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공짜로 본 <건축학개론>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서형숙

발행일 2012.07.20. 00:00

수정일 2012.07.20. 00:00

조회 4,135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지난주에는 가끔씩 활동하는 어느 영화카페 이벤트에서 실시한 '심야영화무료보기'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다. 덕분에 더운 여름밤을 시원한 극장에서 보내면서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관람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금요일 밤, 집에서 가까운 영등포의 한 극장 로비에서 영화를 함께 관람하기로 약속한 지인을 반갑게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기쁨에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상영시간이 가까워져 지정된 좌석을 찾아 자리에 앉았다.

'아무래도 젊은 연인들을 비롯한 청년층 관람객이 심야 시간에 극장을 많이 찾아오겠지'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측과는 달리 40~50대의 중년 부부들의 모습도 많이 찾아 볼 수 있어 놀라웠다. 목동에서 왔다는 주부 김모 씨는 "몇 년 전부터 여름만되면 금요일 저녁 남편과 함께 심야영화관을 찾는다. 다음 날이 토요일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영화 상영시간은 밤 9시 30분. 영화가 상영되기 전, 빙 둘러 주위를 둘러보았다. 낮 시간이나 주말에는 빈틈이 없을 정도로 꽉 차서 답답함을 느꼈던 공간인데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인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면서 관객들의 술렁임도 사라졌다.

모두들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스크린을 집중한다. 차츰 영상과 줄거리에 빠져들 무렵, 영화의 줄거리가 조금 더디게 흐르거나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를 보여주면 관객들은 어김없이 하나가 되어 아쉬움의 한숨을 쉬기도 하고 야유를 터뜨리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는 서로 타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돼, 함께 울고 함께 웃는다.

첫 번째 영화가 끝났다. 두 번째 영화가 시작되기 전,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게 됐다. 음료수를 마시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관람했던 여대생들이 눈인사를 해 온다. 그 중 한 여학생인 이혜민 씨는 여름이면 친구와 함께 영화를 자주 보러 다닌다는 심야영화 마니아였다. "이렇게 금요일 밤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영화를 보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심야영화 보는 것 자체가 너무 편하고 행복하다. 오늘은 친구랑 영화 보면서 맥주 두 캔에 오징어, 감자 칩 두 봉지나 먹어버렸다"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다.

연달아 두 편을 보고 나니 새벽 1시 30분. 택시를 잡으러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스크린 속의 영상이 생생하여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도 지인과 함께 온통 영화 속 주인공들과 그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얘, 넌 스무 살의 첫사랑을 서른 다섯에 다시 만난다면 정말 어쩌겠니?" 친구의 물음에 그 시절 첫 사랑을 떠올려 보며 대답은 못하고 허허 웃었다. 낮 시간대에 느껴보지 못했던 섬세한 감정들이 새록 새록 생겨난다. 바로 심야영화의 매력이다.

요즘, 극장가는 여름 시즌을 맞아 24시간 영화관 운영에 돌입했다. 상영관 관계자는 "늦은 밤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시민들, 잦은 야근으로 영화 보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 그리고 영화마니아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야영화상영의 대표적인 극장은 현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이 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심야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할인된 가격과 다양한 행사가 많다고 하니 자세한 정보를 알아보고 이용해보면 좋겠다.

CGV

CGV는 '365일 24시간 잠들지 않는 영화관'을 실제로 구현한다. 6월 1일부터 365일 24시간 잠들지 않는 영화관 체제를 실시했다. 특히 방문하는 고객에게는 티켓 발권시 멤버십 회원은 2,000원 할인 혜택을 준다. 그리고 매점에서 팝콘과 콜라 세트인 '콤보' 구입 시, 심야 티켓을 제시하면 역시 2,000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영화 1편은 6,000원, 2편은 10,000원, 3편은 15,000원이다. 유의할 점은 토요일 자정 영화는 인기가 많아서 좌석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는 점.

롯데시네마

롯데시네마는 지난 6월 28일부터 전국 9개관에서 '24시간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영화관 규모가 큰 지역들로 건대입구관, 노원관, 부산본점관, 서면관, 동성로관, 성서관, 평촌관, 부천관, 청주관 등이 이에 해당된다. 차후 상황을 봐서 다른 곳에도 확대할 계획. 이들 영화관은 앞으로도 365일 24시간 영화가 상영된다. 가격도 파격적이다. 자정 이후에 심야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평일보다는 3,000원, 주말보다는 4,000원 저렴한 5,0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 또 밤에 기온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관람객에게 무릎담요를 제공하고 있다. 심야에 돌아가는 고객들을 위한 대중교통 안내 서비스, 안전을 위한 심야 보안관 서비스도 선보인다.

메가박스

메가박스는 지난 6월부터 영화 마니아들을 위해 아예 심야 영화 패키지를 선보여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밤새 영화를 볼 수 있는 심야영화 '무비 올나잇' 패키지가 바로 그것. 이 패키지 하나로 저렴한 가격에 밤새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무비 올나잇'은 동대문점 2개 상영관에서 매주 금·토 심야 시간대인 오후 11~12시에 첫 상영을 시작한다. 영화 3편을 연속으로 볼 수 있다. 가격은 1만5,000원. 온·오프라인 구매가 가능하며 팝콘과 콜라가 나오는 콤보 세트를 5,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도 증정한다. 

■ 네이버 영화카페 (http://cafe.naver.com/movie02)
  네이버 영화카페는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 전문카페. 이 카페에 들어오면
  심야영화 정보를 비롯, 각종 무료영화, 최신영화, 개봉영화, 영화리뷰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이벤트를 통한 영화 시사회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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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극장 #심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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