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은 당신의 가족과 친구의 표정은?

서울톡톡 김효정

발행일 2012.12.24. 00:00

수정일 2012.12.24. 00:00

조회 1,952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하면 받고 싶은 것이 먼저 떠오르죠?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주면 받는 사람이 좋아할지를 먼저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리며 그 사람이 가장 행복해할 선물을 생각하고 왜 그 사람에게 그 선물을 하고 싶은지 독자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독자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선물, 이제부터 함께 보시죠.

항상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저는 울산에 사는 30대 평범한 가장이자 두 살배기 아들의 아빠인데요. 제가 선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바로 사랑하는 저의 아내 김주진 씨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선물하고자 함입니다. 우리는 대학생 때 만났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우리학교로 계절 학기를 들으러 잠시 온 그녀에게 푹 빠져 싫다는 사람을 끝까지 따라다니며 결국 연인이 되었습니다. 그때 그녀에게 했던 말이 평생 당신만을 위해서 내가 큰 나무 같은 사람이 되어주겠다며 약속했었는데.. 사실 지금까지 그녀가 저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큰 버팀목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2006년도에 취직해서 부산에서 처음으로 충남당진이란 곳에 발령받아 일할시절 멀리 있는 저를 위해 자신도 일하느라 피곤할 텐데 반찬이며 옷가지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외로웠던 저를 다독였지요. 이듬해 아버지께서 암 선고를 받으시고 의사선생님께서 수술 중에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셔서 좌절할 때에도 기꺼이 먼 서울까지 어머니와 저의 옷가지며 반찬을 자기 몸보다 큰 보따리에 싸와서 다독여주고 그리고 아버지의 수술뿐만 아니라 회복기에도 옆에 앉아서 밤낮으로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해서 완쾌시켰답니다.

그렇게 결혼해서 지금까지 원래 넉넉하지 못했던 저의 환경 탓에 새벽부터 일어나 우리 부자를 챙기고 그리고 한 시간을 넘게 가야하는 직장으로 가서 열심히 일하고 어둑해지는 저녁에 들어와서 다시 자애로운 엄마로 그리고 맘 좋은 아내로 저를 아끼고 배려해 줍니다. 그리고는 밤에 지쳐서 아들 옆에 쓰러져 자는 그녀를 보면서 정말 제 인생에 이 여자가 없었다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천사이자 제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이네요.

그런 그녀에게 결혼할 때 당장 두 식구 사는 게 막막해서 제대로 된 예물 하나 못해줬습니다. 달랑 반지 하나로 프러포즈를 하고 결혼을 했어요. 다이아몬드는 생각조차 해볼 수도 없었죠. 조금이라도 결혼비용 아껴서 살아보려고 전 반지도 안 맞추었답니다. 남들은 비싼 옷에 명품가방에 많은 패물을 해주는데 전 달랑 반지하나 끼워주면서 지금까지 이렇게 밖에 해줄 것이 없네요. 사실 어제가 와이프 생일이었습니다. 어제 와이프에게 뭐해주었냐구요? 저번 달에는 회사에서 보너스가 조금 나와서 백화점가서 옷 하나 사주겠다며 아침부터 아기와 함께 억지로 데려갔는데 옷은 되었다며 평소에 사고 싶었다며 작은 믹서기 하나 사왔습니다. 믹서기 하나 들고 햄버거를 먹으며 정말 행복해 하데요. 그런 사람입니다 저의 아내는.

자기는 옷이며 가방이며 사치스러운 것은 싫다고 말하지만 어느 여자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우리 세 식구 앞으로 편안하게 살 집하나 마련해 보겠다며 이렇게 저렇게 아끼는 그녀를 보면서 정말 미안해지네요.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만큼은 그녀에게 저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꼭 해주고 싶어서 조그만 목걸이를 하나 장만 했습니다. 몇 달 전부터 용돈을 조금씩 아껴서 구입했는데요. 그렇게 비싸진 않지만 나름 다이아몬드 목걸이라고 하니 그리고 감정서까지 떡 받아놓으니, 몰래 꺼내 보면서 크리스마스 때 이 선물을 받고 기뻐할 와이프를 생각해보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지네요. 지금까지 저랑 결혼해서 매일을 자신을 희생하며 가족의 행복을 위해 살아온 그녀에게 조그마한 보상이라도 되길 기원해 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가 그녀에게 정말 따뜻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글/한동진

어묵 한 사발로 녹여주고 싶습니다!

