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문제행동, 원인은?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장경근

발행일 2012.04.03. 00:00

수정일 2012.04.03. 00:00

조회 4,218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가족기능이 좋은 아동은 스스로 문제행동을 절제할 줄 알고, 가족기능이 역기능적일수록 아동의 문제행동 발생 정도가 높아진다' 서울 및 경기 지역 초등학교 5, 6학년생 505명을 대상으로 '가족기능과 아동의 문제행동'을 연구한 상명대 복지상담대학원 허미정 씨가 강조하는 이야기다.

"세상에 문제없는 가정은 없어요. 다만 문제 상황에 가족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의 정도가 달라지지요.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서 매일 지적만 하면 좋아질 수 없습니다. 문제를 싸안고 끙끙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녀는 지난 2월에 '가족기능과 아동의 문제행동과의 관계에서 자아탄력성의 매개효과'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가족기능의 약화가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며 정서적 또는 행동적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학생시기의 아동과 초기 청소년들이 성장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환경적 위험요인으로부터 보다 잘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보호요인을 파악해 문제행동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허미정 씨는 동대문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3년째 아동상담 치료와 가족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많은 부모님들이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문제가 없어지냐고 물어보십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늘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좋아지기도 더 나빠지기도 하는 거지요. 내 아이가 아무래도 문제아라고 여겨진다면 꾸준한 대화를 통해서 아이의 문제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치료가 필요한지 진단해 보아야합니다. 아이의 나쁜 행동이 성격적 요인인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는지 파악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있을까, 집착을 하고 있을까

"아동 및 청소년의 문제행동은 건강하게 자라는데 방해요소가 됩니다. 또 청소년기의 문제를 방치하면 성인이 되었을 때 심각한 심리적 부적응이나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에게 많은 관심을 주기만 하면 문제 행동이 사라질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집착하는 경우에도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느낀다고 한다. 가중되는 스트레스와 집착에 가까운 관심이 부담스러워지면 부모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는 것. 이렇게 되면 겉돌거나 자칫 폭력적인 아이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관심 없는 부모 못지않게 지나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모 역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겁니다. 결국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빽빽하게 짜여진 일과를 속속들이 체크하고 있어야 그나마 불안감이 덜하지요. 이것은 자녀를 사랑하기 보다는 '걱정거리'로 생각하는 행동입니다. 부모의 이런 태도에 아이들은 내색을 못하지만 지치고 힘들어 합니다"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지속적으로 들어주는 부모 역시 아이에게 역반응을 불러일으키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또 아이의 뒷바라지에 지쳐서 어쩔 수 없이 역할을 포기하는 부모도 있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환경과 여건을 탓하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아이를 돌보지 않는 '미성숙한' 부모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유연성을 가지고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는 하지 못하는 말을 상담 시에는 털어놓습니다. 그러니 자녀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자녀가 상담기관에서 하는 말을 평소에 부모와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 또래집단의 분위기와 상황을 늘 알아두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의 정보를 얻기 위해 학습할 필요가 있는 거지요"

가족 간의 친밀감이 낮을 경우 아동에게서 정서적 문제와 공격성, 비행 행동 등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가족 구성원의 관계가 좋은 가정에서 자란 아동이 환경에 적응하는 자아탄력성이 훨씬 높다.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건강한 아이로 기르고 싶다면, 문제행동을 나무라기 전에 나는 과연 따뜻하고 좋은 부모인지 먼저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상담 문의: 동대문구 건강가정지원센터 02)957-0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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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상담사 #아동심리치료 #허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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