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오면 심심할 틈이 없어!!

하이서울뉴스 박혜숙

발행일 2011.06.24. 00:00

수정일 2011.06.24. 00:00

조회 7,217

당구장(좌), 동아리실(한량무 연습)(우)
고운님 갤러리(좌), 탁구장(우)

바둑, 당구, 탁구는 물론 또래 어르신들과 취미 공유까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이곳에 도착하자마 유독 눈에 많이 띄는 나이대가 있다. 바로 이 나라 경제 성장에 발판을 마련하고 키워 온 실버세대들이다. 꼭 약속이나 한 듯이 안국역으로 모여드는 어르신들, 이유가 뭘까? 바로 안국역 5번 출구로 나가면 서울노인복지센터(http://www.seoulnoin.or.kr)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다는 '화개장터'같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바람이 쏟아져 나오는데 무더운 여름, 쉬어갈 곳으로 손꼽던 은행과 비슷하다. 1층 데스크에선 가볍게 머리를 만지거나 목욕할 수 있는 이·미용표 및 목욕표를 각각 1000원에 팔고 있다. 요즘 같이 물이 소중한 때에 단돈 1,000원으로 목욕할 수 있다니, 바로 실버세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바로 이용하고 싶지만,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회원증을 발급받는 것. 만 60세 이상 어르신이면 누구나 무료로 센터를 이용할 수 있으니, 주민등록증을 지참하고 3층 종합안내실을 방문하면 된다.

회원이 되고나니 더 많은 혜택이 기다린다. 식당에서 친구들과 오순도순 식사는 물론, 상담센터, 의료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센터 2층에 마련된 탁구장, 당구대에서 신나게 운동하시는 어르신들이 보인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3층 종합안내실에서 이용 시간표를 보고 선택한 후, 그 시간에 또래 어르신들과 게임을 즐기면 된다. 탁구채를 휘두르는 모습이 어찌나 날쌘지, 실제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만 같았다. 안정된 큐걸이로 사구를 치는 여성 어르신은 감탄마저 자아내게 만들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기원도 보인다. 수많은 어르신들이 정겹게 바둑을 두며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취미활동을 즐기기 위한 프로그램은 이외에도 다양했다. 영어, 일어를 배우는 언어프로그램과 기공체조, 댄스스포츠 등 건강관리를 위한 체조프로그램은 물론 영화상영, 컴퓨터, 가요무대까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것은 모두 모여 있었다. 복지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동아리활동이 가능하다는 것. 연극, 하모니카, 봉사회 등 관심 있는 분야에 가입해 함께 연습할 수 있도록 동아리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복지센터 이용시간은 8시 45분부터 오후 6시까지. 또한, 센터에서 낙원상가방향으로 300m쯤 가다보면 미술에 관심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고운님갤러리'라는 미술관도 운영하고 있다. 대관신청부터 관람까지 모두 무료니 미술관람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관람 기간을 확인하고 한번 찾아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의 : 서울노인복지센터 ☎ 02)739-9501~3

'추억더하기' 카페(좌), '실버영화관' 상영관(우)
실버영화관 티켓으로 할인받는 곳(허리우드 식당, 이레이발, 파고다타운/왼쪽부터)

55세 이상이면 영화 한 편이 2천원, 영화티켓만 있으면 근처 음식점 할인

센터에서 나와 낙원상가 방향으로 향하면 그곳 4층에 '실버영화관'이 보인다. 55세 이상 어르신들이 2천원으로 추억의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기대감을 갖고 찾은 날, 먼저 눈에 띈 것은 영화관 입구에 마련된 음악감상실인 '추억더하기'였다. 아날로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LP판들이 꽉 차있었고, 다양한 마실 거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신청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마실 것도 무료. 사진촬영을 위해 영화관계자인 김선생님을 만났다. 친근한 미소를 지닌 김선생님은 흔쾌히 촬영을 허락하시며, 지금 상영시간이라 어르신들이 많이 안 계시다며 필요하다면 상영관을 찍어도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어쩐지, 생각보다 어르신들이 많이 안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상영관에 들어서니 전좌석이 '여로'를 보고자 방문하신 어르신들로 꽉 차 있었다.

영화관에서 만난 김영실 어르신(가명, 62세)은 "여로를 몇 번이나 봤는데 또 보러 왔다. 주머니 가볍게 옛날 생각에 푹 젖게 해주니 최고의 친구"라고 칭찬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영화보고 카페에서 수다 떨면서 새로운 친구도 사귈 수 있어서 좋다고 덧붙이셨다. 매주 새로운 영화를 일 3회(10:30, 12:50, 3:10/ 시간은 주별로 약간씩 달라짐) 만날 수 있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은 영화티켓. 영화티켓을 제시하면 근처 종로에 있는 음식점과 이용원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극장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허리우드 식당에서 500원 할인, 탑골공원 방향으로 가다가 보이는 이레이발에서도 500원 할인,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파고다 타운에선 1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함께 길을 나선 김선생님은 "지금의 한국을 이뤄내고 은퇴하신 수많은 어르신들의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같은 뜻을 가진 종로 상인들과 힘을 모아 할인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기획해가고 있다"며, "이곳이 실버문화벨트로 자리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어르신전용문화공간으로 지난 10월에 문을 연 '청춘극장(http://cafe.naver.com/seoulsilvercinema)'도 빼놓을 수 없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 위치한 이곳은 옛날 '화양극장'을 리모델링 곳으로 '상영관'외에도 '청춘카페', '어르신상담센터' 등 쾌적하고 다양한 문화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역시 55세 이상 어르신은 2,000원으로 당일 운영하는 모든 영화, 공연, 실버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동반가족도 동일 금액으로 입장 가능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계층 어르신은 자치구청을 통해 매월 초대권이 배부되어 무료로 모든 시설을 즐길 수 있다.

문의 : 실버영화관 ☎ 02)3672-4232, 청춘극장 ☎ 070)4222-8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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