벌써 6년 하고도 2개월쯤 전에 저희 아이가 하교 후 신나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나눠준 가정통신문에 싸인을 해 달라구요. 무슨 가정통신문인가 아내가 보니 학교에서 수영부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답니다. 그해 학교에 체육관이 건립되면서 수영장이 생겼고 학생들한테는 수영시간이 생겼었거든요.. 학교 입학 전 수영을 잠깐 했었는데 아마도 다른 친구들보다는 조금 더 발차기를 잘했던가 봅니다. 1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도전해보라고 하셨다며 아이는 꼭 싸인해달라고 고집(?)도 부렸다고 하네요.

테스트도 있다하니 안 될 거라 생각하면서 싸인을 해주었는데 글쎄 떡하니 합격이 되었고, 창단식에서는 학교 단상에서 인사까지 하며 수영선수로 첫발을 내디뎠죠. 조금 하다 말겠지 했는데 아이는 수영을 하며 자심감도 얻고 학교성적도 좋아졌습니다. 나름 선수로서 재미를 붙여가며 배우는 것 같아 쉽게 아내는 계속 수영을 하게 해야 할 지 말지 결정하지 못하고 지금 중1까지 수영선수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야리야리한 몸에 키도 아직은 작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아빠로서는 악다구니를 치며 물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공부 한 가지에 전념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말리기도 엄청 말리고 협박(?)도 해 보았지만 아이는 절대 물러나지를 않으니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5학년 때는 단단히 마음먹고 수영을 그만두게 해야겠다 싶어 아이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네가 원하는 초도 안 나오고 결과도 안 좋으니 그만 해라. 결과를 보니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아이를 다그쳤습니다. 한마디도 못하고 제 얘기를 다 듣더군요. 그러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아빠가 보시기엔 제가 아직 실력발휘를 못해 수영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시겠지만 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풀릴 정도로 재미있어요. 결과는 아직이지만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게 좋은 거 아닐까요? 공부도 수영 못 하게 할까봐 열심히 하는 거예요. 그리고 아빠는 저한테 수영 못 한다고 그만두라고 하면 안 돼요. 아빤 저 수영할 때 한 번도 오지 않으셨고 보지 않으셨잖아요. 그러시면서 결과만 보시면 안돼죠~~! 저 중학교도 특기자로 갈 거구요. 수영 계속할 거예요...!"

어느새 커서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아이를 말릴 수 없었습니다. 아이는 새벽 운동을 하기 위해 5시 20분쯤 집을 나서기도 하고 저녁엔 늘 9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옵니다. 아내도 아이를 써포트하기 위해 늘 바쁘구요. 그렇지만 중1,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는 듯해서 아이의 운동을 보러 갔습니다. 근데 마음이 짠하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추운 날 아이는 차가운 수영장으로 들어갔고 그 물속에서 아이는 보통 두 시간 반씩 늘 자기와의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집에 돌아오면 열한시까지 늘 책을 보았고 다음날 일어나서는 또 수영장을 갔습니다. 힘들었겠다고 이해하며 인정해주지 않는 아빠 때문에 많이 힘들겠다 생각됐습니다.

그리 힘들면서도 늘 같이 하는 엄마 힘들 거라며 마음 써주고 웃어주는 착한 딸. 용기 있는 딸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남들보다 먼저 선택한 길을 차근차근 올라온 딸아이가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그 곳에서 같이 훈련하는 모든 선수들을 응원하려고 합니다. 발 동동 구르며 훈련을 마친 아이가 수영장 나서길 기다리며 문득 추운 수영장에서 열심히 훈련을 마친 딸과 친구들에게 어묵 한 사발씩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어묵 한사발로 그동안 힘들고 지치게 했던 아빠를, 그리고 이제는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해줄 아빠를 반겨줄까요?

