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상무

발행일 2011.04.26. 00:00

수정일 2015.12.18. 15:24

조회 5,957

강학실 대표(우)

지난 4월 25일 탈북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주)희망어패럴 강학실(45) 대표를 만났다. 그는 희망어패럴 대표 뿐 아니라 (주)수진어패럴과 탈북여성인권연대 대표까지 맡고 있다. 사무실은 양천구 신월동 탈북여성인권연대 4층 건물로 탈북여성 봉제교육기술교육장과 공장이 함께 있었다.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재봉틀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봉제용 천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 31명 직원 중 10명이 탈북주민이고 그 중 9명이 탈북여성이다. 이곳의 강학실 대표 역시 탈북여성이다. 화가인 아버지와 신여성인 어머니 사이에서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단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평양 한 호텔에서 일을 하다 1999년 중국에 있는 친척집에 가게되었는데 그때 한국의 발전상을 알았다. 당시 중국에서 탈출을 시도해 한국으로 오다 중국공안에 발각돼 북한으로 송환되었는데 3개월 간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한 수용소 생활을 끔찍했다고 한다.

모진 고생을 한 끝에 한 선교사의 도움으로 2001년 2차 탈북을 시도,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2002년 4월 한국에 왔다. 처음 남한에 와서는 간호조무사와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다른 탈북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2006년 6월 탈북여성인권단체를 만들었다.

2만여 명의 탈북자 중 78%정도가 여성이라고 한다. 탈북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일자리. 상당수의 여성들이 북한에서 봉제를 다룬 경험이 있기 때문에 봉제공장 취업을 원한다고 한다.

강 대표는 2009년 9월 열매나눔재단에서 1억 2천 만 원을 융자받아 경기도 부천에 530㎡(160평)규모의 봉제공장을 마련했다. 남성의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어 왔다. (주)신원의 지이크, (주)유료물산의 레노마 등 유명 브랜드 의류가 희망어패럴에서 만든 제품. 2010년 매출은 2억 4천 만 원이지만 올해 계획은 10억 원이란다. 제품의 품질이 좋고 납품기일 등을 정확하게 지키기 때문에 일부 백화점 납품과 일본 수출도 동시에 하고 있다.

희망어패럴에서 일하는 이연자(가명)씨의 고향은 두만강 국경 근처다. 2006년 지인 소개로 홀로 탈북해 연길과 북경, 미얀마를 거쳐 남한에 입국했다.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 안전을 위해 그 동안 자기 노출을 꺼리고 언론 인터뷰도 거부 했다고. 양천경찰서에 근무하는 형사 소개로 희망어패럴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탈북자 모임에 가보면 취직한 사람이 많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잘 살아보려고 죽음을 무릅쓰고 탈북했을 때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면 남한에서 얼마든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탈북주민들이 치열한 경쟁 사회인 남한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스피치 교육, 민주시민 리더십 교육 등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는 강학실 대표는 “이 사회는 열심히 일 하면 대가를 주는 공정한 사회이므로 큰 것을 바라지 말고 낮은 자세로 살다보면 기회는 꼭 온다고 탈북자들에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곳을 직원들이 평생 근무 할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이것으로 총 14회 사회적기업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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