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리더들이 즐겨찾는 곳은 어디?

시민리포터 박미령

발행일 2013.02.28. 00:00

수정일 2013.02.28. 00:00

조회 7,732

예비 신혼부부들의 패션감각도 만족시키는 한복 디자인 많아

시장가는 날은 항상 들뜨는 날이었다. 구경할 것도 많았지만, 운이 좋으면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손에 쥐고 돌아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설렘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곳을 카메라와 노트를 들고 다시 찾았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엄마의 손을 붙잡고 졸래졸래 따라다니던 광장시장. 한복, 구제, 맛집 등 점포수가 약 5,000여개에 하루 통행 인구만 약 65,000명에 달하는 곳이다.

광장시장의 이름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니 1904년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제에 남대문시장의 경영권을 강제로 빼앗기자 경제 국권 확립을 위해 김종한 외 3인이 이듬해인 1905년 7월에 세웠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동대문시장'이라 불렸으나, 동대문 지역의 상권이 발달하자 구별하기 위해 청계천변 다리인 광교와 장교(장통교) 사이라는 의미에서 2000년부터 지금의 '광장시장'이 되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광장시장의 대표적 명소 '한복상가'였다. 종로 5가와 연결된 입구 쪽으로 들어서 오른쪽 계단을 오르면 형형색색의 고운 우리 옷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생각만큼 손님이 많지 않았고 일부 몇 집만 젊은 남녀들로 가득했다. 듣자하니 이유는 '인터넷 광고'였다. 컴퓨터와 친숙한 젊은이들이 인터넷 검색을 한 후 찾아오기 때문에 인터넷 광고를 하지 않는 소자본의 한복집의 경우 손님들의 발길이 자연스레 줄었다는 것이다. 또한 웨딩플래너와 연계되지 않으면 장사하기 어렵다는 한숨 섞인 소리도 들렸다.

그곳에서 만난 A사장님은 직접 매장을 둘러보고 고르면, 인터넷 광고비와 웨딩플래너 소개비로 중간 이윤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한 자릿세 비싼 서울의 다른 지역의 가게라 할지라도 이곳에서 바느질하는 경우가 많으니, 꼼꼼히 살펴보고 저렴한 가격에 바느질도 반듯한 재래시장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소비의 길이라고 덧붙였다.

리포터가 발품 팔아 추천하는 한복집

① 대창주단 (종로 5가 광장 2층 동관 916호)
종업원 없이 사장(권민경, 57세) 부부가 꾸리는 이 집은 체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한복을 조언한다. 또한 35년 전통의 긍지를 갖고 부자재나 가격 등을 속이지 않는다.

찾아가는 방법 : 종로 5가 광장시장 내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 동부 주단상가 왼쪽 첫 집.
문의 : 대창주단 02)2265-0511

② 보배주단 (종로 5가 광장시장 2층 특관 508호)
디자인이 특이해 오가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집은 사장(강영희, 58세)이 직접 디자인해서 품질 대비 값이 저렴하다. 주로 손 염색, 천연 염색 제품과 누비 제품이 많아 더욱 우아하다. 또한 전통한복과 생활 한복을 모두 취급해서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다. 관광객들에게 우리 한복을 널리 알리는 것이 소망인 강영희 씨는 토시, 앞치마 등을 사용하면 한복이 평상복으로도 불편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한다.

찾아가는 방법 : 종로 5가 광장시장으로 들어서서 2층 특관 508호
문의 : 보배주단 02)2267-3282

*주단 상가 개점 시간 : 오전 9:30 ~ 오후 6:30

어디서 샀는지 저절로 궁금하게 만드는 구제옷의 매력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구제상가다. 시력이 좋고 패션 감각이 뛰어나며 심리전에 강하다면 싼값에 패션 리더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동화 <신데렐라>의 지팡이와 같은 곳이다. 종로 4가에서 5가쪽 초입, 우리은행 옆에 보면 구제 상가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주단 상가 쪽으로 들어오면 한복집을 다 둘러본 후 연이어 갈 수 있는 곳이다.

매점을 중심으로 그 바깥쪽은 젊은이의 옷, 안쪽은 중년 이상 연령층의 옷으로 나누어져 있는 이 상가는 다양한 나라와 시대의 각종 물건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 값이 싸지만 그 값에서도 늘 흥정할 수 있는 것이 이 상가의 재미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제품의 상태나 오염 정도를 꼼꼼히 봐야 한다는 것. 대충 봤다가는 집에 와서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되기 쉽다. 또한 각 나라, 지역마다 치수 표시가 다르므로 반드시 입어보고 사야 한다. 미리 유행과 개성에 맞는 제품을 잘 알아보고 산다면 실수는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리포터가 발품 팔아 추천하는 구제 옷집

① J. House (광장시장 2층 구제 상가 1525호)
유로 스타일이 많고 디자인이 깔끔한 편인 이 집은 사장 김현진씨의 스타일링 솜씨가 뛰어나 손님의 취향과 체형에 맞는 옷을 권한다. 사장인 김씨가 직접 대중매체, 잡지, 언론을 통해 최신 유행 추세를 알아보고 옷을 사 와서 단골이 많다.

