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시간이 만든 작품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시민리포터 김종성

Visit1,773 Date2013.05.14 00:00

[서울톡톡] 취미(Hobby, 趣味)의 사전적 의미는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취미’란 말은 어느덧 참 낯선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여기 취미란 단어가 제대로 임자를 만났다. ‘수석’을 통해 진정한 ‘취미’를 즐기고 있는 그를 은평구청에서 만났다.



자연의 순수함이 수석의 매력


1985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성우 과장은 부서 상사에게 이끌려 ‘수석’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자그마치 27년째 수석 취미가 이어졌으니 수석의 매력이 꽤 크구나 싶기도 하고, 당사자인 이과장의 성격도 어림잠아 짐작이 되는 세월이다. 그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와 그의 닉네임에서도 그가 지향하는 바를 알 수 있었다. ‘큰 소’, 우직하면서도 성실함이 느껴지는 별칭이다.


그에게 황당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던졌다. 왜 돌이 좋은지.


“돌 앞에 서면 마냥 천진해지고 솔직해집니다. 수석은 남의 것을 부러워하고 욕심내는 마음을 덜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수석을 보고 있으면 수석의 풍정(風情)에 동화되어 수석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바람에 몸을 맡기고 물 흐름에 세월을 실어가면서 자연에 동화되는 멋! 그게 수석의 매력이지요. 특히, 수석에 물을 치면 돌의 살갗에 생기가 살아나는 현상을 좋아합니다.”


돌에 물을 친다는 표현도 이채롭고 돌 하나에 부러움과 욕심이 덜해진다 하니 수석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만 갔다.


작은 돌에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어


수석은 전통적으로 아시아에서 이뤄지는 대표적인 취미활동 중 하나인데, 수석의 ‘수’자는 나라마다 서로 다른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빼어날 수(秀)’자를 쓰는 중국, ‘물 수(水)’자를 쓰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목숨 수(壽)’자를 써서 수석이라고 쓴다. 목숨, 즉 ‘삶이 담긴 돌’이라니 무척 사유적이면서 철학적이다.


그는 수석에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고 했다. 자연이 물과 바람을 이용해 오랜 시간(4, 5억년)에 걸쳐 만들어낸 수석. 온갖 풍화와 수마를 견디면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의 위엄을 풍기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답게 그는 수석의 시원(始原)인 자연을 사랑한다. 수석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 스스로를 ‘돌꾼’이라 부르며 자연 앞에서 겸손해 지려는 마음을 지닌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그는 수석을 발견하는 재미를 좀처럼 느끼기가 어렵다고 했다. 강변 공사로 인해 돌밭 출입이 여의치 않기 때문. 무분별한 개발 공사에 일침을 가할 때 그는 영락없는 환경주의자였다. 결국 그의 수석 사랑은 자연애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수석을 닮은 삶


그에게 어떤 수석이 제일 가치가 있는 수석이냐고 물었다.


수석의 가장 중요한 점은 눈에 보이는 수려함이 아니라 오래도록 변함없이 지속될 수 있는 돌의 강도란다. 모양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돌이 굳세지 않고 쉽게 부서지거나 형태가 변하면 그건 수석이 아닌 그냥 돌이다. 점점 외모만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상에 수석이 주는 따끔한 일침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돌의 상상력과 메시지에요. 돌의 모양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피어오르게 하고, 어떤 메시지를 주는 그런 돌이 좋은 수석이죠.”


이 과장에게 가장 아름다운 수석은 아마 키르키스탄에서 건너 왔다는 ‘성모상’ 수석이 아닐까 싶다. 지난 1988년 수석 수입 초창기 때, 선배로부터 두어 달 월급에 해당되는 금액을 주고 구입했다. 처음 보는 순간부터 테레사 수녀님이 생각났었다. 한 동안 집 안에서 가족들에게 보이기만 하다가 더 많은 사람들이 수녀님의 뜻을 기리며 평온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점점 자라났다. 고민하던 차에 업무 상 알게 된 꿈나무 마을 정영숙 수녀님과 밝은 모습의 자연을 닮은 아이들이 생각났고, 수녀상 수석을 2011년 마리아 수녀회에 기증했다.


닉네임 ‘큰 소’처럼 우직하고 욕심 없는 그의 삶이 수석과 참으로 닮아 있었다. 수석을 닮은 그의 초탈한 삶의 자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간다.


이성우 과장 블로그 주소 http://bigbull420.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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