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고 찾으니 길이 보이더라!
시민리포터 김영옥
발행일 2012.01.05.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금천구청이 직접 운영해 관심을 모았던 예술가들의 창작공간 금천아트캠프(금천구 독산동). 이곳에 입주한 심상무씨(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 대표, 44세)를 그의 작업장에서 만났다. 방금까지도 목공작업을 하고 있었던 듯 그는 작업용 마스크와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지금처럼 이렇게 되리라고는 꿈도 못 꾸었었죠. 막연하게 준비했던 것이 하나씩 결실을 맺으며 현실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내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10여 년 전인 30대 중반, 사십을 앞둔 대부분의 남자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일을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듯 유통업계에서 일하던 그도 ‘나에게 맞는 일이 과연 뭘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됐다. 자신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먹지도 자지도 않고 한 번 미쳐서 할 수 있는 그 무엇에 대해 고심하게 됐다.
그 때, 아내는 '목공'을 배워볼 것을 권했다. 연애시절 그가 수차례 선물로 건넸던 목각인형들 때문이었다. 그랬다. 어릴 적, 손을 다쳐가면서도 활, 썰매, 장난감 만드는 것을 무척 좋아했었고, 군대에서도 지금은 아내가 된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목각인형을 만들곤 했었다. 그 소중한 기억이 다시 살아나면서 그는 삼십 중반의 나이에 공방에 다니기 시작했다. 직장이 끝나면 공방으로 향하길 4년. 그의 곁에서 그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눈여겨 봐 온 아내 정선자씨는 이렇게 회고한다. “만들어 오는 목공품들을 보니 손재주가 남다르더라고요. 보통 사람보다는 확실히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생 보람을 갖고 후회없이 하겠다 싶었죠.”
그렇게 공방에 다니며 목공예품들을 만들던 그는 전업(轉業)을 생각하고, 2005년부터 목공 강의를 시작했다. 중학교, 주민자치센터 어린이 목공교실은 물론 직업전문학교까지 다양하게 뛰어다녔다. 특히, 직업전문학교에서 실습 강의를 하며 작업장 겸 공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20~50대 학생들을 보며 자신처럼 목공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수가 상당수 있음을 알게 됐다.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심대표는 자신의 목공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목공예관련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 목공예 기능자격증, 가구제작 기능사 자격증, 문화재 수리 기능보유자 자격증(2010년)을 취득했고, 2006년부터는 서울시 기능경기대회 목공예분야에 꾸준히 도전해 2011년 4월 동메달을 땄다. 6회 출전 만에 이룬 성과였다. 또한, 금천구 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학교에서 12주 동안(주 1회, 3시간) 교육도 받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꿈을 위해 쉼 없이 달리던 그는 정부지원의 마을기업 공고를 통해 사업비 5천만원을, 금천아트캠프 입주업체로 선정되어 작업공간을 갖고 '도심 속 목공마을 아임우드'를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만들며 가르치고 나누는 기쁨, 원목으로 누리다
아임우드는 친환경 원목을 이용해 생활가구를 만들고, 지역의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목공 교육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심대표 외에도 그의 제자 2명, 일반직원 2명, 세무관련 직원 1명과 늘 든든한 지지가가 되어 준 아내 정선자씨까지 총 7명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전시장 겸 사무실에 발을 들여놓으니 심상무 대표의 진솔하고 열정이 묻어나는 다양한 작품들이 눈을 반긴다. 정부의 사업비 지원과 구청의 공간 제공 때문에 아임우드의 목공제품들은 시중보다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주문제작 판매되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나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금천구 초등학생 20여명이 이곳에서 이틀 동안 목공체험을 했고, 오는 1월 초에는 나뭇결 살아있는 원목 목공예품을 지역주민들에게 선보이고자 금천구청에서 목공예품 전시를 계획 중이다. 작년 하반기에는 지역의 각종 축제에 참여해 목공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아임우드는 작업 공간은 물론 원목과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지녔다는 장점과 다양한 나무의 보유율, 가구 제작 노하우 등을 살려 ‘아빠가 만드는 딸의 신혼가구’ 와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 가구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상담을 통해 제작 가구를 구상해 전문가와 함께 신혼가구를 제작·완성해 나가는 것으로 친환경적이며 실용적인 가구는 물론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가구도 가능하다. 순수 원목을 제재소에서 가져와 자연 건조 및 인공 건조를 통해 사용하며, 보관기간과 숙성기간을 충분히 거쳐서 짧게는 2~3년, 길게는 7~8년 숙성시킨 원목 재료를 쓰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목공을 하면서 제품을 완성해 칠을 올릴 때 내 자신이 화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 칠을 올리는 순간 나무의 색이 선명해지면서 옹이가 확실하게 올라옵니다. 만들면서는 인식하지 못했던, 없던 그림이 ‘짠’ 하고 나오는 느낌, 목공의 가장 큰 매력 중에 하나죠. 인간이 만드는 직선과 곡선은 자연이 빚은 선을 넘진 못하니까요.”
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나무 일(목공)을 하고 싶다는 심상무 대표. 밥을 먹지 않아도 잠을 자지 않아도 미친 듯 몰두할 수 있는 작업이 목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분명 자신이 제일 즐겁게 할 수 있는 평생의 ‘일’ 을 찾은 것 같다.
문의 : 아임우드 ☎ 02)805-7244 / http://www.imwoo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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