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대학로 나들이 "이제 아이 걱정 안해요"

조선붐업닷컴

발행일 2012.04.02. 00:00

수정일 2012.04.02. 00:00

조회 2,378

"아이 때문에 공연은 엄두도 못 냈는데 시에서 아이를 봐주신 덕분에 오랜만에 연극도 보고 신혼분위기 좀 냈어요." 네 살 된 아이를 둔 배은주(서울 강서구·36)씨의 말이다.

배 씨는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는 아이를 돌보느라 출산 이후 문화 공연을 즐긴 적이 없다.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장은 취학 전 아동의 출입이 대부분 금지되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배은주(36), 박신규(40) 씨네 가족이 아들 박종욱(4)군과 함께 대학로 나들이에 나섰다

그런데 지난 주말, 그녀는 대학로로 나들이를 가자며 온 가족을 출동시켰다. 남편 박신규(40)씨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돌발 행동에 아이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평소 꼼꼼한 아내의 행동을 믿기로 하고 박 씨는 가족과 대학로로 향했다.

그녀가 남편과 아이를 이끌고 간 곳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센터다. 서울시가 국공립 혜화어린이집에 주말 전문 보육교사를 배치해 아이를 맡길 수 있게 했다.

배 씨는 일주일 전 서울시의 여성이 행복한 도시 홈페이지(http://women.seoul.go.kr)에 아이돌봄을 신청했다. 센터의 운영시간인 주말 오후(14:00~18:00)와 저녁(18:00~22:00) 중 오후를 선택한 배 씨는 이용료 2천 원을 내고 아이를 맡겼다.

평소 어린이집을 다녔던 종욱이는 또래 친구들과 쉽게 어울렸다. 선생님과 퍼즐을 맞추고 책을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본 남편 박 씨 부부는 안심하고 어린이집을 나올 수 있었다.

연애 시절 자주 갔던 극장을 찾은 부부는 5년 만에 연극을 관람했다. 부부는 공연을 보는 중간 아이가 걱정됐지만, 어린이집 전문 보육교사를 믿고 연극 속으로 빠져들었다.

대학로 아이돌봄센터에서 전문보육교사가 아이와 책을 읽고 있다.

모처럼 아이 없이 데이트를 즐긴 배은주 씨는 "요즘 맞벌이 부부가 많아 육아 부담이 큰데 주말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아이돌봄센터 덕분에 아이 걱정 없이 공연을 즐겼어요."라며 "앞으로 이런 아이돌봄센터가 문화 시설주변에 생겼으면 좋을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혜화역 4번 출구 옆 서울연극센터 3층에 있는 아이돌봄센터는 대학로에서 연극, 영화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관람하는 여성을 위해 공연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 공간이다.

배은주, 박신규 부부는 출산 후 처음 대학로에서 문화 생활을 즐겼다.

그동안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일부 공연장에는 아이를 돌봐 주는 놀이방이 있지만, 소규모 공연장은 이런 시설이 없어 육아 여성의 불편이 컸다.

서울시는 이런 불편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6월 대학로에 아이돌봄센터를 설치했다. 이곳은 만 2세에서 5세 사이 어린이를 오후, 야간 시간대에 각각 20명까지 돌본다.

대학로 아이돌봄센터에서 아이들과 보육교사가 간단한 만들기를 하고 있다.

혜화어린이집 천승희(52) 원장은 "아이돌봄센터는 기존의 어린이집을 이용해 운영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익숙한 환경"이라며 "주말 전담 보육교사가 자유선택활동, 만들기, 실외 놀이 등의 활동을 하면서 아이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보호하니 안심하고 이용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주말에만 운영하는 대학로 아이돌봄센터 이외에도 주중에도 시간제로 아이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성산사회복지관의 아이돌봄센터는 주중에도 아이를 최대 3시간 맡길 수 있다.

지난 3월 5일 개관한 마포구 성산사회복지관 아이돌봄센터는 문화생활을 즐기거나 개인적인 일이 있을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하며 최대 3시간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마포아트센터와 서대문문화회관, 송파여성문화회관에 아이돌봄센터를 만들 예정이다.

따뜻해진 봄날, 아이돌봄센터를 통해 잠시 육아 부담 내려놓고 가까운 공연장에서 문화생활 영위하는 것도 좋겠다.

#아이돌봄센터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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