 돕기 위해 생협 아줌마들이 나선 것이다.



이날은 첫 모임으로, 앞으로 진행할 모임의 큰 틀을 그려보는 자리였다. 생협 내에서 이미 육아소모임을 진행해온 이웃 지역 사례도 살펴보고, 참가한 엄마들의 생각도 들어보았다.


“아이들이 같이 놀 수 있고, 엄마들은 함께 모여 수다도 떨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엄마들이 지칠 때 힘이 되는 그런 모임이었으면 좋겠네요.”


“미술놀이 같은 것도 집에선 마음껏 해보긴 좀 힘들잖아요. 그런 미술놀이라던가 숲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도록 해도 좋을 듯싶어요.”


“교육적 프로그램보다 그냥 언니 오빠들과 어울려 노는 모임이었으면 합니다.”


처음 어색함에 얌전해 보이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니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꼬물꼬물 기어 다니거나 익숙지 않은 걸음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아이, 그림을 그리는 아이, 어디선가 냄비를 찾아내 들고 노는 아이, 이렇듯 부산하게 움직이는 아이들 틈에서도 엄마들은 잔뜩 기대에 부푼 표정이다.


“전 육아강좌 등 부모 강좌도 듣고 싶어요.”


“이제 몇 달 후면 직장에 나가야하는데, 믿고 맡길 안전한 어린이집이 없어 걱정이에요. 공동육아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형제처럼 모임이 오래가면서 공동육아 어린이집 방식으로 모임이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이들의 바람을 듣자니 우리 사회의 육아 문제와 젊은 엄마들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대다수의 ‘육아맘’들이 공감하지만 혼자서 풀기 힘든 문제였으리라. 육아모임은 비슷한 생각을 나눈 이들이 찾은 대안인 것이다. 앞으로 모임은 이들의 바람처럼 형제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아이들 속에 행복한 수다에 빠진 엄마들의 모임이 될 듯싶다.



조합원의 요구와 참여로 성장하는…


이제 막 첫걸음을 떼는 육아모임을 보니, 행복중심 생협의 시작이 그려진다. 행복중심 생협(구 여성민우회 생협)은 1989년 안전한 밥상과 좀 더 깨끗한 환경을 꿈꾼 여성 220명이 모여 시작했다고 한다. 살림을 하면서도 사회를 알고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던 여성들이 생협을 만든 것. 살림에도 가치를 담을 수 있다는 생각에 친환경농산물 직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생산지도 직접 찾아나서고, 조합원도 모았다. 필요한 자금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꾸려 나갔다. 공급차량도 없이 고속버스로 물건을 받고 지하철을 이용해 직접 배달을 하며 조합을 꾸렸다. 공급 또한, 지금처럼 개별 가정으로 공급 받는 것이 아니라, 같은 지역 조합원과 공동체를 꾸려 물건을 함께 받았다고 한다. 공급 받는 날이면 자연스레 마을 모임이 이루어졌던 것. 판두부를 잘라 나누고, 야채며 과일이며 모여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물품이야기며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다. 많은 품목은 아니었지만 함께 나누는 기쁨은 더욱 컸다.


이렇게 시작한 생협이 조금씩 자리를 잡으며 공급차량도 생기고, 조합원도 늘어 보다 합리적인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이젠 안정적인 체계를 갖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초창기의 모습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은 제법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사업체이지만, 처음엔 생각을 나눈 소수의 인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마음과 힘을 모아 꾸려낸 조직이었다.


협동조합은 이렇듯 스스로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마음과 힘을 합쳐 꾸려가는 사업체이다. 행복중심 생협과 같은 소비협동조합의 경우는 이용자가 곧 조합원이다. 혹자는 친환경물품을 구매하는데 왜 출자금을 내야하는 지 따져 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일반 기업과 다르게 조합원들의 요구와 참여로 운영되는 사업체이다.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기에 조합원이 협동조합 운영에 필요한 자본을 마련하는데 공정하게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대안생활제로 대안적 삶을 찾는 사람들


“저흰 조합원이 요구하는 것은 최대한 만들어내요. 대체가 아닌 대안품을 만듭니다. 햄이나 소시지도 아이들이 찾아 먹게 되는데, 보다 안전한 재료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햄을 개발하는 것이지요.”


행복중심 서울생협 김지현 이사장은 생협에서 취급하는 생활재도 조합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일반적으로 생협하면 채소나 과일 정도만 있으려니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매장에는 생선이나 육류뿐만 아니라, 빵 · 과자 · 아이스크림· 햄이나 어묵 종류, 각종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이 갖춰져 있다. 즉석카레나 국, 죽, 면 등 즉석 식품이나 너겟, 돈가스, 순대, 족발, 폭립, 불고기, 갈비찜, 육포 등 다양한 냉동식품도 볼 수 있다. 또한 화장품이나 천연염색제품, 주방용품이나 세제 등도 구비되어 있다. 여성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한 여성청결제나 생리대, 염색약 등도 눈에 띈다. 사회 변화에 맞춰 1인 가구를 위한 2개 사과 같은 소량 묶음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설탕이나 커피 등도 공정무역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렇듯 행복중심 생협은 많은 조합원들이 이용하길 원하는 물품이라면 보다 안전하고 환경에도 보탬이 되는 대안물품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생협의 사회적 가치에 동의하는 조합원들이기에 같은 설탕을 사먹어도 구지 생협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듯 협동조합의 모든 사업은 조합원의 요구와 바람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하기에 마을모임이나 소모임 등 크고 작은 일상의 모임들을 협동조합의 주춧돌이라고 얘기들을 한다. 조합원들의 마음을 읽고 힘을 모으는 일상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혹여 협동조합 조합원이 되겠다는 결심이 섰다면, 마을 모임이나 소모임 등에 참여해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협동조합을 시작하려 한다면 먼저 조합원의 요구와 바람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원칙일 듯 싶다. 오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탄탄한 협동조합으로 자리잡고 있는 생협들도 조합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러 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걸 잊지 말도록 하자.






행복중심생협은?
조합원들이 서로 협동하면서 행복을 만들어 가고, 그 행복을 각자가 속한 지역사회와 다른 공동체로 확산시키는 ‘행복중심’이 되고자 노력하는 소바자 생활협동조합이다. 그간 여성민우회생협으로 친환경 유기농산물 등 생활재 공동구입사업과 여성·환경·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 가입방법 : 홈페이지, 조합원 상담전화, 매장에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출자금 2만 원과 가입비 1만 원을 납부하면 이용할 수 있다 
 – 문의 : 02) 581-1675, 행복중심생협 홈페이지(http://minwoo.minwoocoo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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