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라면 김치 담그는 법쯤 알아야?

하이서울뉴스 박혜숙

발행일 2011.11.10. 00:00

수정일 2011.11.10. 00:00

조회 11,942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어느 날, 농업기술센터 김장 교육에 머리가 희끗희끗하신 50대 후반의 할머니 한 분이 찾아오셨다. 김장 정도야 이미 능숙하게 담그실 것 같은 연배로 보였는데, 시연 장면 하나 하나를 열심히 지켜보시는 게 의아하게 여겨졌다. 교육이 끝나고 난 뒤, 참가 이유 및 소감에 대한 설문지를 돌리며 알게 된 사실은 지금까지 시어머니께서 김치를 담가주셨다는 것이다. 그랬던 시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시고 난 뒤, 이제라도 본인이 배워 시어머니처럼 딸과 손자에게 맛있는 김치를 담가주고 싶다는 소망으로 신청했다는 것이다.

해마다 11월이 되면 대한민국에 부는 열풍, 김장 김치 담그기.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담가주시는 김치를 먹거나 사먹기도 하지만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열풍 때문일까? 요즘엔 결혼한 주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직접 김치를 담가먹고 싶은 충만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어디 김치 담그는 법 가르쳐주는 곳 없나?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하고 있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바로 서울시농업기술센터의 전통음식교육과정! 하이서울뉴스는 이 땅의 모든 주부들의 마음을 모아, 직접 김장도 담가보고 궁금했던 것은 맘 편히 물어볼 수 있는 소규모 김장김치교육현장에 다녀왔다.

서초구 신원동 청룡마을 192-12번지. 청계산 근처에 있는 서울시 텃밭김치 교육장이다. 기자가 찾은 지난 화요일은 김장김치와 굴깍두기 교육이 진행되는 첫 번째 날이었다. 이번 강의를 맡은 분은 김장김치기술보유자 조선식 선생님으로 참가자들에게 김치 만드는 과정을 친근하게 설명해주셨다.

“올해 배추는 작년과 달리 가격도 참 싸요. 배추 크기는 지금 보는 것처럼 2kg짜리면 아주 좋습니다. 소금에 절일 땐 반포기에 소금 한 주먹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많은 주부들이 관심 있게 지켜봤다. 그도 그럴 것이 김치를 절이는 것이 김장 김치 맛의 반을 차지하기 때문. 선생님은 적당히 절이는 게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며 똑같은 양이라도 여름엔 금방 절여지지만 겨울은 하룻저녁은 걸린다며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에도 100% 절여지지 않았다면 배추를 뒤집어 놓은 뒤 소금을 살짝 더하라고 조언하셨다. 이때 소금은 간수를 뺀 것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간수를 빼면 쓴맛이 없어져 훨씬 김치 맛을 좋게 해주기 때문이다. 20~30kg의 소금을 물을 쫙 빼서 베란다에 두어 말린 뒤, 커다란 프라이팬에 볶으면 쓴맛이 없어진다고 한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는 배추가 싼 것과 달리 양념 가격이 많이 비싸요. 저도 고춧가루 한 근을 25,000원 주고 샀어요. 올해처럼 고춧가루 가격이 비쌀 땐 갈아서 쓰면 더 알뜰하게 쓸 수 있습니다. 고추를 이렇게 손으로 잘라서 씨를 빼고 물을 조금 넣고 믹서에 갈면 돼요. 이 때 고추를 물에 불릴 필요는 없고, 귀찮으면 씨를 넣어도 되지만 씨가 들어가면 걸쭉해지니까 되도록 넣지 마세요.”

조선식 선생님은 이처럼 김장을 담그면서 필요한 다른 재료에 대한 설명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특히, 겨울김치엔 파보다도 갓을 많이 넣으면 좋다고 조언하셨는데, 갓을 많이 넣으면 톡 쏘는 맛이 생겨 김치가 시원하니 맛있다고 조언하셨다. 갓의 양을 묻는 한 시민의 질문에 배추 열 포기면 갓은 두 단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셨다. 또한, 선생님은 매실청을 조금 넣는데 확실히 덜 쉬고 저장이 오래가고 감칠맛이 난다고 하셨다. 이와 함께 찹쌀풀에는 양파 한 개 정도를 넣어 함께 갈아 쓰면 좋다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교육장에서 만난 김영미(가명, 30세)씨는 결혼한 지 5개월 된 새댁으로 자신의 손으로 김장을 담가보고 싶은 마음에 이번 강좌를 신청했다. “결혼하면서 가장 배우고 싶었던 것이 김치 만드는 거였어요. 요즘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해주기도 하고 사다 먹는 집들도 많지만, 전 주부로서 김치 만드는 비법만큼은 갖고 싶었거든요. 재료 준비며 하나씩 배워가야 할 것이 많지만 배우며 뿌듯해지는 기분이 참 좋네요!”

