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형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on세상e서울

발행일 2011.05.13. 00:00

수정일 2011.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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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여자중학교 교실. 3명의 학생 앞에서 내윤하(성신여대 IT학부 3학년)씨의 영어수업이 한창이다. 수업이 끝난 늦은 오후다. 청소까지 끝낸 교실은 의자가 책상 위로 올라가 있다. 3명의 학생들만이 맨 앞줄에 앉아 윤하씨의 수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이들이 숙제를 안 해 와서 속상해요. 진도를 나갈 수가 없네요.”


윤하씨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동행프로젝트’에 지원했다. '동행'은 '동생행복도우미'의 줄임말이다. 그녀는“일주일에 하루 4시간을 아이들을 위해 보내요. 또 아이들의 시험기간에는 같이 공부하기 일쑤죠.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나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학과 수업에 투자했다면 A학점은 쉽게 받았을 것”이라며 웃는다.


‘동행’은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대학생들이 무료로 과외를 해주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예상과 달리 2009년 동행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2689명의 대학생들이 참여 신청을 했다.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5511명의 대학생들이 이 무료과외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 명의 대학생이 최소한 3-4명의 아이들을 가르친다. 배운 지식을 나눠주는 미덕이 요즘 대학가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외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보람으로 일한다. 돈이 아니다. 김솔라(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씨는 “과외를 하면 한 명당 보통 50-60만원을 받아요. 4명을 가르치면 한달에 받는 과외비가 200만원을 훌쩍 넘었겠죠” 솔라씨는 무료과외를 했던 고1 남학생의 영어성적이 한 학기 만에 20점대에서 50점대로 넘어섰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2년 전 캐나다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였어요. 은퇴한 캐나다의 노부부가 저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주며 배운 지식을 누군가에게 가르치라고 당부했었죠. 저는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어요.”


구건우(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 4학년)씨는 취업준비생이지만 아이들을 가르친다. “취업준비를 해야 할 시기지만 잠을 줄여서라도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저의 아이도 누군가에게 무료과외를 받을지 모르잖아요” 구씨는 벌써 3학기 째 무료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내윤하씨는 “작년에는 중학교 2학년 2명을 가르쳤어요. 지금도 언니라고 불리며 연락을 하죠. 나중에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도 만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윤하씨는 돈이 오가는 과외였다면, 부담감 때문에 이렇게 아이들과 친해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한다.


‘대학생 형·누나가 생겨서 좋다(61%)’, ‘동행을 통해 꿈이 생겼다(41%)’

지난해 서울시가 실시한 동행프로젝트 만족도 조사결과에서 수혜학생들 중 4258명이 답한 내용이다.

 

김정록 기자



#자원봉사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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