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합격자의 `나의 공무원 도전기`

시민기자 채경민

Visit10,004 Date2014.01.27 00:00

화공9급 김태수씨






[서울톡톡] 지난해 서울시 7, 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서 최고령 합격의 영예를 안은 김태수 씨(1957년생, 56세, 일반화공 9급). 대기업 근무, 사업체 운영, 공인중개사 활동 등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한 그는 얼마 전 강동구청 맑은환경과에서 늦깎이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남보다 20년 이상 늦게 공직이라는 새로운 길에 나서는 그를 만나 공무원 시험 도전 이유와 합격 비결 등을 들어봤다.


Q. 우선 공무원 임용을 축하드린다. ‘최고령’ 합격자라 주위의 반응도 남달랐을 것 같다.


고맙다. 주위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어떻게 공부를 했기에 늦은 나이에 합격할 수 있었느냐며 궁금해 하는 분들과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되는 건 메리트가 없는데 왜 도전했느냐며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었다. 실제로 내 경우에는 정년이 3년 남았고, 공무원 연금 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더군다나 간부급도 아니니 주위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사회가 젊은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나이가 있어도 충분히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민원인의 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에 민원 해결도 원만히 잘 해낼 수 있고, 조직 문화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Q. 출·퇴근이 힘들지 않나? 현재 맡고 있는 보직과 업무 내용이 궁금하다.


집이 있는 영등포에서 강동구청까지 거리가 제법 되지만 힘들지는 않다. (웃음) 직렬은 일반화공이고, 강동구청 맑은환경과에서 일하고 있다. 지정 폐기물 관리, 유해 폐기물 신고 접수, 비산 폐기물 현장 확인과 지도 점검 등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Q.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대기업(효성그룹)에 입사해 12년을 근무했다. 퇴사 후에는 개인 사업을 했다. 전문대학의 겸임교수로 임용되어 6년 동안 강의도 했다. 이후 무역업 등 개인 사업을 두루 했다. 공무원 시험을 치르기 전에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해 부동산 중개업에 3년 정도 종사했다.


김태수씨


Q. 공무원 시험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하다.


대기업에서 회계, 품질 경영, 인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고 대학에서는 일반 경제 등을 강의하며 바쁘게 살았다. 개인 사업을 하면서는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지냈다. 이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다시 조직 생활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특히 다른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행정직이 아닌 기술직에 도전했다.


Q. 공부를 좋아하는 성격인 것 같다.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나?


공부를 좋아한다기보다 질문하는 걸 좋아한다. 어떤 일이 생기면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질문을 해 본다. ‘왜 그럴까’ 의문을 품고 분석하는 일을 좋아한다. 시험 준비는 공인 중개사로 일하는 동안 시간 활용에 여유가 있어 공무원 시험 공부를 했다.


Q. 시험은 어땠나?


필기시험은 상당히 어려웠다. 면접은 묻는 말에 차분히 대답하면 되니 그리 어렵지 않았다. 자꾸 비결을 물으니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경우엔 평상시 해 왔던 공부가 도움을 주었다. 영어의 경우 원래 영자신문을 꾸준히 읽었던 터라 비교적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고, 국어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평소 맞춤법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서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됐다. 화학의 경우에는 개념 정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굳이 한 가지를 강조하자면 ‘개념 정리’다. 많이 암기하는 게 우선이 아니고 용어의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시험 준비에 슬럼프는 없었나?


슬럼프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나? 많았다. 슬럼프가 많았다. 하긴 아직 내 나이에 인생을 말한다는 것도 좀 그렇지만….(웃음)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힘든 순간이 많았다. 공부하면서 괴로운 순간은 별로 없었다.


Q. 공부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지금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있다.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시험에서 떨어져 좌절하고 낙담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자책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해서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다시 보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또 시험을 위한 공부는 괴롭다. 공부가 나의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공부 자체가 즐거워질 수도 있다.


Q. 마지막으로 늦깎이 공무원으로서 각오를 말해 달라.


정년까지 3년 남았다.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년까지 열심히 일 할 것이다. 특히 그간의 경험을 십분 활용해 원만한 업무 처리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또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토대로 생각을 정리해 칼럼을 써보고 싶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