글/한상균

우리 아이들에게 줄 예쁜 크리스마스 연필~

저는 인천의 사설 치료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예쁜 우리 아이들에게 줄 선물로 산타연필을 준비했어요. 연필에 산타, 크리스마스트리, 눈사람, 루돌프, 장화 등 다양하게 크리스마스와 연관된 예쁜 모양의 지우개가 달려있는 연필이지요. 포장지를 사서 포장을 하고 라벨링을 할 때 가장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포장을 할 때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네요. 역시 선물은 받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도 행복한 일이에요. 예쁜 천사들아! 이 연필로 글씨도 예쁘게 산타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써보자꾸나. 산타할아버지가 너희들이 원하는 선물을 주실 거야. 메리크리스마스!!!

글/김지현

한 걸음씩

사람들은 잃어보고 마음을 다쳐봐야 뒤늦게 소중함을 깨닫고 후회를 하지요. 이것 또한 인생사이니까요. 조카와 고모 사이지만 자식과도 같은 애처롭고 마음이 아픈 하나밖에 없는 조카가 있습니다. 부모사랑 못 받고 조부모 밑에서 외롭게 커온 아이라 마음 한구석 깊은 구멍이 뚫려있을 거예요. 나름대로 잘해주려 노력했지만 엄마의 포근함은 느껴보질 못했을 테고 할머니 손에 자라나 버릇없다는 소리 들을까 노심초사하며 웃는 얼굴보다는 늘 책망하며 잔소리만 해대는 모습에 조카는 나에게 '저승사자'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날 많이 어려워하고 무서워했어요.

반듯하게 잘 커주길 바라는 마음에 아이를 너무나 다그쳤던 것 같습니다. 불편하고 잔소리하는 어른들이 있는 집보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밖이 더 좋았을 테니 귀가시간은 항상 늦어지고 그로 인해 잔소리는 더욱 심해지니 악순환의 연속이었죠. 그래서 마음 둘 곳 없었던 아이가 검은 유혹을 쉽게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작년 10월 17일 전화벨 소리에 온가족은 다급하게 집을 나서야했어요. 17살 호기심 많고 일탈을 꿈꿔볼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다 다리를 심하게 다쳐 3차까지 대수술을 했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술 후 세균이 퍼져 간수치가 일반인은 35~40이지만 6000이라는 수치로 일반인의 400배가 넘는 수치라 사망 직전까지 갈 뻔했던 위급한 순간도 있었네요. 일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여전히 다리는 걸을 수조차 없고 목발을 짚고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한쪽 다리는 걸을 수가 없으니 신발도 못 신고 붕대만 감은 채 이 추운겨울 밖에 나가는 조카에게 사랑이 담긴 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양말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글/이미정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싶어요

푸릇한 20대(80년대) 백화점에서 미스산타를 모집한 적 있는데 친구와 같이 응모했는데 덜컥 붙었다. 미스산타 역할은 어려운 꼬마 친구들을 찾아 성탄 이브 저녁 선물을 나눠 주는 일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 어려운 아이들이 더 많았다. 한보따리 선물을 들고 일단 마을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꼬마는 꼬질꼬질한 얼굴이었지만 맑은 눈으로 나를 보며 너무나 반가운 눈빛을 보냈다. 순간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그때 선물과 내가 직접 쓴 카드에 사탕을 붙여 나눠주었는데 인형 선물보다 카드에 더 관심을 보이며 보고 또 보고 하던 모습을 잊을 수 가 없다. 그 후 난 성탄절이 돌아오면 조그만 카드에 아이들 얼굴을 떠올리며 카드를 쓰고 사탕을 붙이는 일을 거르지 않고 있다. 어떤 큰 선물보다 카드를 받고 좋아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연말이 더 분주하다. 외로운 아이들은 큰 선물보다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따뜻함을 더 그리워 한다는 걸 알게 됐다. 화려한 선물보다 마음을 같이 나눠주는 것이 더 따듯한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직접 만든 카드에 정성스런 글씨체, 상대방이 받고 좋아할 마음까지 생각하면 주는 손길도 덩달아 하늘을 둥둥 떠다닌다.

