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카페 하나 차렸으면…

시민리포터 김영옥

Visit3,659 Date2011.11.29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3호선 홍제역 3번 출구로 나와 50여m를 걸어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어깨를 맞대고 떡집이며 튀김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상점들을 만날 수 있고 그 사이 오른쪽으로 난 작은 길로 접어들면 주택가가 나타난다. 주택가를 걷다가 발견한 동그란 간판 하나는 가던 길을 멈추게 했다. ‘마을기업 카페 1호점 A카페 커피 하우스’. 출입문을 포함한 전면이 그리 크지 않은 이 커피 집은 참으로 소박했고 출입문 옆 나무 데크 위로도 테이블이 하나 야외에 놓여 있었다.


날이 추우면 추울 수록, 바람이 많이 불면 불 수록 따뜻함이 그리워지듯 초겨울 작정하고 찾아온 추위는 A 카페의 문을 열게 했다. 마침 마을 주부 대여섯 명이 오전 시간을 이용해 주부 모임을 하고 있었다. 10평 남짓의 ‘A 카페’는 붙박이 테이블 4개와 이동 테이블 4개가 전부인 작은 곳이었다. 인테리어 또한 유별나게 화려하진 않았지만 공간을 꾸민 이들의 정성만큼은 남달라 보였다. 카페 내부의 소품들은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를 먼저 말해 주고 있었다. 한 쪽 벽을 거의 장식하고 있는 커다란 종이에는 ‘A카페’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바람과 비나리가 가득 담겨 있었고 이 공간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이 하나씩 가져왔음직한 소품들이 카페 내부를 온기 있게 채우고 있었다.


서대문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 2010년 7월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를 만들었다. 회비를 후원해 주는 회원 100여 명에, 실질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40여 명의 회원들은 서대문지역의 독거노인, 장애가정, 한 부모 가정 등 40여 가구에 2가지의 반찬과 국을 배달하고 있었다.


“처음에 요양센터를 하고 있는 지인에게 조리시설 확보를 위해 공간을 좀 무상 임대해 달라고 부탁했죠. 흔쾌히 허락이 떨어졌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도움을 줘야만 하는 곳들은 많았습니다. 후원 회비만으로는 이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어려웠죠. 좀 더 많은 가정에 반찬 배달로 도움을 드리기 위해선 기금이 더 필요했고, 수입원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게 됐습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지원 사업은 초기 사업비가 없었던 저희에겐 단비 같았죠.” A카페에서 만난 김혜미 대표의 설명이다.


‘A카페’ 운영진. 왼쪽 첫 번째가 김혜미 대표(좌), 장애우가 만든 쿠키와 머핀(우)


안산과 인왕산 안에 위치한 서대문구 홍제동에 대한 지역 인프라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봉사센터 회원들은 주민들의 사랑방이자 마을 사람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하고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 임원회의를 통해 카페 운영을 결정지었다. 3천만 원의 마을기업 지원금으로 공간 마련을 시작했다.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고 내부를 어떻게 꾸밀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모았다.


“전문 카페 인테리어 업자에게 맡길 수도 있었으나 카페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는 동네 인테리어 업자에게 의뢰했습니다. 우리 마을에 지원된 지원금을 마을에 푸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고, 투박할지라도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직접 공간을 꾸미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죠. 제대로 된 커피맛을 위해 지원금의 1/3에 해당하는 금액의 커피 기계를 준비했습니다. 10년 넘게 이 공간을 운영해야 하니 좋은 것으로 했어요. 또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카페 겸 바리스타양성센터에서 A 카페 운영진 김혜영, 최수경, 최두희, 김영애, 최재숙, 김명옥, 김혜미, 소은영 등 8명 모두가 바리스타교육을 이수했습니다.”


지난 5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숨가쁘게 6개월을 달려왔다. 드디어, 지난 11월 3일 A카페가 문을 열었다. ‘A~Z’까지 서대문구 각 동마다 하나씩 마을카페가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페 이름도 알파벳의 제일 첫 자인 ‘A’자를 따서 지었다. 이 공간이 지속적으로 잘 운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많은 주민들이 찾아와 격려하고 축하해줬다. 제2, 제3의 카페가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후원금을 전하기도 했다. 이곳의 수익금의 10%는 사랑나눔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서대문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수익창출은 물론 마을사람 중 카페를 운영할 운영지기에 대한 고용창출도 이뤄졌다.


또한 이곳에서는 커피와 음료뿐 아니라 서대문구 홍은동 명지고등학교 특수반 장애우 학생들이 만든 쿠키와 머핀을 팔고 있고 카페 한 쪽엔 (사)함께 가는 서대문장애인부모회 부모들이 직접 만든 헤어핀도 판매되고 있었다. 이 수익금은 장애 청소년의 자립기금으로 쓰인다. A카페는 지역의 문제를 나누고 해결하기 위한 장(場)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내년에는 카페 아이템으로 샐러드를 준비 중인데 샐러드에 사용되는 야채들은 지역의 초원노인정과 홍제3동 유원하나임대아파트 노인정 노인들이 키운 야채들을 수매해 쓸 계획이다. 노인들에게 용돈을 드린다는 취지이다. 또한 마을주민들이 만든 빵이나 쿠키 등도 위탁 판매하고 손수 키운 야채도 수매해 쓸 계획이다. 내년에는 좋은 장소에다 2호점을 낼 구체적인 계획도 갖고 마을주민들 중 5명 정도의 교육생을 받았다.


모임을 이곳에서 여는 주부들도 속속 늘고 있고, 약간의 대여료를 내고 A카페를 통째로 빌려 연말 모임을 주최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A카페의 기특한 취지에 주민들은 기꺼이 찾아와 차 한 잔 마시고 가는 것은 물론 커피를 배달시키기도 하고, 회의 주최 시 핸드드립 커피와 장애우 친구들이 만든 쿠키를 함께 주문하기도 한다. “앞으로 지역 주민들이 A 카페를 지켜봐 주고 더 아껴 주면 좋겠다”는 A카페 김혜미 대표의 당부처럼 A 카페를 사랑하고 아끼는 주민들의 마음이야말로 마을기업을 키우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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