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달려온 서울 객지 생활 1년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한유진

발행일 2012.12.17. 00:00

수정일 2012.12.17. 00:00

조회 1,980

서울은 지난 1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올해 초 서울시는 '시민과 함께 만든 희망 서울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하며 서울을 사람을 위한 도시로 변화시켜 나간다고 다짐했다. 그 결과 '희망시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시정이 시행되었는데, 우리 서울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느끼는 일 년은 어땠을까? 서울시민이 말하는 '서울의 1년'을 들어보자.

[서울톡톡] 경상북도 경주에서도 1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농촌 마을에 살던 소녀가 어엿한 서울 시민이 된 지도 1년이 지났다. 작년 7월에 처음 서울에 올라와 친구 집에 얹혀살며, 취직 준비를 했다. 3개월 후 꿈꾸던 곳은 아니었지만, 차근차근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에 취직되었다.

처음 살아보는 서울, 사회초년생으로 정신없이 일하며 보낸 1년이지만 그 누구보다 서울을 사랑하는 시민이 된 정영은(24) 씨를 만나봤다.

고시원에 살아도 행복했던 서울

서울에 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지하철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는 정영은 씨. 처음 혼자 남산에 올라 야경을 바라보고 눈물을 흘렸단다. 불빛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남산에서 보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들이 다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의미잖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취업하고 2주 후 신세지던 친구네 집에서 나와 나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회사 근처 고시원의 작은 방 한 칸이었지만 서글프다는 생각보다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렸다. 1년 동안 열심히 일했고, 퇴근하는 것보다 배우는 것을 먼저 생각했다는 영은 씨는 어느새 1년 차 직장인이 되었고 이제 회사에서도 제법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 직원이 되었다.

힘겨운 서울 살이, 외로움을 이겨내는 법

주변에는 서울에 와 혼자 살면서 외로워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친구들도 많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싫어 무리해서라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영은 씨는 그 외로움을 '서울 여행'으로 이겨냈다.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의 길을 찾아다녔다. 동물원에도 가고, 시청에서 열렸던 가수 싸이의 무료 공연에도 갔었다. 서울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문화행사에도 꼭 참여한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종로구 인사동이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려 하기보다는 서울에서의 시간을 재밌게 보내려고 노력해요."

서울이 너무나 크고 넓어서 아직도 못해본 것이 많다는 영은 씨는 서울에서 맞는 두 번째 겨울이 마냥 기쁘다.

빨리 스물다섯이 되고 싶어요!

2012년 서울이 정영은씨에게 일할 곳을 내어준 곳이었다면, 2013년 그녀가 바라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내년에는 진짜 '내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직장에서도 일을 열심히 배워서 보조 업무가 아닌 내 업무를 맡아보고 싶어요. 빨리 내년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올해보다 더 바쁘게 지내고 싶어요. 서울에는 할 게 정말 많으니까요."

내년 봄이 오면 경주에 사는 어머니와 함께 대학로에서 연극도 보고, 한강 유람선도 타보고 싶다는 영은 씨. 한 달 전엔 고시원에서 벗어나 성북구 길음동에 원룸도 마련했다. 이제 진짜 어엿한 서울시민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서울을 사랑하게 된 영은 씨의 마음처럼 내년에도 희망 가득 찬 서울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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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서울생활 #취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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