글/전옥자

빨간 내복이 사회초년생만의 가족선물은 아니리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내복을 선물하고 싶다. 엄마를 갑작스레 하늘나라로 떠나보내 드린 지 어느덧 6년. 결혼 전에는 우리 가족은 이 무렵만 되면 명동거리 데이트를 했었다. 그래서일까? 난 지금도 오랜만에 친구가 만나자 하면 어김없이 '명동!'이라고 말하곤 한다. 가끔은 '촌스럽게 웬 명동?' 이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겐 그곳이 추억의 공간이다. 건강하시던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큰 딸인 나는 정신없이 그 주변을 정리해야 했다. 정리를 다 하고 친정에서 엄마의 침대 아래 놓인 상자들이 보였다. '저건 뭐지?' 하나하나 꺼내보니 그건 그동안 선물 받은 내복 상자들이었다. 전부 다 새 것. 그 순간 눈물이 시냇물 흐르듯 쏟아졌다. '뭐 한다고 이렇게 새 것을 모셔만 둔 거야. ' 한참을 중얼대면서 울고 울고 또 울었다.

얼마 전 시어머님 옷장에서도 내복 상자들을 발견했다. 순간 엄마 생각에 울컥했다. 그래서 시어머니께 꼭 내복을 선물하고 싶다. 새것 보존하지 마시고, 요즘 유행하는 발열내의로 입으시라고 드리자마자 포장도 다 뜯어 드려야겠다. 새 내복상자는 엄마 하나로 더 보고 싶지 않다. 어머님, 아버님, 요즘 유행하는 발열내의 제가 선물할게요. 모셔두지 않고 바로 입으실 거죠?

글/이혜원

어머니의 회복을 간절히 바라며

골다공증과 관절염으로 앉고 일어서는 것을 유난히 힘들어하시는 시어머님께 몇 년 전 옥 매트를 하나 놓아드렸습니다. "돈도 없는데 뭘 이런 걸 다 사왔니?" 하시면서도 초록색 옥이 알알이 박혀있는 옥매트에 누우시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어머님 모습이 아직까지도 어제 일처럼 눈에 선하기만 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진작 해드리지 못한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고 죄송하던지요. 그런데 옥매트로 편찮으신 몸이 회복되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선물해드렸건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던지 어머니께서 얼마 전 무릎관절이 더 안 좋아지셔서 양쪽 무릎에 인광관절을 넣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수술을 받고 퇴원하신 어머니께 올해 크리스마스엔 관절에 좋고 수술 후 기력 회복을 위한 건강식품을 선물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편찮으신 데 없이 오래오래 건강하게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글/김순미

찰떡 한 바구니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사위에게 찰떡 한 바구니를 선물해야겠다. 사위는 내년 초에 있을 승진 시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해도 해도 부족하고, 끝이 없게 느껴지는 것이 시험공부이지 않은가. 그런데 직장 근무도 해야 하는 등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다. 다른 해 같으면 연말에 가족이 모여 밥이라도 먹었는데 올해는 시험 공부하는 사위의 시간 절약과 리듬을 깨지 않기 위해 생략하기로 했다. 대신 더 좋은 소식으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가족이 마음으로 응원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는 찰떡 한 바구니가 시험 공부하는 내내 힘이 나는 간식이 되어 승진시험에 찰떡같이 붙었다는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 내일은 떡집에 들러야겠다.

글/정명옥

천일기도, 천일사랑을 주신 엄마께 선물을

엄마, 저 큰딸 희원이에요.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맑은 얼굴을 하고 있어요. 그 밑으로 보이는 나무들도 따스한 햇살에 몸을 녹이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엄마 생각이 났어요. 겨울을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잖아요. 엄마, 기억나세요? 작년 이맘 때, 저는 사수를 선택하고 나서도 마음을 잡지 못해 그저 자신을 책망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반면 엄마는 매일 새벽이면 절에 가서 기도드리는 일을 변함없이 하셨어요. 가끔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도, 그렇게 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퉁퉁거려도 엄마는 짐짓 모른척하고 새벽이면 절로 향했어요. 그 모습이 바로 저에 대한 엄마의 믿음이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된 백일기도가 거의 천일기도가 되었으니.......