이번 강좌는 20명 정도의 소규모가 참여했기에 시연을 넘어 직접 김치를 버무려보는 기회도 주어졌다. 친구끼리 함께 온 두 명의 주부는 조선식 선생님과 함께 김치를 버무리며 강의에 참여한 다른 주부들에게 겉절이 김치를 직접 먹여주는 따스한 정도 잊지 않았다. 맛을 본 최미화(가명, 45세) 주부는 “고소하고 아삭하니 맛있다”며, 올해는 배추가 싸니 많이 담가서 넉넉히 먹어야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장김치 만드는 과정이 끝나고, 두 번째로 굴깍두기 시연에 들어갔다. 참여한 시민들은 계속해서 노트에 꼼꼼히 적어가며 다양한 질문들을 했다. 깍두기 무로 동치미 무가 좋은지, 새우젓은 뭐가 좋은지, 굴은 꼭 넣어야 하는지 등.

먼저 동치미 무도 단단해서 깍두기 무로 좋다며, 지금 5개에 1,900원 정도로 싸게 판다는 가격 정보도 더하셨다. 두 번째 선생님은 제일 맛있는 액젓은 직접 담그는 것이라며 펄펄 살아있는 재료와 소금을 1:1 비율로 쳐서 항아리에 김장비닐 봉지를 넣고 재료를 넣은 뒤 3개월 정도 묵힌 후부터 꼭 필요할 때 조금씩 쓰면 된다고 하셨다. 묵히는 기간은 10년도 괜찮다고 덧붙이셨다. 중요한 점은 다른 액젓은 상온에서 보관해도 되지만, 새우젓은 보관 시 온도가 일정해야 하기에 반드시 지하실이나 땅 속에 두어야 한다고 하셨다. 또한, 굴은 기호에 따라 넣는데, 굴을 넣으면 보관기간이 짧은 단점은 있으나, 깍두기는 만들면 금방 먹는 편이라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굴깍두기도 만들어지자마자 많은 참가자들에 의해 시식이 이뤄졌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서로 맛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젊은 새댁들에게 자신이 아는 방법들을 아낌없이 나눠주셨다. 직접 담가 오순도순 맛보는 이 기분을 누가 알까?

이번 취재에 동행한 한국일보팀에서 시식을 하던 손영숙(가명, 39세) 씨에게 올해 직접 김장을 담글 계획인지 물었다. 일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답하길, “그럼요! 꼭 제 손으로 담가서 친척들에게도 나눠주고 맛있게 먹을 겁니다!”

주부라면 꼭 한번쯤은 배워보고 싶고 직접 해보고 싶은 김장. 비록 올해 고춧가루 값은 비싸지만, 잘 익은 배추도 무도 많으니, 몇 포기쯤은 직접 담가서 아삭하고 톡 쏘는 우리의 맛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물론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이를 위해 무료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11월 16일(수)과 17일(목)에 농업기술센터 1층 강당에서 진행되며 배추포기김치, 동치미, 알타리무김치 등이 시연된다. 신청기간은 14일(월) 11시 ~15일(화) 13시까지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http://argo.seoul.go.kr)에서 받으며, 선착순 마감이니 되도록 14일 오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틀 동안의 교육 내용이 동일하므로 하루만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위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통배추김치

▷재료
배추 2kg, 무 200g, 고춧가루 100g, 통고추약간, 쪽파 50g, 갓 20g, 양파 30g, 마늘 30g, 생강 10g,양파찹쌀풀 200g, 멸치액젓 50g, 새우젓 30g, 고운소금 15g, 매실청 2큰술, 천일염 2C(절임용), 통깨 약간

1) 배추는 겉잎을 떼고 반을 갈라 소금물에 담가 절인다.
2) 야채는 깨끗이 씻어 무는 채 썰고 갓, 쪽파는 4cm 길이로 썬다.
3) 냄비에 양파를 넣고 재료가 물에 잠기도록 물을 부어 양파가 푹 무르도록 끓인 뒤 그 물로 찹쌀풀을 쑨다.
4) 마늘, 생강은 다진다.
5) 멸치액젓, 새우젓에 고춧가루를 불리고 통고추는 갈아놓는다.
6) 절인 배추는 깨끗이 씻어서 소쿠리에 받쳐 물기를 뺀다.
7) 무채에 5)를 넣고 비벼 물을 들이고 갖은 양념을 넣고 버무린다.
8) 배추잎 갈피에 소를 채우고 겉잎으로 감싸 김치통에 차곡차곡 넣고 위를 꾹꾹 눌러준다.

★굴깍두기

▷재료
무 1kg, 굴 100g, 고춧가루 100g, 멸치액젓 30g, 새우젓 15g, 소금 조금, 양파찹쌀풀 1C, 마늘 30g, 생강 10g, 파 20g, 매실청 30g, 통깨약간

▷만드는 법
1)무는 1,5cm 길이로 토막내어 약간 큼직하게 깍뚝 썰기를 하고 굴은 소금물에 한 번만 살살 씻어 이물질을 제거한다.
2) 소금으로 삼삼하게 절여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조금 뺀다.
3) 적당한 분량의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물들인다.
4) 양파찹쌀 풀에 분량의 파, 마늘, 생강, 매실청, 깨를 섞어 양념을 만든다.
5) 절인 무와 굴에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는다.

 

엄마,아빠, 저 여기있어요~!

#김장 #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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