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사람 누구나 일할 수 있다면...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혁진

발행일 2011.09.26. 00:00

수정일 2011.09.26. 00:00

조회 3,466


컨설팅을 받고 있는 이혁진 씨(좌), 채용 게시판을 살피는 구직자들(우)

“일자리박람회에 오면 뭔가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 의욕이 살아납니다. 일자리 기회를 찾아보려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나 자신을 발견하며 조급한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내게 됩니다.”

지난 9월 23일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 '2011 서울일자리박람회' 어르신일자리 박람회장에서 배창수(64) 씨가 채용게시판을 살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배씨는 60대 초반에 은퇴하고 잠시 쉬었다가 일을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없기 때문에 일자리박람회를 찾았다. 배씨는 취업지원센터 등에서도 구인정보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다.

어르신일자리 박람회장은 희끗희끗한 머리를 한 어르신들로 가득했다. 특히 박람회장 왼쪽에 마련된 채용게시판은 많은 구직자들의 눈이 쏠렸다. 어르신 일자리박람회장은 지하철도우미, 교통서포터즈 등 교통, 주차서비스 관련 노인 일자리를 모집하는 기관들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주례·경비·청소 관련 업체들도 저마다 고령자들에게 일자리와 회사를 소개했다. 베이비시터·가사도우미 등 여성 고령자들이 관심 있는 취업기관들도 저마다 홍보에 열심이다. 또한 서울시고령자취업알선센터와 자치구별 노인일자리사업을 소개하는 사업수행기관들도 홍보와 모집을 겸해 상담에 분주한 모습들이다.

강남구에서 나온 노인일자리 사업추진팀은 내년 3월부터 시작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오가는 구직자들에게 소개했다.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했다는 강남구는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일을 통해 행복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무료 사진 촬영관(좌), 교통서포터즈 접수관(우)

한편 고령자들의 취업준비와 자세도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박람회장에 마련된 이력서 대필관은 한산한 반면 정보검색대 등은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는 컴퓨터를 이용하는 노인들이 늘어나 자신의 면접자료를 바로 출력하거나 인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많은 노인들이 정보검색대에서 자신의 이력서 등을 찾아 인쇄한 후 박람회장에 있는 관심기업에 직접 제출해 면접을 보고 있다.

이력서용 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는 곳도 노인 구직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루 1천 명 정도가 사진을 찍는다고 귀띔하는 사진사는 “예전에는 사진을 찍어주면 그저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표정있는 사진을 찍어달라며 이런 저런 주문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취업경쟁의 열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같다. 

이력서를 무료 건설팅하는 ‘JOB S.O.S 컨설팅관’은 면접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눈에 띄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요령을 중점적으로 컨설팅하는 곳으로 단순한 직종이 아닌 전문직종의 구직자라면 한번쯤 이곳에서 긴급진단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파란 톤의 넥타이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사진 준비하세요

<백수탈출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필자도 이곳에서 컨설팅을 받아 보기로 했다. 고령자인 필자의 면접서류를 살펴본 정재이 컨설턴트는 “고령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과거 이력과 경력을 돋보이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력 관련 자격증도 우선적으로 배치시켜 면접자가 바로 역량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 컨설턴트는 면접복장과 사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는 “고령자라도 젊은이 못지않은 정열과 능력이 있어 보이기 위한 코디의 한 방법으로 밝은 파란 톤의 넥타이를 매고, 입꼬리를 살짝 올린 분위기의 사진을 미리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어르신일자리 박람회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파가 늘고 있다. 고령화사회를 맞아 일자리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르신 일자리 박람회장을 들러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상당수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단순 반복적인 일자리이거나 공공적 성격의 노인일자리들이기 때문. 전문직 경력의 고령자들이 그들의 기술과 능력을 활용할 만한 곳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50대 중반의 필자도 최근 몇 년간 취업상담분야에서 새로운 제2의 삶을 개척하고 현장에서 종사했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박람회장을 찾았지만 역시 마땅한 구인처는 없었다. 아직은 결코 ‘어르신’으로 대접받을 나이도 아닌데도 내 분야 일자리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60세 미만인 50대의 준고령자와 고령자들이 아무리 능력이 있더라도 새롭게 취업할 수 있는 직종과 분야가 거의 없는 구조적인 환경이다. 이에 대해 취업 전문가 대부분이 능력있는 고령자라면 그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키울 일자리와 여건을 제도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점에서 최근 서울시니어인턴십 도입은 평가할 만한 시도로 보인다.

 

<백수탈출 프로젝트> ‘용사들’ 일자리박람회로 출동~

실무진 면접 중인 김강수 씨. 표정만 보아도 그의 의지와 열정을 알 수 있다

'2011 서울일자리박람회'는 지난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이어졌다. 20일과 21일에는 청·장년, 22일과 23일에는 여성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박람회가 펼쳐졌다.

<백수탈출 프로젝트>의 ‘용사’들도 이런 기회를 그냥 넘길리 없다. 21일에 첫 출동한 청·장년팀은 화인서비스아카데미(원장 김미경)의 협조를 받아 현장의 전문컨설턴트로부터 일자리컨설팅과 이미지컨설팅을 받았다.

청ㆍ장팀의 최광한 씨의 일자리박람회 참가기와 구직 활동 모습은 서울시 인터넷TV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전공이 웹기획인 김강수 씨는 이날 부스 3곳에서 1차 면접을 봤다. “일자리 박람회는 처음 와보는데 이렇게 와보니 마음이 좀 더 급해지는 것 같다. 오늘 면접 본 곳 중 의료마케팅 업체인 빅엔터와 티켓몬스터에 관심이 있다. 빅엔터의 경우 현장에서 1차 면접을 패스하고 다음날 임원진 면접을 앞둔 상태다”라고 한다.

함께 박람회에 참여한 청·장년팀 최광한 씨는 “2곳 면접을 봤는데 시간이 좀 빠듯하다. 오전에 좀 더 일찍 올 것을 그랬다. 좀 더 꼼꼼히 둘러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꼼꼼하게 컨설팅을 받고 있는 여성팀의 도경남 씨와 이선희 씨

다음날인 22일 여성팀 도경남 씨와 이선희 씨, 고령자팀의 우용성 씨와 이혁진 씨도 일자리박람회를 찾았다. 서울일자리박람회는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가는 곳이다. 서울시는 이곳에서 한사람이라도 더 취업을 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쉬움과 과제도 남아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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