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지, 고민하지 마세요!

김영옥 외 3인

Visit10,298 Date2011.07.18 00:00

 










Ⅰ. 쉿, 비밀이야… 우리가족끼리 오붓하게!


가까운 계곡으로 떠나는 한나절 나들이 … 도봉동 무수골계곡


(시민리포터 김영옥)



태풍과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시기를 지나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무더위가 시작되고 여름이 정점을 향해 갈 때면 늘 한번쯤은 찾는 곳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산세 수려한 산 밑 계곡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도봉구 도봉동 무수골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울창한 숲 그늘 아래서 차가운 계곡 물에 발 담그면 심신이 그야말로 ‘휴(休)~’!


여름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시원함을 찾아 멀리 떠나지만 사방 산으로 둘러싸인 강북에선 산자락에 있는 계곡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명산으로 유명한 산이 즐비하고 그 산마다 시원한 계곡이 보석처럼 숨어 있다. 그 산 정상으로부터 발원해 흐르는 계곡에서 한나절 동안 무더위를 피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비용도 들지 않는다. 돗자리와 생수 한 병이면 그만이다. 이웃에 있는 우이동계곡이 상업화로 인해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어, 계곡 가까이에 자리를 잡고 앉으려면 음식값 등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비해 무수골계곡은 자릿세 걱정 않고 맘에 드는 자리를 잡아 돗자리 하나 깔면 그만이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 햇살을 막아주고 돌돌 흐르는 계곡 물에 발 담그거나 평상처럼 널찍한 바위에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웠노라면 더위는 저만큼 달아나고 없다.


서울의 북단 도봉구와 의정부시, 경기 양주시에 걸쳐 있는 739.5m의 도봉산은 그 높이만큼 깊은 계곡들을 가지고 있어 여름이면 산과 계곡을 찾는 이들로 붐비는 곳이다. 특히 도심으로부터의 접근성이 뛰어난 도봉산은 회룡사계곡, 망월사계곡(원도봉계곡), 보문사계곡(무수골), 도봉동계곡, 송추계곡, 오봉계곡, 용어천계곡 등 많은 계곡을 품고 있어 한나절 나들이를 떠나기에 제격이다.



1호선 도봉역에서 하차해 도봉초등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아 천천히 도봉산을 바라보며 걸어 올라가거나 1호선 창동역에서 내려 8번 마을버스를 타면 무수골계곡에 갈 수 있다. 작년에 생태하천으로 근사하게 거듭난 도봉천을 따라 오밀조밀한 주택가를 지나면 주택가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본격적인 계곡이 시작된다. 그 옆으로는 서울시에서 꽤나 이름 있는 서울시 우수텃밭농장 무수골 주말농장의 텃밭이 넓게 펼쳐진다. 고추, 상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배추, 무 등의 농작물들이 주인의 알뜰한 보살핌 덕에 실하게 자라고 있다.


무수골농장을 기웃거리며 산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북한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된 도봉산의 멋스런 자태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도봉산 밑 작은 마을인 무수골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아직도 논이 존재하고, 모내기를 끝낸 논에선 파랗게 벼가 자라나고 있다. 인근 도봉초등학교의 유기농법 생태체험학습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논에는 자신들의 이름과 함께 초등학생들이 세워 놓았음직한 “일하는 우렁이예요. 잡아가지 마세요”라는 푯말이 눈길을 끈다. 아마도 이 논에는 우렁이가 꽤나 많이 사는 모양이다.



계곡 옆길을 따라 계속 오르다보면 작은 논과 계곡이 있는 무수골의 풍경을 만나게 되는데 전날 비라도 내렸다면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작지만 멋스런 폭포와 청량감이 느껴지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어 계곡다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가족단위로 찾아와 밤나무 그늘이나 다리 밑 시원한 명당(?)에 자리를 잡고 앉아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모습은 계곡을 늘 생동감 있게 한다. 도봉산을 타고 내려 왔을 계곡물은 시원하기 그지없어 계곡 물에 담근 발은 얼얼할 정도다. ‘여기 서울 맞아?’ 라는 생각이 들만큼 자연 속에 푹 파묻힐 수 있는 곳이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준비해 와도 되지만 소박한 자연상회에서 맛보는 도토리묵 무침과 파전도 별미다. 조금 더 조용히 계곡의 묘미를 즐기고 싶다면 계속 산을 올라갈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든 계곡을 쉽게 만날 수 있어 숲과 계곡에서의 ‘휴식’ 을 즐길 수 있다. 내친 김에 도봉산을 정복해도 좋다.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의 ‘백사실계곡’으로…


(시민리포터 이경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숲과 비밀의 계곡으로 알려진 ‘백사실 계곡’을 찾았다. 풋풋한 직장초년병 시절, 직원들과 한 번 다녀갔던 것 같은데 마치 꿈처럼 아련해서 설렘과 기대로 더욱 벅찼다. 지하철 종각역 8번 출구로 나와 7212번 버스를 타고 부암동 자하문 입구에서 내려, 자하문 지나 우측을 보면 팔각정이 보인다. 진입로인 큰 길 자하문 길을 가운데 두고 무계정사길과 건너편 백사실계곡으로 향하는 능금나무길, 환기미술관길, 백사실길로 길이 나뉜다.


