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대중교통에 도저히 탈 수 없었는데…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조범동

발행일 2012.11.02. 00:00

수정일 2012.11.02. 00:00

조회 1,827

청책워크숍도 1000인의 원탁회의도 희망온돌프로젝트도 마을공동체도 희망서울 1년의 핵심 시정은 시민리포터의 레이더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이에 서울 곳곳에서, 서울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지켜봐온 리포터들이 희망서울 1년의 변화를 짚어 보기로 했다. 그 세 번째, 조범동 리포터가 보고 느낀 희망서울 1년의 변화는 '대중교통' 부문이다. 대중교통 부문은 상, 하 두 편으로 나눠 게재한다.

[서울톡톡] 유럽은 지속가능한 교통체계를 크게 3가지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다. 첫 번째는 대중교통의 편의성 증대 및 자가용 이용 억제를 통한 대중교통 이용확대, 그리고 광역철도 노선 증대, 보행환경 개선을 통한 도보 및 자전거 이용 확대 등 자가용을 제외한 사람 중심의 교통체계 구축이다. 두 번째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의 도입이고 세 번째는 도시 설계단계부터 직주근접 체계를 도입하고, 재택근무 등 IT 기반 기술을 활용하여 이동수요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세 가지 방향 중 서울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첫 번째와 두 번째라 할 수 있는데 박원순 시장 출범 이후 서울의 지속가능 교통정책 방향은 전기자동차 도입으로 일반화 할 수 있는 두 번째 안에서 사람중심의 교통체계를 만드는 첫 번째 안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도입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태다. 대신 대중교통 이용객의 실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 과거 추진되었으나 답보상태에 있었던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의 교통망을 구축하는 사업이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

수도권 광역버스 서울시 진입 확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지만, 만원인 대중교통에 탈 수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비단 동남아 어느 개도국의 이야기가 아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우리가 격어 왔던 일들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서울 도심의 교통 혼잡을 이유로 서울~경기 간 광역버스의 운행을 서울시가 그 동안 제한해 왔기 때문이다.

교통 선진도시라면, 도심의 교통 혼잡이 심각해지는 경우 혼잡통행료부과를 확대하여 개인 자가용의 도심 진입을 줄이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반대로 도심으로 진입하는 대중교통망을 확충하여 도심외곽에 주차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도심으로 진입하도록 교통망을 개선한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시는 자가용이 아닌 중요 대중교통인 수도권 광역버스의 도심 진입을 제한한 것이다.

교통 선진 도시 런던은 자가용으로 도심에 진입하는 경우 우리 돈 2만 원에 해당하는 혼잡통행료를 징수하고 있고, 반대로 교통 후진국인 동남아 주요 대도시들은 도심 교통혼잡을 이유로 자가용차량에는 별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도 광역버스 및 시외버스의 도심 진입은 심야시간에만 허용하고 있다. 즉 서울시의 그 동안 정책은 유럽보다는 동남아에 가까웠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서울시는 경기도와 협의를 거쳐 수원·용인·성남 등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사당·삼성·잠실로 진입하는 노선과 고양·파주 등 서북 지역에서 합정·신촌역까지 오는 노선과 차량을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가 서울∼경기 간 광역 버스 159개 노선 출근 시간 최고 혼잡도(승차 인원 대비 최대 차내 인원)를 조사한 결과, 140% 이상인 노선은 51개(32%)로 나타났으며, 용인·성남∼서울 구간이 혼잡 노선 17개로 가장 많았고, 수원·안양~서울이 14개로 그다음이었다.

서울시는 현재 경기도와 노선에 대한 협의를 마친 상태로 용인·성남∼강남, 고양·일산∼서울역, 강동∼강남에 각각 1개씩 총 3개 노선을 확충할 예정이며, 출퇴근 시간대에 운영하는 정기 이용권 버스도 연말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굴절버스 재도입 추진

도심정체를 줄이면서도 다양한 노선 버스의 도심 진입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2층 버스나 굴절버스의 도입을 통하여 1대의 버스에 수용 가능한 인원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는 2004년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면서 시범적으로 굴절버스 20대를 이탈리아에서 수입해 운영했지만 국내 도로 여건과 기후에 맞지 않고, 부품 조달도 어렵다는 이유로 20대의 굴절버스 중 14대를 매각하고 5대는 예비 차량으로 남아 있으며 현재 1대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 쿠리치바를 다녀온 박원순 서울시장은 굴절버스 도입 검토를 지시, 굴절버스 재도입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이는 기존 굴절버스의 경우 차량 자체의 결함 때문에 정책의 효과가 없었으나, 일부 문제만 해결하면 서울시 교통상황에 이점이 클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2개의 버스를 이은 굴절버스는 1985년 시범적으로 도입된 이후 이명박 전 서울시장 시절 급증하는 교통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운영비 절감, 사회적 교통약자 배려 등을 위해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폭이 좁은 국내 도로 여건에 맞지 않고, 냉난방이 필요한 여름과 겨울에는 엔진 출력이 약해져 연간 5개월 가량 운행할 수 없는 등의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다. 특히 국산화되지 않은 탓에 고장 날 때마다 부품이 수입될 때까지 한두 달을 차고지에 방치할 수밖에 없어 버스업체들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하지만, 이는 기후가 다른 나라의 굴절버스를 국내 정비 인프라도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수입해 온 결과이지, 굴절버스 도입 정책 자체가 잘 못된 것은 아니다. 특히 유럽의 주요 도시들의 경우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서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급커브 구간이 많지만, 별 다른 문제없이 굴절버스가 운영되면서 도심 교통정체를 줄이고, 대중교통 수송량을 늘리는 방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향후 굴절버스나 2층 버스 도입 등을 통해서 서울도심으로 더 많은 노선의 버스가 진입하여 편리한 대중교통이용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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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광역버스 #도심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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