문의 : J. House 010-9064-1001
개점시간 : 평일 오전 10시 ~ 오후 7시,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7시

② 이모상회와 또순사 (광장시장 2층 구제 상가 매점 바로 옆집, 환원상가 2층)
38년 경력의 김용순(80세) 사장님은 오늘도 털옷 풀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유행에 뒤떨어졌지만 좋은 실의 털옷을 모자로 재생산하기 위해서다. 그녀의 뛰어난 뜨개질 솜씨는 시장 안에서도 소문이 자자하다. 질 좋은 일제 제품을 많이 취급하는 김할머니는 용돈 벌고 치매 예방을 위해 나와 있어서 많은 이익은 기대도 하지 않는 눈치다.

그 옆 가게 또순사 사장님도 75세의 조옥희 할머니로 광장시장과 함께 시대의 증인으로 살아온 분들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노익장을 과시하시는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문의 : 또순사 02)2264-3112
개점 시간 : 오전 8:00 ~ 오후 5:30 (젊은이 구역보다 일찍 열고 닫음)

광장시장, 맛집 탐방차 오는 이들도 많다!

중요한 날, 특별한 날, 그리고 평범한 날에도 나를 뽐낼 수 있는 옷쇼핑으로 마음을 채웠다면, 이제 광장시장이 자랑하는 간식거리를 맛보러 가보자. 광장시장의 먹거리는 이미 유명세를 탄지 오래. 그 덕에 먹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는 이들도 많다. 종로 5가 광장시장 입구로 들어가면 중앙 먹자촌 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맛집 중 몇 곳을 소개한다.

① 빈대떡이 생각날 때, 황해도 원조 빈대떡(광장시장 동부A 73호)
황해도 사리원에서 수양딸(이정숙사장)을 데리고 피난 오신 할머니(82세)께서 50년 전 이곳에 맷돌을 걸었다. 할머니는 이제 연로하셔서 딸 이정숙씨와 손녀 이승옥씨(42세)가 대물림해 이 가게를 맡고 있다. 녹두를 말끔히 여러 번 씻어 청결한 재료를 쓰고 맷돌에 갈 때도 견과류를 함께 넣어 더욱 고소한 맛을 내며 다른 재료도 모두 신선한 최상품을 쓴다. 정갈한 맛에 양파 간장도 일품이다.

메뉴 및 가격 : 빈대떡 1장에 4천원
개점 시간 : 오전 10시~ 오후 10시

② 전통 방식으로 죽을 쑤는, 수원 아줌마 죽집
올해로 47년째 시어머니 임정순 씨(74세)와 며느리 이순복씨(50세)가 전통 방식대로 직접 죽을 쑤어 구수한 맛이 나는 이곳의 죽은 늘 불티나게 팔린다. 특히 호박죽은 늙은 호박과 단호박을 섞어 깊은 맛을 낸다. 팥은 전통 방식으로 장시간 달여 팥죽을 쑤니 준비한 양이 떨어지면 더 팔지도 않는다. 손님들의 말을 빌리면 곁들여 내는 짠지도 입맛을 돋운다. 그동안 시어머님, 임정순씨가 인심이 좋아 단골이 많고 각종 행사용으로 소량, 대량 맞춤이 가능하다.

메뉴 및 가격 : 한 그릇 당 4천 원, 포장은 6천 원
개점 시간 : 오전 8:30 ~ 오후 8:30

③ 강원도 손칼국수(광장시장 동부A 13호)
먹자골목 사거리에서 남 1문를 향해 가다 보면 광장시장이 끝나갈 때쯤 김이 피어오르는 칼국수집에 왼편에 보인다. 향이 강원도 평창인 어머니 김일례씨(72세)가 30년간 밀던 칼국수 반죽을 딸 정명옥씨(51세)가 대를 이어 밀고 있는데, 그 양이 매일 밀가루 2포 분량이다. 한옆에 직접 만든 김치 만두도 눈길을 끈다. 단골들로 꽉 찬 좌판에선 맛있다는 소리가 연발이다. 열선 깔린 의자도 있어 먹다 보면 몸과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집 육수는 북어, 멸치와 비밀 재료를 푹 고아 만들어 깊은 맛을 낸다. 여기에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더 고소한 칼국수를 넣었다. 김치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를 내는데 손님들이 열무김치가 특히 맛있다고 한다.

메뉴 및 가격 : 칼국수, 떡만둣국, 칼만둣국, 만둣국 모두 5천 원, 여름엔 열무 냉면, 콩국수도 판매한다.
개점시간 : 오전 9:00 ~ 오후 8:30 (일요일은 휴무)

이외에도 광장시장엔 볼거리가 많은데, 꼭 둘러보길 권하고 싶은 곳은 '자투리천 가게'와 '단추 가게'다. 구제 상가에서 청계천 쪽 문으로 나오면 나란히 늘어선 곳으로 기존 천의 50%의 값이면 살 수 있다. 집안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 때 찾으면 유용하며, 간단한 아기 옷이나 여름 원피스, 치마, 앞치마 등을 손수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새봄을 맞아 집 단장을 하거나 유행이 뒤떨어진 옷에 단추나 레이스 장식으로 새 옷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곳이다.

■ 광장시장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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