부암동의 터줏대감 동양방앗간에 들러 쑥떡, 흑임자 인절미, 술떡을 하나씩 사서 배낭에 넣고 본격적으로 비밀계곡 찾기에 나섰다. 방앗간 앞에서 Y자 형으로 갈림길이 있는데, 오른쪽 길로 오르다보면 어느새 백사실계곡 400m 갈색 안내 표지목이 눈이 보인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 내리막길로 좁고 예쁜 흙길이 나타나는데 길은 좁지만 수백 년 된 나무와 숲이 넓고 울창해서 가슴이 확 트인다. 우측으로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와 같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백석동천’ 이라는 암각글자가 눈에 띄었다. 피톤치드를 흠뻑 들이마시며 걷는 동안 어느새 계곡이 가까이 모습을 드러낸다. 군데군데 산림욕 할 수 있는 조그마한 1인용 나무 의자들이 앙증맞게 놓여있어 잠깐 앉아 쉬어 가라고 손짓 하는 것 같아 앉았더니 몸과 마음이 맑아진다. 비가 많이 와서 계곡 물에 물살이 세고 물 흐르는 소리가 설악산에 와있는 것처럼 착각할 정도이다. 서울 도심에 이렇게 수림이 울창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계곡이 있다는 사실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지역은 2004년 4월 약 1km 구간에서 도롱뇽 알주머니 수만 개가 발견된 곳이란다. 국립공원을 제외하고 서울 사대문에서 도롱뇽의 집단 서식처를 발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갑자기 까르르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여대생 3명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중년 부부가 다정하게 앉아 대화를 나누고 상근이 닮은 큰 개 2마리와 함께 산책 나온 동네 주민, 이어폰 끼고 땀 흘리며 걷기 운동하고 있는 사람 등 그들과 어울려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계곡 물길 따라 아래로 조금 내려가자, 이 동네에 5년 째 살고 있다는 주부 김정아 씨도 3살 된 아들이 보채면 업고 나와 물에서 함께 놀다 보면 우울한 기분과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려서 자주 이곳에 놀러온다고 했다.


계곡 끝자락에는 현통사를 끼고 서울 도심의 유일한 자연 폭포인 백사폭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소금강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한다. 백사실계곡 가는 길은 한적하고 나른한 오후 햇살이 그리워서 나선 동네 도보 나들이 코스로 출발하여 현통사까지는 약 500m 거리이지만 울창한 숲에 자연 경관과 문화, 역사까지 두루 만끽할 수 있는 곳이고 1급수에서만 산다는 도롱뇽이 살아갈 수 있는 생태 경관 보존 지역이다. 잘 보존 관리해서 길이길이 암반 청류가 흐르는 청정 계곡으로 보존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박 2일 여행 계획을 세운다면 바로 앞 인왕산 자락의 윤동주 시인의 언덕길, 평창동 미술관길, 자하문에서 시작한 북악산 성곽길 탐방도 얼마든지 가능해서 서울시에서도 세상시름 잠시 잊고 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하여 올 여름도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Ⅱ. 실속 시티투어… 서울구경 온 친척과 함께!


배낭여행객처럼 즐기는 1박 2일 한옥 체험


(시민리포터 김소나)



한국전통문화는 아마 서울에서 가장 멋지게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 고풍스러운 골목길에 접어들자 바비큐 냄새가 연기와 함께 은은하게 스며든다. 솟을대문 안에는 마당에 식탁을 편 외국인들이 담소를 나누며 파티를 열고 있다. 골목길을 돌아서니 게스트하우스 간판이 보이다. ‘한국인 예약 받습니다’라는 문구도 눈에 띈다.


이곳은 북촌 계동길이다. 한국의 전통 문화 유산인 한옥 거리이자 박물관, 전시관, 체험관, 교육관, 숙박시설이 모인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북촌생활사박물관에서는 잘 보존된 옛 물건들을 만날 수 있고, 골목길 사이 사이 만나는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다양한 전통 한옥 체험프로그램도 접할 수 있다. 왕족과 고위 관료들이 조선시대에 거주하던 지역인 이곳 북촌에는 1500여 동의 한옥이 자리잡고 있다.


저녁 어스름, 길건너 예전 도화원이 있던 인사동으로 발길을 돌려도 좋다. 쇼핑의 거리이자 화방, 갤러리가 즐비하고 골목안 골목인 쌈지길도 보인다. 샛길마다 떡, 다과, 전통차 가게가 숨어 있다. 인근 조계사로 가면 아파트 3층 높이의 황금 불상을 볼 수 있다.



한옥마을 체험하러 안동까지 간다고? 오늘 하루 외국인 관광객이 된 느낌으로 북촌 카페 거리와 인사동 구석 구석을 누벼보는 건 어떨까? 저녁에는 고풍스런 한옥 게스트하우스에서 가족, 친구와 대청마루에서 담소를 나누어 보는 것도 ‘강추’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한국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많은 볼거리들이 들어서 있다는 점.