그런 엄마를 보며 저는 마음을 다잡았답니다. 지금 나는 실패를 경험한 게 아니라 실패했을 때를 대비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라는 말로 힘을 실어주고, 가끔은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만큼 앞으로는 어떠한 일이 생겨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으로 용기를 갖게 해주고, 어떤 때는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저를 그저 품에 안아주어 든든한 곁이 되어주셨죠.

올 해 저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어요. 언제나 저에게 든든함을 갖게 해주는 엄마의 믿음으로 오늘도 저는 당당한 발걸음을 내딛는답니다. 이제부터는 제가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어요. 그게 바로 저를 위한 길이고 엄마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생각이에요. 그동안 저는 한 마리 움츠린 개구리였어요. 움츠린 개구리가 한 번에 더 멀리 뛸 수 있다는 말처럼 저는 그동안 잠재되어 있는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멀리 뛸 거예요. 그래서 엄마에게 언제나 든든한 맏이로 함께 할 거예요. 엄마, 그동안 저 못지않게 힘든 생활을 하신 탓에 부쩍 기운이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엄마를 위해 홍삼정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글/정희원

엄마에게 시간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고민이 생깁니다. 아이들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예전엔 내가 뭘 받을까, 뭘 사달랄까 하는 고민을 했는데 이젠 아이가 생기고 엄마가 되면서 아이들 선물 고민을 하네요. 그러다가 문득 크리스마스 선물 이벤트를 보게 되었네요. 항상 선물을 줘야 할 대상을 아이들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이 주제를 보았을 때 바로 떠오른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입니다.

친정엄마는 지금 제 아이와 동생네 아이를 돌봐주고 계세요 동생네도 저도 맞벌이라 아이들이 어려 가까이 사시는 친정에서 돌봐주고 계시죠. 하루 일을 마치고 친정에 가면 밥 챙겨먹고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잠을 자지만 정작 우리엄마는 쉬질 못 하시네요. 어린 조카가 엄마와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할머니한테서 떨어지질 못하고 엄마는 힘든 몸을 이끌고 조카를 돌봐주시네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시는 엄마의 얼굴은 너무 지쳐보이세요.

이젠 나이가 드셔서 쉬셔야 하는데도 자식들 사정 봐주시느라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하루를 아이들과 씨름하고 지내시네요. 크리스마스에 엄마에게 드리고 싶은 선물은 시간이에요. 일주일이면 좋겠지만, 하루라도 엄마 맘 편히 하시고 싶은 일 하면서 쉴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싶네요. 이 선물 어떤가요?

글/강명희

이 죄송함을 무엇으로~~

제 부모님은 17년을 밤과 낮으로 항상 제 곁을 지켜주십니다. 교통사고로 하지 기능을 제대로 못 하게 된 저의 손과 발이 되어 주십니다. 부모님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 부모님 이 어디 아프다고 하시면 제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그 감정 아시려나~.막내딸이 나쁜 마음 먹을까봐 부모님께서 먼저 제 눈치를 보고 웃겨주려 하시는데 그 마음 어찌 모르겠어요. 그래도 컨트롤 못하고 이렇게 부모님께 죄만 쌓고 있네요.

부모님도 얼마나 힘드실까요. 딸 때문에 아파도 내색도 못하시고. 부모님은 17년이 지났어도 구급차 소리만 들리면 가슴이 벌렁벌렁 하신다며 첨심원을 항상 가지고 다니시죠. 형편은 점점 힘들어지고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가는 것 같아요. 한 달 두 달을 보낸 게 17년이 지났어요. 생리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는 딸 때문에 부모님은 당일 코스로도 어디를 갈 수가 없어요. 언니 결혼식 때 몇 시간 떨어져 있었는데 그새 꼬리뼈 욕창이 생겨 6개월을 병원에 다니며 고생한 후로 부모님만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모님께 하루라도 제 걱정 안하시고 편안하게 쉴 있도록 해드리고 싶은 데 참 힘드네요. 정말 마음이 무겁고 아픕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불효만 하고 있어서 아빠 엄마 죄송합니다.

글/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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