1박을 하고 나서 경북궁 국립 민속박물관을 관람하고 청와대 사랑채에 가면 대통령집무실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청와대 앞 한적한 공원에서 만나는 한가로운 산책로,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을 보며 느끼는 이국적인 느낌,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리는 바비큐 파티는 덤이다. 배낭여행처럼 즐기는 한옥 거리 체험, 마치 한국을 처음 체험하는 외국인이 된 기분으로 서울 안에서 체험해보자. 한국 전통문화, 서울에서 가장 멋지게 체험할 수 있다.


남산 ‘가족코스’에서 올여름 휴가를


(시민리포터 이은자)



지방에서 친구라도 올라오면 늘 ‘N서울타워’만 오르락내리락 했지, 남산 전체를 둘러보거나 그 속을 깊이 들여다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더 솔직히 고백하자면 호기심조차도 없었다. 신라호텔 주변과 국립극장, 드라마센터, 애니메이션센터 등 특별히 볼 일이 있을 때 부분적으로 다녀온 것이 전부다.


그런데 “서울성곽이 모두 연결되면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를 다양하게 개발, 관광명소로 추진한다”는 서울시의 발표를 들으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네 개의 코스 중에서 ‘장충동~남산타워~남산 회현 자락 구간’은 가족코스로 구성해 인근 장충체육관, 국립극장, 봉수대, 케이블카, 한옥마을 등 서울성곽과 남산의 자연을 가족과 함께 만끽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대목에서 휴가철 가족나들이를 감행할 계획을 세웠다. 먼저 성곽길에 초점을 맞춰, 장충체육관 성곽길 초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큰 도로 가에 이런 성곽이 있었는데, 그 동안 전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살았다는 사실에 얼굴이 붉어졌다. 


남산 한옥마을 풍경


서울 하늘을 감상하며 한참을 걸으니 성곽길이 끊겨서 국립극장으로 내려가 남산공원 길로 들어섰다. 북측순환길과 남측순환길의 갈림길에서 ‘거북이 마라톤길’이 있는 남측순환길로 접어들었다. 남산 숲길을 걸으며 마치 등대 같은 ‘N서울타워’를 향해 걷는데, 시골 언덕길 같고 동네 뒷산 같은 편안한 길들에 빠져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다보니 키높이의 성곽길도 다시 만나고, 인파로 북적거린 버스정류장도 나왔다. 남산(목멱산) 봉수대터도 보였다. 남산관광객이나 주변 동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운행하는 남산순환버스는 02, 03, 05번 버스 14대가 있는데 9대가 친환경 전기버스다. 공기를 맑게 하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버스인데, 주행거리가 짧아서 한 바퀴 돌면 충전을 해야 해서 군데군데 전기충전기가 보인다.


1970~80년대 데이트코스와는 전혀 다른 생경한 풍경에 빠져 걷다가 드디어 N서울타워 광장에 도착했다. 서울중심점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띄었다. 원래 남산은 서울의 중심이 아니고, 남쪽을 지키는 요새였을 뿐이었는데, 근대 이후 서울이 급팽창하면서 도성의 중심이 됐다고 한다. 광장에는 남산의 팔각정과 복원된 봉수대터와 인왕산으로 이전된 국사당터 표석, 성곽길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N서울타워 1층에는 열쇠를 꽉 채워 걸어두면 영원히 사랑이 변치 않는다는 열쇠의 벽이 있어 외국 관광객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봉수대 옆 계단을 내려와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삼각산, 불암산 등 서울의 조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에 잠시 들러 시원한 바람을 쐬며 서울의 또다른 풍경을 감상하고 남산도서관으로 내려가는 1.2km의 계단길로 내려갔다. 안중근 기념관, 남산도서관, 남산야외식물원, 소월길 등 들러볼 곳이 참 많았지만, 그곳은 다음 날로 미루고 한옥마을로 향했다.


남측순환로는 순환버스를, 북측순환로는 시각장애인 전용도로로 ‘웰빙조깅메카길’이라고도 불리는데, 한면을 우레탄길로 만들어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길가 물소리와 소박한 야생화들, 조지훈 시비, 목멱산방 등을 지나 서울시청 남산별관을 지나 한옥마을 후문으로 들어갔다. 후문으로 들어가자마자, 서울새천년타임캡슐 광장이 있었다. 국악당에서 흘러나온 국악과 여기저기 복원된 한옥마을과 관광객들, 체험학습장 등 한옥마을은 충무로역 3번 출구 바로 인근에 있는 도심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류에 잠시 젖을 수 있는 망중한의 공간이었다.


이보다 더 나은 휴가지가 있을까? 남산 둘레길로 가는 진입로가 공식적인 것만 해서 15개라고 하니까 올여름 남산만 오르내려도 충분한 휴가가 되지 않을까… 시간 여유가 있다면 남산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 주택가, 맛집, 시장들을 들러보는 것도 좋다. 내친 김에 국립극장, 한옥골, 드라마센터 등에서 공연 관람을 하는 것도 도심휴양지에서 누릴 수 있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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